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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에게 더 가까이" 수원박물관의 변화된 모습
2017-02-24 19:03:01최종 업데이트 : 2017-02-24 19:03:01 작성자 : 시민기자   김수경

박물관에 가면 옛사람과 친구가 되어 천 년 전의 서첩에서 아는 글자가 얼마나 되는 지 세어 보기도 하고, 옛 그림을 보며 그 당시 사람들의 풍류에 빠져보기도 하고, 역사의 한 장면을 떠올려 주인공이 되기도 한다. 한 번 다녀오면 또 다시 갈 일이 없을 것 같은데 옛 친구는 어서 오라 정겨운 손짓을 보내기에 자주 가게 된다.

오늘도 박물관을 찾는다. 경기경찰청에서 내려 수원외고 방향으로 가다 보면 수원박물관이 나온다. 버스정류장에서 한참 걸어가야 되니 박물관을 관람하는 사람들은 주로 자가용을 많이 이용하는 편이다. 
박물관으로 들어가는 길에는 고인돌도 있고 대나무 숲을 통과해야한다. 대나무 숲에서 바람이 불어온다. 서걱서걱 바람소리를 들으며 박물관으로 들어 가다보면 전통놀이인 윷놀이판이 펼쳐져있다. 가족단위로 많이 찾는 관람객을 위한 배려인 것 같다. 윷을 던지며 흥겹게 웃는 소리가 정겹게 느껴진다.

시민에게 더 가까이 수원박물관의 변화된 모습_1
시민에게 더 가까이 수원박물관의 변화된 모습_1

박물관에 들어서니 커다란 디지털화면에 화서동 삼존불상이 보인다. 내가 사는 곳이 화서동이라 다시 한 번 뒤 돌아 보게 되었다. 안내데스크에서 "사진을 찍어 전자방명록을 만들어 보세요" 하며 한번 해보라고 권한다. 전자방명록은 디지털장치와 카메라, 스크린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자신의 사진을 여러 장 찍고 가장 맘에 드는 사진과 배경을 합성한 후 글을 적어 완성한다. 다음 장면에서 나의 이메일주소를 적고 전송버튼을 누른다. 3-5초 후 앞의 커다란 스크린에 나의 사진이 나타난다. 이 사진은 잠시 후 나의 이메일로 받아볼 수 있다.

"언니들 오세요~ 같이 사진 찍어요"일요일에 봉사하는 사람들이 다 함께 웃으며 사진을 찍고 전송하였다. 주변에서 우리를 보고 있던 관람객도 사진을 찍고 전송 한다. 나의 사진은 계속 올라오는 사진으로 아래로 아래로 밀려 내려가더니 기차가 사라지듯이 없어진다. 재미있고 다시 찾고 싶은 수원박물관이 되도록 추억거리를 만들어 주고 있다.

시민에게 더 가까이 수원박물관의 변화된 모습_2
시민에게 더 가까이 수원박물관의 변화된 모습_2

계단을 올라 2층에 도착한 순간 밝고 활기찬 모습이 펼쳐졌다. 머리모양이 화성성벽 여장을 떠올리게 하는 커다란 마스코트 인형 2개가 역사관 앞에 서 있었다. 주변에는 가족과 함께 온 어린이들이 모여 있었다. 전에는 박물관의 엄숙함에 조심스러운 분위기였는데 마스코트 인형과 함께 사진 찍는 장소가 된 것이다. 어린이들이 즐거워하는 모습은 언제 봐도 즐겁다.

서예관과 역사관 입구 앞에는 디지털 터치식 관람안내 장치가 설치되었다. 전시장 내부에 어떤 유물들이 어떤 순서로 전시되어 있는지 관람 전에 확인하면 더욱 유익한 관람이 될 것 같다. 또한 관람 후에도 유물에 대해 좀 더 알고자 할 때 찾아보기를 할 수 있었다. 이런 디지털 장치는 옛 유물과 나란히 위치하면서 박물관에 편리한 현대적인 감각의 옷을 입혀주고 있었다.

시민에게 더 가까이 수원박물관의 변화된 모습_3
시민에게 더 가까이 수원박물관의 변화된 모습_3

2층에 있는 한국서예박물관은 우리나라 최초로 상설 전시관을 갖춘 서예 전문 박물관이다. 석문, 법서, 조선명필, 서간, 어필, 근대명인, 사군자, 문방사우, 사랑방 등의 주제로 구성되어 유물을 전시하고 있다. 상설 전시관 안에도 변화가 있었다. 한동안 안보였던 '북한산 진흥왕순수비'가 다시 전시되어 있는 것이다. 
'북한산 진흥왕순수비' 비문에는 천자를 의미하는 '짐(朕)'이나,​ 천자가 제후의 나라를 두루 돌아다니며 사찰하는 '순수'라는 표현을 사용하여, 신라 중심의 세계관을 표현하고 있다. 이 비석은 언제부터인가 역사의 뒤안길로 잊혀져갔는데 1816년 7월 추사 김정희는 친구 김경연과 함께 북한산 정상에 올라 그 비석이 '북한산 진흥왕순수비'임을 확정하였다. 1817년 6월8일 김정희는 조인영과 함께 비석에 남아있는 68자를 판독하였다. 이를 계기로 취미로 여겨졌던 금석학이 학문적 반열에 오른 출발점이 되었다. 지난 가을 추사박물관에서 '북한산 진흥왕순수비 확정 200주년 기념 기획전'을 할 때 대여를 해서 한동안 안보였는데 다시 전시가 된 것이다. 

시민에게 더 가까이 수원박물관의 변화된 모습_4
시민에게 더 가까이 수원박물관의 변화된 모습_4

탁본이라 글씨가 흐려져 가고 있지만 6세기 신라 진흥왕의 기상이 느껴지는 유물이라 서예관에 들어서면 제일 먼저 찾아보는 옛 분들의 자취였다. 역사가 가슴 속에 살아있음을 느껴본다. 박물관이 새롭게 변신하는 노력을 하고 있고, 좀 더 시민들과 가까워지고 있음을 보며 수원박물관의 변화에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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