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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한 여성의 경제적 궁핍에 대해
2013-03-12 12:46:21최종 업데이트 : 2013-03-12 12:46:21 작성자 : 시민기자   김대환

아내가 갑자기 돈좀 300만원만 누굴 빌려 줘도 되겠냐고 물어왔다. 
300만원이라면 크다고도 작다고도 할수 없는 액수였지만 그냥 개인이 쓸 돈이라면 작은 돈은 아니었다.
허나, 가정에서 살림 하는 사람이 300만원이 필요하다면 당장 급해서 그럴듯 해서 빌려주자고 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의아한 생각이 들었다.

집에서 애들 키우며 살림 하는 가정에서 돈 300만원도 없다면 도대체 얼마나 곤궁한거지 싶어서였다.
아내에게 누가 어디에 쓰기 위해 빌려달라는 돈이냐고 묻자 처음에는 조금 머뭇거리던 아내가 이내 솔직하게 말해 주었다. 
돈을 빌려달라고 한 사람은 아내가 예전에 다니던 직장의 선배 언니인데 3년전쯤에 이혼을 했다고 한다. 남편과 헤어진 후 아들과 딸 둘을 데리고 사는데 혼자 벌어서 두 아이의 양육비는 물론이고 이것저것 드는 생활비가 적잖아 살림이 쪼들렸던 모양이다.

이번에 큰 애가 대학에 들어갔는데 지난 겨울에 입학금 마련하기도 어려워 했다며 조금 늦게 돌려받더라도 도움을 좀 주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였다.
이혼을 한 뒤 혼자 살림을 꾸리며 사는 주부라고 하니 마음이 쓰여서 더 이상 묻지 않고 빌려주었다. 

누구의 보증이나 돈을 꿔 주는게 원래는 만약 그 돈을 떼였을지라도 마음 상하지 않고 내 생활에도 큰 영향을 주지 않을때 비로소 빌려주라고는 하지만 아이 둘을 키우는 홀로 된 엄마라고 하니 그쪽에서도 마음이 오죽 다급했을까 하는 생각은 들었다.
더군다나 금년에 아이가 대학에까지 갔다면 적잖은 몫돈이 들어갔을게 뻔하다. 그러니 직장 후배에게까지 SOS를 쳤을 것이다.

부부가 성격 차이나 기타의 이유로 이혼까지 하게 될 경우 갈라서기만 하면 그동안 쌓였던 모든 문제와 스트레스가 일시에 해결되는 것 같지만 실상은 진짜 문제가 그때부터 비로소 시작된다고들 말한다. 
당장 현실 앞에 닥쳐온 경제문제, 바로 돈이다.
그런것까지 감안해서 이혼 결심을 하게 되었을 것이고, 이혼 당시에 남편으로부터 위자료나 생활비 등을 받아 내는 여러 가지 장치를 마련해 놓기는 하겠지만 함께 살면서 남편의 경제력을 바탕으로 생활하던 것과는 비교가 안되게 힘들 것이다. 또한 매달 대주기로 약속했던 생활비를 뚝 끊어 버리고 배째라 하는 남자들도 많다고 들었다.

배우자가 불륜을 저지른 식의 견디기 어려운 상황이 아니라면 가급적 대화로써 풀고 이해하며 이혼이라는 극단적인 선택까지는 안하는게 좋다는 이유도 여기에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문화적 관습이나 사회 경제적 시스템으로 보면 여성의 경제적 자립과 수입이 남성들보다는 적고 자유롭지도 못하다. 그런 상황에서 이혼후 가장 먼저 맞부닥치는게 바로 경제적 곤공함일 수밖에 없다. 

어느 여성 단체가 설문조사 한 내용을 본적이 있다.
내용중에는 이런 이유들 때문에 이혼까지 가지 않도록 서로가 예방하고 노력해야 함은 물론이고, 아무리 생각해도 방법이 이혼밖에 없다면 시간을 벌어야 한다고 조언한다. 상담도 받아보고, 주말부부도 해보고, 기러기 부부도 해보고, 나중에는 별거도 해보라는 것이다. 

이런 여러 가지 방법을 다 동원 해봐도 결론이 똑같다면 그래도 서두르지 말고 천천히 이혼 절차를 밟으라 한다.  혹시 그 와중에 마음이 바뀔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 과정을 소홀히 했거나 앞서는 감정을 억누르지 못해 섣불리 이혼했던 부부의 70%가 이혼을 후회한다는 것이다. 조금만 참았으면 되는데 남의 말 듣고 물불 안가리고 도장을 찍었다며.

이혼한 여성의 경제적 궁핍에 대해_1
이혼한 여성의 경제적 궁핍에 대해_1

부부중에 행복해서 사는 부부는 그리 많지 않다고도 말들 한다. 자식 때문에 사는 부부도 있고, 경제적인 문제 때문에 참고 사는 부부도 있고, 부모나 형제지간 때문에 사는 부부도 있고, 남들 체면 때문에 행복한척 사는 부부도 있고, 연애때 추억으로 사는 부부도 있다고 한다.

나이 40 넘어서 얼마나 애틋하고 사랑이 철철 넘쳐서 행복하게 살까. 부부지간의 연을 맺었으니 그야말로 미우나 고우나 내 남편 내 아내라며 조금 마음에 안 차는 부분이 있어도 그렇게 이해하고 믿으며 사는 것이다. 
이렇듯 엄청난 사랑이 솟아나지 않는게 결혼생활인데 그것을 조금 못 참아서 이혼할 경우 결국에는 경제적 자립이 어려운 여성들 쪽이 남성쪽 보다 훨씬 더 불리하게 남은 삶을 살아야 하기 때문에 이혼 전에 신중하자는 것이다.

특히 남편과 헤어진 후 홀로 아이들 키우다 보면 당장의 생활고를 이기기 위해 엄청난 정신적 육체적 근로를 해야 하고, 그에 따른 여성스러운 미를 가꿀 겨를도 없이 살다가 노년을 맞게 되는데 이때부터가 더 큰 시련일수 있다는 것이다. 홀로 아이들 키우느라 미처 노후 대비를 전혀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막막해지는 상황에 달리 뾰족한 수가 없다. 

혹시나 지금도 느닷없이 홧김에 확 이혼해 버리고 싶은 마음이 있는 여성분들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그 실질적인 타격은 여성이 몇곱절 더 크게 입는다는 사실을 한번만 더 생각해 보았으면 한다. 어차피 서로 한발짝씩만 양보하면 될수 있는 경우도 많으므로 가급적 이혼이라는 선택은 피하도록 노력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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