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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에 걸맞는 취미를 갖자
2013-03-06 14:43:59최종 업데이트 : 2013-03-06 14:43:59 작성자 : 시민기자   오선진
 3.1절을 맞이한 지난 3일 연휴기간 동안 집에서 푹 쉴수 있었다. 직장에서건 사업하는 사람이건 매일 업무에 시달리다가 집에서 휴식을 즐기는 것만큼 좋은 일이 또 어디 있으랴.
3일중 하루는 집에서 책을 좀 읽고, 이틀째는 아내와 함께 평택의 무봉산으로 등산을 갔다 온 후 3일째 되던 날 친구를 불러내 얼굴이나 한번 볼 생각으로 전화를 걸었다.

마침 친구의 아내가 받았다. 그리고 하는 첫마디에 적잖은 푸념이 섞여 있었다.
"우리집 아저씨요? 휴대폰 놔두고 조기축구 하러 나갔어요. 휴일날 하루도 안 빼놓고 간다니까요. 축구 끝나면 사람들하고 그 길로 등산까지 간다니까요. 아마 지금쯤 축구 끝내고 산으로 가고 있을거예요. 하여튼 성격 꾸준해요"

친구 아내의 '성격 꾸준해요'라는 말에 웃음이 터졌다. '하하하' 웃는 내 목소리에 "휴일날 집에 좀 있게 할 방법이 없을까요?"하고 되묻는다. 
"조기축구와 등산 같은거는 얼마나 좋아요? 매일 술만 마시는 사람도 있고, 아예 방구석에만 틀어박혀 텔레비전 채널 사냥 하는 사람들도 수두룩한데. 그런 남편 둔 아내분들은 제발 좀 나가라고 엉덩이 찬다던데요?"라고 거들었다.
그러자 긷렸다는 듯이 "아이구 모르는 말씀 마세요. 일년 열두달 휴일이면 집에 붙어있는 날이 며칠이나 되는 줄 아셔요? 축구나 잘하면 또 몰라. 조기축구회에서 영원한 물 당번이라던데"라고는 또 다시 불평 섞인 하소연을 늘어 놓는다.

이번에는 '물 당번'이라는 말이 나를 또 웃겼다. 축구 하는 남자들 사이에서 하는 말을 죄다 알고있는걸 보면 친구녀석의 조기축구회 활동도 꽤나 오랜 역사를 가진듯 하다.
친구 아내도 말은 그렇게 하지만 하루도 빠짐없이 추리닝 입고 새벽같이 밖으로 나가 조기축구와 함께 등산까지 섭렵하는 남편의 건강이 싫지는 않을 것이다.
취미 생활을 하면서 그 덕분에 천하에 둘도 없는 스스로의 건강을 지키니 취미생활로는 돈 한푼 안 들이는 가장 훌륭한 것이다.

친구가 집에 있는 시간이 조금 적은건 내가 보기에는 친구 아내도 그런 남편 만난게 팔자려니 해야할듯 하다. 
생활이 윤택해지고 사는 걱정이 없어지자 지금은 너도나도 휴일이면 등산이다 낚시다 또는 축구다 테니스다 해서 정신없이 줄달음을 치고 있어 '일요일 과부'라는 새 말까지 생겨나고 있다.

친구같은 조기축구는 이미 오래전부터 있어 온 남자들의 주말 아침 취미생활이었는데 요즘은 조기축구가 40대 이상 된 사람들에게는 체력부담과 함께 부상의 위험도 따르기 때문에 등산 쪽으로 많이들 기울어졌다.
특히 등산은 값비싼 등산복조차도 예전보다 생활수준이 높아져서 더 많은 사람들이 즐기는 취미가 되었다.
그러니 주부들의 불평이야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일이지만 남자들이 그런 취미 생활에 몰두하는 것을 무조건 나쁘다고 탓해야 할 일은 아닌 것 같다. 

나이에 걸맞는 취미를 갖자_1
나이에 걸맞는 취미를 갖자_1

생활의 여가를 즐길 줄 아는 건전한 취미조차 없는 사람들이 우리 주변에는 적잖기 때문이다. 직장과 가정만을 왔다 갔다 하는 기계적인 생활을 일년 열두달 반복한다는 것은 생활의 리듬이 없는 삭막한 모습 아닐까. 그러므로 자기 취미를 가지고 자기 영역을 지키면서 거기에 몰두할 수 있다는 것은 보람 있는 일이라고 생각된다.  

자주 만나는 고교 동창생중 얼굴 볼때마다 농담처럼 "야, 요즘 뭐 재미난일 없냐?"하고 묻는 녀석이 있다. 
"재미난게 뭐 있겠냐? 너는 낚시나 등산 같은 것도 안하냐?"라고 되물으면 이 친구는 "등산? 그거 사람 사서 한다. 귀찮아"라고 대답한다.
등산을 사람 사서 한다구? 이 말도 꽤나 웃긴다. 하지만 친구녀석은 취미 생활이 마땅히 없었다. 그래서 주말마다 집에서 죽치고 앉아 있으면서 무료해서 하는 소리다.

"너, 그러다가 나이 먹으면 할 일 없어서 경로당에서 고스톱만 친다니까. 취미를 하나 만들어"라며 일러주지만 아직도 그 말을 절박하게 받아들이지 못하는 눈치다.
이제 나이 50줄에 다다르면 그때부터는 죽음의 선후배가 없다고들 말한다. 
나이 들어 가면서 좀더 보람 있는 삶을 살기 위해서는 좋은 취미를 갖는 것도 중요한 일 아닐까. 중년들이 어떤 취미를 가지고 어떻게 맛을 들이느냐에 따라 나중에 노년의 삶의 질이 달라질수도 있을거라는 것을 명심해 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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