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멈추지 않는 여진, 그래도 희망은 계속되고 있다
쉼터 유학생과 네팔인 가수 쁘라딥 범전과의 인연
2015-05-23 23:05:32최종 업데이트 : 2015-05-23 23:05:32 작성자 : 시민기자   김형효

어젯밤에 알게 된 흥미로운 이야기가 있다. 내가 사는 곳 옆방을 빌려 네팔여성이주노동자 쉼터를 하고 있다는 것을 이제 독자분들도 아시리라 믿는다. 
그리고 두 세 달 전부터 한 유학생도 와있다는 이야기를 전한 바 있다. 네팔에 다녀온 아주대학교 석사과정에 다니고 있는 한 여학생이 돌아오니 기숙사에 빈방이 없어 우선 쉼터에 있으라고 했다.

우연히 오늘 기사에서 이야기하려는 주인공 쁘라딥 범전이라는 가수가 네팔국민들에게 힘을 주고 있다며 쉼터에 있는 이주여성노동자들과 참외를 먹으며 소개했더니, 깜짝 놀라는 것이다. 
왜 놀라느냐고 했더니 그녀는 다름 아닌 시민기자와 형님 동생하고 지내며 네팔한국문화센터에도 호의적인 관심을 보여준 네팔가수 브라딥 범전 조카였다. 나는 그 가수와 가끔씩 메신저로 대화를 나누고 어제도 그제도 전화통화도 해왔다. 기사를 쓰기 전에도 좋은 일 하신다고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참 사람 인연 놀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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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중에 구호물품을 나르고 있는 네팔사람들 그리고 쉼터에 머물고 있는 가수 쁘라딥 범전 조카이자 아주대유학생 수자타 반티야

나는 뜻하지 않게 그 가수 형님에게 또 큰 점수를 따게 생겼다. 다시 한 번 잘하고 살자! 사람에 대한 경배심을 잊지 말자! 그런 다짐이 서는 시간이다.

지치고 힘든 때, 스스로 일어나려는 의지를 회복하는 일만큼 중요한 일은 없다. 지금 두 차례 대지진과 반복되는 여진 속에 그런 의지를 회복하려는 네팔 사람들에 안간힘을 보고 있으면 눈물이 나다가 박수를 치게 되고, 다시 크게 웃으며 끌어안고 함께 춤이라도 추고 싶어진다. 사람이 그렇게 누군가에게 힘이 되고 북돋움이 기쁨이 되는 경험을 갖고 산다는 것은 분명 축복이다. 

2~3일 전부터 카트만두 드넓은 광장 투디켈(Tudikhel)에서는 춤과 노래가 울려 퍼지고 있다. 그런 축제를 시작한 사람은 네팔에 유명 가수인 쁘라딥 범전 타망(Pradeep Bomjan Tamang)이다. 
지난 4월 25일 첫 번째 지진이 발생했을 때부터 대규모 텐트촌으로 뒤바뀐 광장에는 깊은 시름과 적막만이 넘쳤다. 더군다나 그런 시름 속에서 헤어날 사이도 없이 다시 5월 2일에 대지진이 발생한 것이다. 그는 고심 끝에 광장에서 희망을 만들자며 마이크를 잡고 노래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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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디켈 텐트촌에 희망의 노래를 불러주는 쁘라딥 범전과 춤추는 네팔 아이들

일부 사람들은 시름 속에서 무슨 일인가 하는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기도 했으나 곧 광장 사람들이 하나 둘 그를 중심으로 모여들기 시작했다. 그는 이미 철지난 가수나 다름없이 후학을 가르치는 음악학교 교장이자 가끔씩 지나간 노래를 듣고자 하는 사람들의 부름을 받는 가수이다. 

그러나 그의 노래에 어린 아이들도 어른들도 모두 반응하기 시작했다. 그의 노래를 전혀 모르는 어린 아이들은 그를 중심으로 원을 그리고 앉았고, 그가 노래하는 맨 바닥에 광장 무대로 나와 춤을 추며 뛰어놀기 시작했다. 그렇게 그들은 노래와 춤을 추며 하루, 이틀, 사흘을 이어가고 있다.

쁘라딥 범전 타망은 우리 부부와 인연이 있는 그는 우리 네팔한국문화센타에도 찾아와 가끔씩 만남을 이어온 사람이다. 더구나 우리 부부가 네팔에서 한국으로 오기 전날에는 한국에 노래를 배우고 싶다고 찾아왔다. 나는 한국에 추석 즈음에 많이 불리는 노래인 고향역을 가르쳐주었다. 우리에 추석과 다름없는 네팔 더사인을 함께 이야기하고 그때 한 번 불러보라고 권하기도 했다. 그는 그렇게 열정이 넘치는 매우 낭만적이고 활기 넘치는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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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팔에 있을 때 네팔한국문화센타에 와서 열정적으로 어울리던 가수 쁘라딥 범전과 전 주한네팔대사 꺼멀 쁘라싸다 고이랄라 그리고 네팔문화예술인들이다.

그가 원하는 새로운 희망은 이제 네팔 사람들의 지친 마음과 몸을 달래주고 있다. 천천히 일어서라고 하는 그런 울림으로 지쳐 광장에서 쓰러져 있던 그들을 일으켜 세우고 있는 것이다. 그와 그의 조국 네팔에 희망이 더해지기를 기원해본다.

쉼터 유학생, 네팔인 가수, 쁘라딥 범전, 수자타 반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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