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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혹시 잘 아는 성형의사 있냐?
어머님이 성형의사를 찾으신 이유
2013-03-19 12:24:05최종 업데이트 : 2013-03-19 12:24:05 작성자 : 시민기자   김성희

"야야, 메눌아. 너 혹시 잘 아는 성형의사 있냐?"
지난 설때 내려갔더니 어머님께서 정색을 하시며 내게 슬그머니 물으신 말씀이었다. 할머니이신 시어머님이 갑자기 왜 성형외과 의사를 찾으실까 싶었다.
"성형요? 성형외과 말씀하시는거죠?"
혹시나 하는 마음에 재차 어머님의 뜻을 여쭙자 그렇디고 고개를 끄덕이셨다. 그러면서 "늬 시아부지 한테는 말하지 말구..."라며 당부의 말씀까지.

"그런데 왜요? 누가 어딜 다쳐서 흉터라도 났어요? 어머니"
헌데, 내 질문을 받으신 어머님이 말씀이 없으시다. 그리고는 잠시 머뭇거리시더니 손가락으로 당신의 눈 밑을 가리키셨다.
"여기, 요거 요거 말이다. 이게 심술주머니라고 하잖니. 요거 좀 잘라서 없앨수 없을까"

아하, 나는 참 눈치도 되게 없는 며느리다. 어머님은 누구의 상처 흉터를 없애려고 하신게 아니라 당신의 눈 밑에서 축 처져 만들어진 그 '심술주머니'를 없애고 싶어 하신 것이다.
성인이 나이가 들면 눈밑에 지방이 축적되면서 그게 무거워져 축 늘어지고 실제 나이보다 더 들어 보이게 한다. 나중에는 보통 사람도 인상을 나쁘게 만들 수 있고 거기에 그늘이 지면서 다크써클이 생기기도 한다. 

어머님은 경로당에 나가서 누군가 다른 할머니가 똑같은 심술주머니를 잘라내고 오신 것을 보고 당신도 그렇게 하고 싶으셨던 것이다.
큰 돈 드는 것도 아니고, 앞으로 사시면 얼마나 더 사실까 싶어 남편과 상의해서 얼마전에 결국 수술을 해 드렸다. 어찌나 좋아 하시던지.

어머님은 그 덕분에 자신감도 생기고 생활에 활력을 얻으셨다며 무척 기뻐하셨다. 젊은 사람들은 별거 아니라고 생각할수 있는것조차 어르신들에게는 큰 일일수 있고 여생을 사시면서 두도두고 후회만 하다가 돌아가실수도 있는 일이기에 잘 결정해서 해드린거라 생각한다.
연로하신 부모님이 계신 자식들. 혹시 지금 그 분들에게 소망이 무엇인지 물어본 자식 있을까.

건강이 최고이기에 자식들은 더 이상 바랄게 없다고 생각할 것이며 당신들께 건강에 관해서는 항상 여쭙고 챙기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상식을 깨고 조금만 더 관심 가지고 여쭈어 보자. 즉 의외의 대답이 나올수 있다.
내가 어머님으로부터 들었던 말처럼 연세 드신 노인분들도 "성형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분들이 있다는 점이다.

전혀 뜻밖의 일일수도 있고, 또한 마음 속으로는 그런 생각을 항상 품고 있지만 어렵사리 도시생활을 하는 자식들에게 부담 지울까봐 그냥 참고 계신 분들도 있을 것이다.
부모를 모시는 자식들 입장에서 하루하루 생활하기에도 벅차다면 어쩔수 없지만 약간의 여유가 된다면 부모님들이 혹시 이런 부분에도 관심이 있는지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

한마디로 정의하자면 부모님들도 예뻐지고 싶다는 것이다.
젊어지고 싶은거야 운동과 체력관리로 가능하지만 예뻐지고 싶다는 부분에서 어느정도의 돈이 필요하다면 부모들은 자식들에게 선뜻 그런 말을 꺼내지 못한다.

나이에 걸맞지 않은 행동을 하거나 외모를 갖춘 사람들은 종종 '늙어서 주책'이라는 말을 듣고는 한다. 당신 스스로가 '다 늙어서 이 나이에 무슨' 하면서 타인의 권유를 뿌리치기도 하지만 마음 속으로는 주책스럽다는 말을 듣는 한이 있더라도 필자의 어머님처럼 심술주머니를 없애고 싶거나 혹은 저승의 꽃이라는 검버섯을 제거하고 싶으신 분, 주름을 없애고 보톡스를 맞고 싶으신분도 계실 것이다. 

이런 마음을 가지고 계신분들은 대부분은 '늙어서 주책 없지만'이라는 말로 말문을 열지만 젊은이 못지않게 젊어 보이고 싶고 좋은 이미지로 보이고 싶어 하실 것이다.
젊은 우리들은 얼짱 몸짱이라는 말로 돈 들이고, 고급 화장품 사고, 몸관리를 하면서도 그게 젊은이들만의 특권인양 생각하고 있다.

 

너 혹시 잘 아는 성형의사 있냐? _1
너 혹시 잘 아는 성형의사 있냐? _1

그러나 잘나보이고 예뻐 보이고 싶은 마음은 나이에 상관 없이 다 똑같을 것이다.
사람은 누구나 태어나면 성장하고 늙어간다. 늙음이라는 것은 꼭 오는 것이지만 체력적으로 쇠퇴하고 외모 또한 볼품없어지는 것이 기쁜 일은 아닐 것이다. 주위의 어르신들을 돌아보면 그 모습은 수십년 후 우리의 모습이다. 그런데 우리는 어르신들을 보면서 나와는 전혀 무관한 분들처럼 생각하며 오로지 우리 젊은 사람들 위주로만 생각하고 판단한다.

알고 보면 그분들도 예뻐지고 싶어하시는데..
혹시 아들 딸들이 다음번에 부모님께 찾아뵐 때 슬그머니 그런거 한번 여쭤 봐 드리면 어떨까. 실제 성형은 안해도 자식으로부터 그런 말 들으면 참 좋은 효자 아들 며느리 두었다는 생각에 얼마나 기뻐하시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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