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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부, 왜 이 위험한 곳에 오려고 하세요?"
SNS에는 안부의 물결, 그리고 탄식만 이어져
2015-05-13 09:28:57최종 업데이트 : 2015-05-13 09:28:57 작성자 : 시민기자   김형효

어제 오후 네팔 시간 오후 1230분 전후로 사가르마타(에베레스트). 남체를 중심으로 한 진도 7.4에 지진이 발생했다. 이번 지진이 났다고 보고된 지역은 남체라고도 하고 순 카니라고도 한다. 순은 네팔말로 금이고 카니는 먹는다라고 하는 말인데 순 카니는 과거 사가르마타(에베레스트)를 가고자 한 수많은 사람들이 걸어서 트레킹을 시작했던 지역이다

돌카 인근에 금을 먹는다는 마을로 매우 쉽게 금을 채취할 수 있는 지역으로 마을의 땅조차 금색이다
. 지진 발생 후 20분만에 전화연결된 카트만두의 처제는 눈물을 멈추지 않고 두려움에 떨며 지진의 공포를 이야기했다. 안타깝다. 지진이 난 후 5분이 지났을 때 네팔 친구의 페이스북을 통해 규모 7.4의 강진이 발생한 사실을 알게 되었고 곧 카트만두에 살고 있는 처제에게 전화를 시도했다. 며칠간에 평온한 일상을 유지하기 위한 노력이 모두 허사가 된 것처럼 수화기 속에 들려오는 처제의 목소리는 공포 그 자체였다

형부, 왜 이 위험한 곳에 오려고 하세요? _1
카트만두의 처제와 처남의 안부는 무사하다. 그러나 처남 고향 마을의 집들은 모두 붕괴되었다고 한다. 우리 부부의 결혼식 때 한복을 입은 처제의 모습이 밝다.

자신의 위기가 닥친 순간에도 처제는 아내와 내가 카트만두로 갈 계획을 알고 있어서 인지 "이 위험한 곳에 왜 오려고 하느냐"고 걱정 한다
자신에게 닥친 공포 속에서 아내와 형부를 걱정하는 처제 때문에 순간 눈물이 왈칵 쏟아지려 한다. 억지로 눈물을 참아내고 "넓은 광장을 향해 가라"고 말했다. 일터의 선반이 떨어지고 흔들리는 공포로 밖으로 뛰쳐나왔는데 계속 땅이 흔들린다는 것이다. 지난 번 진도 7.9의 지진보다 더 그 충격이 심하다면서 엉엉 울어댄다. 처제 언주 구릉과의 대화였다.

그리고 시간이 좀 지나 다른 사람들과 소통하기 시작한다
. 전화는 거의 불통이다. 아마도 지진 소식을 들은 세계 각국의 네팔인들이 전화를 동시에 걸고 있을 것이다

3
시간 후 처남과 통화가 되었다. 그리고 페이스북에 남긴 처남의 글 "우리는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오늘 지진은 우리를 땅 위로 끌어올리는 듯했다. 하지만 부모님 마을의 집은 완전히 붕괴되었고 사람은 안전해서 다행이다."(처남 라젠드라 구릉) "나는 그냥 희망한다. 아무 일 없는 일상을..., 나는 지금 안전하다. 이번 지진은 진도 7.4로 두 번째 큰 지진이었다."(네팔 화가 비케이 날 바하두르) 그리고 로맨틱해 보이는 천막집을 자신의 집이라고 소개하는 여유를 보여준다. 출산한지 얼마 안된 아내와 어린 딸아이 그리고 비케이 모든 네팔 사람의 안전을 기원한다. 오늘 지진은 산사태도 나고 집도 많이 무너졌다

형부, 왜 이 위험한 곳에 오려고 하세요? _2
지난번 지진과 달리 이번에는 스스로 SNS를 통해 자신의 안부를 전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다음은 꺼멀 쁘라싸다 고이랄라 초대주한네팔대사님의 이야기다

내 딸이 집에서 밤을 보내고자 하는데 그녀의 딸은 잠을 자려고 하지 않았다. 그리고 그녀의 남편은 베개를 가지고 집에서 나왔다. 딸은 집 앞의 자신의 차에서 자려고 했었던 것이다. 손녀 딸 때문에 나는 거의 자정을 지나 깨어 가지고 보드카를 마시고 숙면을 취하려고 했다. 나는 잠을 잘 수가 없었다." 
그래서 밖으로 나온 꺼멀 쁘라싸다 고이랄라 선생은 근처에서 보드카를 사려고 했는데 살 곳이 없었다고 한다. 한 곳에서 한 여인이 4분의 1만 팔 수 있다고 했다고 한다

꺼멀 쁘라싸다 선생은 그곳에서 다른 보드카를 살 수 있는 곳까지 너무 멀어 하는 수없이 그 보드카를 얼른 사서 자신의 집까지 천천히 마시며 혼자 집으로 돌아왔다고 한다
. 그리고는 홀로 말한다. 누구라도 지진이 나서 무섭지만 생활을 즐기고 사는 경우에 인생은 아름답다고 독백을 한다. 새벽 232분에 독백을 남긴 선생은 '좋은 밤, 지금 당신의 편안한 잠자리를...'이라고 기원한다.

형부, 왜 이 위험한 곳에 오려고 하세요? _3
꺼멀 쁘라싸다 초대 주한네팔대사가 수원역에서 열린 사가르마타(에베레스트)사진전에 함께 했을 때 모습이다.

유버 라즈 성그로우라 씨는
"당신의 말씀은 네팔 사람들이 네팔의 경험이 풍부한 지도자에게서 얻을 수 있는 아주 좋은 제안이다. 그러나 가난한 사람들은 꺼멀 형님처럼 보드카를 살 수도 없다. 그들은 심지어 음식을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에 좋은 생활을 즐길 수 있는 방법이 없다."라고 반응한다.

다시 꺼멀 쁘라싸다 고이랄라 선생은
"그렇다. 당신이 삶 자체를 즐길 수 있는 것은 매우 아름다운 일이다. 삶의 모든 순간을 즐길 수 있는 노력은 삶의 끝없는 진전이다. 생명이 있는 한 모든 즐거움을 함께 할 것이다. 그럴 때마다 우리에게는 약간의 충격을 감내하고 있다. 그런 것을 우리는 상관하지 않는다. 새벽 312분 지금도 여진이 느껴지고 있다."

술에 취해서 지진에 충격 속에서 주고받는 두 사람에 대화가 완성된 것은 아니지만 무엇을 이야기하려는지 알 수는 있을 듯하다
. 모두의 안녕을 기원하고 기원한다. 그들 모두가 무사하기를
나는 이 어른들에 대화와 무관한 아이들의 공포스런 모습이 참으로 안타깝기만 하다. 꺼멀 선생의 손녀도 그 공포에서 자유롭지 못한 것은 마찬가지다. 멀리서 보고 있지만 내가 무슨 죄라도 진 듯 그 어린 아이들을 보는 것은 매우 미안한 생각이 들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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