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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실에서 이런 것까지?
본연의 기능에 충실한 '율전화장실'
2013-03-18 16:41:32최종 업데이트 : 2013-03-18 16:41:32 작성자 : 시민기자   한주희

백화점이나 고급 음식점의 화장실을 가면 갤러리에 와 있는 건지 착각할 때가 있다. 특히 파우더룸이라 불리는 여성용 화장실의 공간은 화장실의 극적인 탈바꿈을 보여준다. 

수원 유명 백화점 여성의류 매장의 화장실에 가보면 메이크업 샵 못지 않은 조명과 화장대 거울 그리고 카페 못지 않은 안락한 가죽 소파가 있다. 화장실에서 사람들의 모습도 가양각색이다. 화장을 고치는 수준을 넘어 자기 방에서처럼 화장품을 널어 놓고 화장을 하고 헤어기기로 머리를 손질하는 사람, 소파에 앉아 책을 읽는 사람, 모유 수유를 하는 아이와 엄마, 심지어 간단한 음식으로 끼니를 떼우는 사람들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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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색있는 수원의 화장실들 (좌:항아리화장실, 우:반딧불이화장실)

생활양식을 반영한 실내장식의 진화인지, 실내장식의 발달로 인해 생활양식이 바뀐 것인지, 그 순서를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요즘 화장실은 겉모습만큼이나 다양한 기능을 갖추고 있다. 

과거에는 듣도 보도 못한 못한 모습들이 2013년 현재 대한민국 화장실에서 일어나고 있다. 비우는 곳에서 채울 수 있게 된데에는 화장실에도 문화가 생겼기 때문이다. 급한 볼일을 해결하고 나오는 장소에서 머무를 수 있는 휴식의 공간으로 바뀌게 된 결정적인 요소를 뽑으라면 '청결'이다. 

최근 한 방송에서 아빠와 아이가 여행을 가는 버라이어티프로그램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이 프로그램의 기획의도는 도시 아이들에게 생소한 곳에서 아빠와 함께 평소 할 수 없는 체험을 하는 것이다. 그렇다 보니 모든 여행지는 시골이고 아이들이 머무는 숙소의 화장실은 '푸세식'이라 불리는 재래식 화장실이다. 7~10살의 아이들에게는 그야말로 문화적 충격 내지는 두려움의 장소가 재래식 화장실이다. 

꼭 재래식 화장실이 아니더라도 화장실은 깨끗한 공간이 아니었다. 무엇보다도 가장 청결해야 할 곳임에도 불구하고 그렇지 못했다. 1988년 올림픽을 시작으로 2002년 한일 월드컵까지 국제적 행사를 치르면서 화장실에 대한 중요성과 인식이 바뀌었다. 더러우면 청소하고 돌아가면서 청소하던 것에서 체계적인 시스템을 갖추어 관리하기 시작했다.

수원은 화장실에 대한 인식을 변화시키고 문화를 선도한 곳이다. 수원에는 화장실에 대한 인식을 변화시켜 화장실을 진화시킨 사례들을 전시한 '해우재'라는 박물관이 있다. 2010년 개관이래 현재까지 10만명 관광객이 다녀갔고 국내를 비롯한 세계 각국에서 벤치마킹하는 문화관광명소로도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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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실 인식개선에 앞장서고 있는 화장실 박물관 '해우재'

'해우재'는 화장실 변기모양의 외관으로도 유명한 곳이다. 수원의 '해우재'뿐만 아니라 '수원성 봉화대' 화장실, '반딧불이'화장실(경기대 정문), '항아리'화장실(광교산)등 특색있는 모양의 화장실이 수원 곳곳에 존재한다. 용무가 있어 우연히 방문한 화장실이 이런 특색있는 모양을 갖추고 있으면 그것을 디자인하고 기획한 사람들의 아이디어에 절로 감탄하며 웃음짓게 된다. 

화장실의 특색있는 외관과 다양한 기능보다 중요한 것은 화장실 본연의 기능인 '청결'이다. 수원에는 본연의 기능에 충실한 공중화장실이 많다. 그 중에서도 성균관대역근처에 위치한 율전화장실은 청결면에서 으뜸이다.
화장실의 청결을 판단하는 요소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대체로 세면대 위 물기의 여부와 휴지통의 상태를 보면 그 화장실을 알 수 있다고 한다. 특히 건물에 있는 화장식이나 공중화장실의 경우 여러사람이 사용하기 때문에 많은 세균들이 잠식해 있는 곳이다. 세균의 증식을 막기 위해 그 어느 곳보다 청결이 우선시 되는 곳이다. 

아무때나 방문해도 흐뜨러짐 없이 깔끔한 율전화장실에 이용객들은 감탄한다. 율전화장실 근처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한 여학생은 "아르바이트 하는 카페 화장실이 지저분하기도 하고 남자화장실과 함께 붙어 있어 불안해서 율전화장실을 이용한다"고 한다. 
근처 식당이나 가게 상인들도 손님이 화장실을 물으면 " 우리 건물 화장실보다 저기(율전화장실)가 더 깨끗하니까 저리로 가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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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연의 기능 '청결'에 충실한 율전화장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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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정갈하고 깔끔한 율전화장실 내부모습

바닥은 커녕 세면대에도 물기가 없고 화장실의 휴지통은 가득차는 법이 없어 이용객이 없어 깨끗한 게 아닐까 하는 의구심을 날려주는 증언들이다.  
화장실에도 문화가 존재하고 사람들의 메마른 감성에 톡톡튀는 참신함으로 웃음을 가져다 주는 외관도 의미있겠지만 본연의 기능에 충실한 화장실도 주목을 받고 칭찬받아야 마땅하지 않을까. 

그릇은 부엌에,  김연아는 빙판에,  가족은 함께 있을 때가 가장 빛이 난다.  물건, 사람과 더불어 화장실도 자신의 본연에 충실할 때가 가장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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