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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 후에도 이어지는 가사 야근
집이 쉼터가 되기 위해선 분업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2014-04-14 22:40:27최종 업데이트 : 2014-04-14 22:40:27 작성자 : 시민기자   김유미
요즘에는 여성의 사회적 경력 단절을 방지하기 위해 출산휴가는 물론, 육아휴직을 보장해주는 곳이 늘고 있다. 조금 더 복지가 잘되어있다는 직장들은 남성의, 즉 아버지의 육아휴직 또한 보장하기도 한다. 

이러한 남성의(여성 또한 일반 남성에 비해)승진에 조금의 부정적인 영향도 미치지 않는 다면 거짓말이 되겠지만 필자가 말하고자 하는 바는 그만큼 맞벌이가 보편화되어 흔히 볼 수 있는 양상이며 저출산을 방지하고 출산을 장려하기 위해 이를 국가 차원에서도 보장해주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것이다. 

평균 결혼연령이 늦어지다 보니 필자 또한 그 추세에 맞춰서인지 혼인적령기를 막 지나고 있다고 주장하며 가족들과 함께 쉼터를 꾸려가고 있다. 
얼마 전 열린 도청 벚꽃 축제의 야간개장을 보러가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하고, 큰 마음 먹고 장만했던 DSLR 카메라도 풀셋팅을 하고 퇴근하는 길 때아닌 전화한통에 모두 병원으로 직행하는 일이 벌어졌다. 

연로한 나이의 할머니께서 이모님네 집에 놀려오셨다 갑자기 쓰러지셨다는 소식이었다. 
혼자 사시는 할머니께서 본인의 댁아 아닌 이모님네서 쓰러지신 것도 행운이라며 행운이었는지 발빠른 조치 덕분에 할머니께서 다행히 큰 고비를 넘기시고 모대학병원의 일반병실에서 투병을 하고 계신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그 자식되는 이모님과 나의 어머님께서 돌아가며 간병을 하게 되셨고, 우리 집은 살림을 도맡아 하시던 어머니께서 자리를 비우시는 바람에 아버지와 내가 집안 일은 분담하여 하게 되었다. 
처음에는 가벼운 마음으로 "우리 아버지가 집안 일을 안하시는 분도 아니고 괜찮아요. 분담하면 되지요. 어렵지 않아요." 하였던 것이 하루가 지나고 이틀이 지나자 거짓말처럼 삐그덕 대더니 점점 버겁기 시작했다. 

퇴근 후에도 이어지는 가사 야근_1
화창한 봄발의 퇴근길 맑은 하늘

빠르면 7시, 늦으면 8시 경 퇴근하여 집에 돌아와서도 쉬는 시간이 아닌 이제부터 살림 시작, 하며 설거지와 저녁 식사 준비, 세탁기 및 빨래 널고 개기, 청소기 돌리기 및 걸레질까지. 모든 살림에 손을 대야 하는 상황이다보니 육체적으로 버거움에 점점 짜증이 쌓이기 시작하였다. 

서로가 불편함이 이젠 불만들로 차곡차국 쌓여가던 끝에 5일차 되던 금요일에 아버지와 사소한 삐그덕거림의 말들이 오고갔고, 그 주 주말 어머니께서 오시자 나는 너무 반가워하며 "엄마, 나 힘들어요. 삭신이 쑤셔요." 하며 어리광을 부리자 어머니께서는 그저 이 상황이 재미있다는 듯이 깔깔 웃으시며 나의 푸념을 들어주셨다. 

그렇게 주말을 보내며 나는 새삼 전업주부의 빨간날 없는 365일 풀 근무의 위대함과 직장맘들의 고충을 이해하게 되었다. 
기본이라는 이 정도의 살림살이만으로도 벅찬데 육아라니! 지금의 나로서는 상상도 못할 일이라 생각했다. 그렇게 주말을 보내고 돌아온 월요일, 서둘러 일을 마치고 퇴근하고 보니 나보다 조금 더 일찍 퇴근하신 아버지께서 화장실을 뺀 집안 청소와 장보기를 해주셨고, 나는 자연스레 부엌일과 빨래를 맡게 되었다. 

빨래도 내가 세탁기를 돌리고 건조기에 널으면 아버지께서 개시는 분업이 이루어진 것이다. 그렇게 하루하루를 보내다보니 나름 적응이 된 것인지 이젠 제법 익숙하게 분업이 이루어지고 있다. 
아직 언제 할머니께서 퇴원하실지 기약이 없는 생활이긴 하지만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는 우리의 속담처럼 해봐야 티도 안 나지만 안하면 눈에 거슬린다는 집안 일이 한 사람의 일이 아닌 우리 모두의 일임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되는 생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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