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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모임 1인분 식사가 2만6천원이란다
2013-06-29 23:56:09최종 업데이트 : 2013-06-29 23:56:09 작성자 : 시민기자   김성희

반모임을 하게 되었다  큰 아이 때는 워낙 성적에 예민하여 엄마들이 만나면 이구동성으로 어떤 학원  다니냐, 무슨 공부를 어떻게 하냐, 과외비는 얼마냐, 왜 그리 잘하냐는 등 오직 공부이야기만 나와서 별 매력도 없고 모임을 한다 해도 나가지 않을 작정이었다.              
그리고 네살 터울이라 둘째아이는 이제 마지막이니 무조건 잘  돌보아야한다는 생각에 반모임을 하면나가야겠다 하였는데 그날이 오늘이다.

처음 만날 때 성적이야기도 없고 해서 아들학교와 비교도 되고 좋았는데 두 번째 모임에는 누구 몇 등은 아니더라도 아이들 공부 잘하도록 어떤 노력을 하여야 하는지는 나와야 한다는 나의 욕심인지 이야기를 중간에 꺼내는데 다들 학교이야기 대학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한다는 정보는 얻지 못하고 자신들의 이야기만 하게  되었다. 

물론 그런 대화도 좋다 하지만 그런 사교적 만남의 대화로 한정식 집에 와서 먹는데 먹는 음식치곤 양도 많고 간도 짜고 했다 안 나와도 될 것들이 나오기도 하고 몇 번 먹는데 몇 접시 정도 지나서부터는 배가 벌써 불러 온다.

반모임 1인분 식사가  2만6천원이란다_1
후식으로 나온 홍시

가짓수가 많은 것은 좋지만 그 양도 많아지고 양이 많아지면 식사비도 만만찮을 것 같아서 1인분 얼마냐고 하였더니 2만6천원이란다.
이런... 확인 못한 내 잘못이 크다. 나는 문자 와서 참석을 밝히긴 했지만 엄마들이 아무리 반모임음식 거창하게 먹는다고 해도 만 오천원도 무서운데 2만6천원이라니 그것도 모자라 한술 더 뜬다.

날씨는 더운데 후식으로 냉커피를 주문했더니 토요일이라 냉커피가 안 된단다. 안타까운 마음에 서운해 하니 봉지커피라도 타서 주겠노라고 하여 기다렸더니 그렇게 고급스런 한정식집 분위기에 종이컵이라니.
우리 모두 비싸지만 색다른 것도 먹어보고 무조건 나쁘지는 않았다. 그래서 연신 사진도 찍고 하였는데 비싼 가격에 어울리는 이쁜 찻잔에 커피를 기대한 우리들이 잘못이었을까.

이집가격이 10만원짜리도 있단다. 반대표엄마의 수준이 높은 것은 알겠지만 나 잘 먹자고 거금 들여 먹긴 첨이다.
그래도 엄마들과 수다로 행복할 줄 알았는데 아이들 잘 키우려고 나온 반모임이 영 퇴색되어 버린 기분이다. 
마침 우리 아파트에 사는 광빈이 어머님과 오게 되었는데 자신은 공부하라 말 절대로 안한다고 한다. 나도 그렇다고 하였더니 입학사정제로 가려고 열심히 스펙 쌓는 중이란다.

나는 이런 이야기가 듣고 싶었다. 반모임 식사시간은 정말 염증이 났었는데 이제사 광빈이 어머님의 소리가 귀에 반짝인다. 
입학사정제로 한다는 것은 그만큼 공부보다는 다른 쪽을 개발시키고 격려한다는 뜻으로 해석되었기 때문에 오로지 입시위주의 공부에서는 사실은 벗어나는 기분이 들었다. 자기 주도적 학습이 반드시 갖추어 지지 않으면 공부에 흥미를 잃거나 좋은 결과를 내기는 사실 어렵다. 

그런데 봉사라는 것을 통해서 동아리에도 가입하고 자신의 활동들을 차곡 차곡 모아 두었다가 제대로 자신을 알리는 준비를 잘하고 있는 광빈이 이야기를 듣고 보니 여러방면으로 아이가 잘하는 것을 신장시킬 수 있는 용기를 더 갖게 되었다. 

모든 것은 나쁜 것만 있지 않다고 비싼 밥값은 치뤘지만 광빈이 엄마와의 솔직한 대화를 나누고 집에 들어 왔는데 선배님 텃밭에서 따온 고추와 상추 그리고 조림감자들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반모임 1인분 식사가  2만6천원이란다_2
나를 기다리고 있는 채소들

금방 문자를 보냈다. 함께 나눠 먹고 싶다고 하였더니 무슨 물물교환처럼 광빈이 어머님은 오이지 담은 봉지를 들고 우리 집 근처로 나와 계셨다. 
흐뭇하게 하루를 마감하면서 아이에 대한 생각이 다시 자리 잡게 되었다. 잘하는 것에 내가 얼마나 딸을 격려하고 방향을 제시해 주었는지 꿈과 목표를 향해 방향을 제시해 주는 엄마의 역할이 제대로 딸에게도 전달되기를 또 한 박자 두드리면서 점검하고 가보기로 한다.

궁극적으로 대학 가는 것이 목표가 아닌 내가 하고 싶고 잘하는 것에 푯대를 맞추어 대학도 선택하고 정말 좋은 결과가 나오길 올 한해 또 열심히 아이와 발맞추어야 겠다.

조금 있으면 기말고사가 7월2일부터 치룬다. 열심히 공부하는 아이에게 반모임간 것은 알고 있지만 반모임에 대해 내심 궁금할텐데 딸이 묻지 말고 더 열심히 공부에 매진하였으면 하고 현재에 최선을 다해 줄 것을 마음으로 빌고 또 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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