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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저 나이에 '구름을 타보고 싶다'고 말할 수 있을까?
2017-01-18 16:07:29최종 업데이트 : 2017-01-18 16:07:29 작성자 : 시민기자   공석남

 

나는 저 나이에 '구름을 타보고 싶다'고 말할 수 있을까?_1
나는 저 나이에 '구름을 타보고 싶다'고 말할 수 있을까?_1

겨울답게 춥다. 집안에 웅크리고 있기엔 답답하다. 두툼한 점퍼를 걸치고 목도리로 목을 감고 현관을 나온다. 막힌 아파트 엘리베이터 앞인데도 어제와 사뭇 다르다. 창 밖에는 마른가지가 흔들린다. 기다리며 서 있는 시간이 길다고 느낀다. 
문이 열리며 눈이 마주친 벽에 두 장의 종이 인쇄물이 꽂혀있다. 한 장은 '재활용 분리배출 안내문.' 또 하나는 '나에게 주는 3가지 선물'이다. 마음이 동한다. 벌써 1층에서 문이 열린다. 나는 나갈 생각을 멈추고 문은 스스로 닫힌다. 가방에서 스마폰을 찾아 찰칵. 

오르내리는 손님들에게 시선이 쓰여 그것을 읽어볼 시간이 없다. 그 내용을 읽고 싶은 마음에서 다시 집으로 돌아간다. '행복해지는 법 13가지. 활기차지는 법 10가지. 새로워지는 법 10가지'다. 차례 대로 읽어가노라니 일상생활에서 대부분 할 수 있는 것과 식상하다고 무시했던 글도 있다. 생각하기에 따라서 남는 시간을 여유롭게 활용할 가치가 있다. 
행복해지기 위해 '나 자신을 위해서 꽃을 산다'. '날씨가 좋은 날에는 석양을 보러 나간다.' 
나를 위해 꽃을 사기 쉽지 않다. 그런데 나만을 위한 꽃, 꽃이 시들 때까지 바라보며 한 생명이 내게 주는 기쁨에 감사할 것이다. 꽃으로 인하여 눈 뜨며 새날을 맞는 기분은 꽃이 주는 선물이다. 

활기있게 살기기 위해서는 '거울 속의 나와 자주 대화를 한다.' 활기를 불어넣는 방법은 움직이는 것이다. 홀로 즐기기. 집안에서 할 수 있는 방법으로 안성맞춤이다. 욕실로 들어가 소리 없이 웃어보기로 시작해서 점점 큰소리로 이야기를 한다. 그러면 저절로 웃음이 나온다. 이로 인한 시너지 효과는 즐거운 비명으로 활기를 선물할 것이다. 
마주 보며 대화를 나눌 때, 기쁨과 즐거움이 있는가하면 크게 웃어보는 것 역시 시원한 느낌이 올 것 같다. 전에 황수관박사의 혼자 놀기 강의에서 들은 내용이 기억난다. 이것만큼 효과를 낼 방법은 없다는 말에 한동안 웃었던 날, 그분의 하회탈 같은 얼굴이 떠오른다. 역시 활기찬 삶은 내 노력에 달려있다.
새로워지는 법은 미래를 위한 청사진이다. 자신만이 꿋꿋하게 서기 위한 계획이다. 계단은 첫단부터 조심스럽게 밟아가야 한다. 처음에 뛰다가는 마지막 계단을 밟지도 못하고 중도 하차 할지도 모른다. 

나는 저 나이에 '구름을 타보고 싶다'고 말할 수 있을까?_2
나는 저 나이에 '구름을 타보고 싶다'고 말할 수 있을까?_2

신년 계획에 도움이 되는 글을 모아 놓은 게시판. 어느 것 한 가지라도 실천할 수 있다면 올 한해 희망으로 가는 선물을 받는 것일 게다. 
그중에서 나는 '평소에 다니던 길이 아닌 길로 가본다. 10년 후 꿈을 적어본다. 존경하는 사람의 사진을 머리맡에 둔다.' 등등. 매일 다니는 길, 매일 해본 일은 눈감고도 할 수 있는 생활의 연속이다. 롤 모델처럼 가슴에 담은 얼굴을 머리맡에 두고 늘 바라보면 그분을 닮아갈 수 있을까. 올해는 한번도 안 해본 취미생활에 도전해 볼까.

게시판의 글을 읽고 '고래고래 목청껏 노래를 불러볼 기회를 갖는 것. 기상 후 생수 한 컵 마시는 것.' 자신을 위해 활기차게 시작할 수 있는 일 중의 하나다. 살다보면 속상할 때도 있다. 맘껏 고래고래 노래를 불러 털어버릴 수 있다면, 이 또한 활기찬 내일을 위해 좋은 일이다. 
다 같이 행복해지고 싶고 활기찬 새해를 맞고 싶어서 게시판에 글을 붙여 놓았을 것이다. 그런데 고래고래 소리 질러 털어버리고 싶어도 그 마저 공간을 찾기 어렵다. 어디서 마음대로 목이 터져라 외쳐보겠는가. 홀로 할 수 있는 일이지만 집안에서 소리치면 돌았다고 할 일이고, 밖에 나가 떠들면 소음공해로 고발당할 처지다. 그도 저도 못하니 노래방을 찾는 것이 아닐까. 

'일주일 하나씩 시를 외우는 것. 현재 가장 큰 불만이 무엇인지 생각하는 것. 어제 했던 실수를 한 가지 떠올리고 반복하지 않는 것.' 등등. 새로워지는 것도 참으로 많다. 시를 외워야지 하고는 한편씩 적은 것을 들고 다니다 무엇에 빠져 팽개쳐진 것들이 발목을 잡는다. 다시 뒤져내어 읽어보는 시 한 구절.

<'비밀> 
'나, 죽고 싶다고/ 생각한 적이/ 몇 번이나 있었어//하지만 시를 짓기 시작하고/ 많은 이들의 격려를 받아/지금은/우는 소리하지 않아//아흔 여덟에도/사랑은 하는 거야/꿈도 많아/구름도 타보고 싶은 걸' 
시바타 도요의 시를 읽는다.

게시판이 아니었으면 또 지나쳐갈 시간을 잡는다. 아주 짧은 순간의 그리움이 '비밀'이란 시어 속으로 들어가 '아흔 여덟'을 끌어와 내 가슴에 앉힌다. 나는 그 나이에 구름을 타보고 싶다고 말할 수 있을까. 시를 외우는 일은 희망을 선물로 받는다. 시바타 할머니처럼 건강한 몸으로 일본열도를 뒤흔들 열망을 지닐 수 있을까. 태평양을 건너 내게 선물한 '비밀' 이 새해 기쁨으로 가슴을 채운다. 

행복과 활기찬 생활은 비례한다. 마음먹기에 따라 자신의 생각을 실천하는 일이다. 우리 속담에 구슬도 꿰어야 보배란 말처럼 실천은 활기를 주고 희망을 선물한다. 실천은 나만이 하는 일로 계획이 필요하다. 간단한 걷기라도 그날의 컨디션에 따라 물거품이 될 때도 있다. 
이럴 때면 갑자기 불러주는 친구의 계획 없는 제의를 따라 가는 것도 좋다. 영화를 본다거나 둘레길을 걷는 것 등이 활기를 불어넣는다. 마주 보며 싫컷 떠들며 수다 떨고 맛있는 먹을거리를 찾아 활보하는 것도 좋다. 어떤 글이든 한편을 마무리하고 아쉬운 마음으로 일어서지만 그래도 해냈다는 기분이다. 행복으로 가는 길, 활기차게 엮어가는 삶은 내일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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