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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광교산이 내게 준 것들
2013-12-30 15:42:47최종 업데이트 : 2013-12-30 15:42:47 작성자 : 시민기자   송광명

겨울 광교산이 내게 준 것들_1
겨울 광교산이 내게 준 것들_1

난 참 청개구리다. 그 좋은 계절 놔두고 찬바람이 부는 겨울이 돼서야 갑자기 등산이 하고 싶어진 것이다. 등산은 아무 때나 저렴하게 할 수 있는 운동이라는 것을 깨달은 덕이다. 
밖이 춥다고 방에만 있다보니 배만 자꾸 불러 친구한테 따끔한 잔소리를 들을 때 즘 이불을 걷어차고 난 광교산을 향했다. 

광교산 종점에서 출발이다. 산길에 개울에 눈이 하얗게 덮여있다. 평일이라 사람은 뜸해서 고요하니 좋다. 얼마 안가 숲속도서관이 보였다. 기사로는 숲속도서관 소식을 접했었는데 이렇게 작을 줄은 몰랐다. 책도 주제가 당기는 그런 책이 없어서 조금은 실망했다. 하지만, 옆에 벤치도 있어 잠시 머물면서 쉴만한 장소였다. 

절터약수터를 향해 가는데 앞에 한 할아버지가 배낭을 메고 간다. 약수터에 도착해서는 4개나 준비한 물통에 물을 담는다. 가끔 물을 사먹는데, 이렇게 등산 온 김에 좋은 물도 담아가면 좋겠구나 싶었다. 운동도 하고 좋은 물도 챙겨오고 일석이조가 아닌가. 한두번 오시는게 아니라 오랜기간 오신 듯 할아버지의 약수터에서의 모습은 일상같이 무척 자연스러웠다.

겨울 광교산이 내게 준 것들_2
겨울 광교산이 내게 준 것들_2

오랜만에 하는 산행이라 욕심을 부렸다. 경기대학교까지 갈 마음을 먹고 형제봉을 향해 꾸역꾸역 올랐다. 땀이 날 무렵 어느덧 광교산 정상에 다다랐다. 매일 하늘을 봐도 건물 때문에, 도시의 불빛 때문에 생각만큼 아름답지 않다. 
하지만, 산 정상에서 바라보는 파란하늘에 떠있는 하얀 구름들은 가슴을 벅차게 한다. 이때를 놓치지 않고, 핸드폰 카메라로 여기저기 찍어낸다. 스쳐지나가는 경이로운 자연을 남겨놓는게 기자가 블로거가 할 일이기 때문이다. 

정상에서 정많은 한 아저씨로부터 물한잔을 얻어먹은 후 비교적 완만한 하행을 시작한다. 경사는 완만하지만 경기대까지 꽤 먼 거리여서 이런저런 생각을 많이 하며 걷게 됐다. 

연말이어서 올 한해를 뒤돌아봤다. 참 의욕적으로 많은 것을 시도해보다가도 또 많은 것을 포기했던 것 같다. 직장일과 자기계발로, 연애로, 바쁜 시간들을 보내다보니 글쓰는 것도 소홀할 수 밖에 없었다. 수원 SNS서포터즈로 근근히 한두개 글을 쓰는 게 다였다. 
글을 쓰지는 않았지만, 글을 읽는 것은 게을리하지 않았다. 다른 시민기자들이나 블로거들의 부지런히 올라오는 포스팅을 보면서 나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음을 자책하기도 했다. 그래서 12월이 되어서야 내가 써야할 글에 대해 가치관을 잡게되고 다시 조금씩 글을 쓰게 되었다. 

겨울 광교산이 내게 준 것들_3
겨울 광교산이 내게 준 것들_3

벌써 수원생활 2년이다. 평생을 살아가는데 필요한 사랑, 글쓰기, 영어 등의 잡기(?)를 정립할 수 있게 됐다. 무언가 하나를 꾸준히 하지못한 아쉬움도 크지만, 이제 더 많은 기회들이 내앞에 펼쳐져 있기에 수원에 있는 동안은 다시 초심을 찾아 활동해야겠다. 

산 한번 타고 말이 많다. 이는 하산해서 보리밥과 함께 마신 막걸리 한병 탓이다. 숨이 꼴딱꼴딱 넘어가면서 나자신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한 광교산행, 땀한번 개운하게 흘리고 막걸리 한잔 하니 생각의 교통정리가 된다. 새해에는 좀더 걸어보자. 그게 산이든 취재의 현장이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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