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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홍구 선생이 들려준 정조대왕 능행차 복원 이야기
2017-07-18 18:40:13최종 업데이트 : 2023-10-13 09:50:56 작성자 : 시민기자   한정규

선경도서관 1층 강의실에서 '이홍구 선생님이 들려주는 자랑스러운 수원화성' 강의를 들었다. 이홍구 선생은 1975년 10월 15일 제12회 화홍문화제(현 수원화성문화제) 때 '정조대왕 능행차'를 복원한 주역이다. 당시를 회고하면서 능행차가 복원된 배경과 화성행궁 복원에 대해 이야기를 풀어나갔다.

당시의 화홍문화제는 잡다한 가장행렬과 의례적인 놀이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전통문화 행사가 필요하다는데 공감대가 형성돼 정조대왕 능행차를 복원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 당시 수원시에 있던 8개 고등학교 교장이 모여 추첨을 통해 매향여고 60명, 수원농고 60명, 유신고 60명, 수원고 60명 등 총 240명을 동원해 공설운동장에서 능행차 연습을 했다고 한다. 다음해부터는 수성고등학교 학생들이 정조대왕 능행차 연시를 맡아서 했다.  
 

선경도서관, 정조대왕 능행차 복원 이야기
선경도서관, 정조대왕 능행차 복원 이야기

나도 수성고등학교 전통에 따라 1981년도 능행차 연시에 직접 참여했었다. 수업이 끝나면 운동장에서 대취타 음악을 틀어놓고 8자 걸음 연습을 했던 기억이 난다. 무거운 영(令) 깃발을 들고 땀을 뻘뻘 흘리며 운동장을 돌았는데 정말 의미 없고 지루하다고 생각했었다. 세월이 흘러서야 학창시절의 아름다운 추억으로 기억하지만.

며칠 연습을 통해 8자 걸음이 익숙해 진 후 화홍문화제 행사에 나가 공설운동장부터 팔달문까지 능행차 시연에 나섰다. 당시에는 정조대왕 능행차가 복원된 초창기이기 때문에 시민들의 관심이 대단히 높았다. 전야제 행사로 팔달문에서 수문장 교대 연시를 하기도 했다.

1978년 10월 12일 인천공설운동장에서 열렸던 제59회 전국체육대회에서 정조대왕 화산능행차 연시가 펼쳐져 큰 인기를 얻었다고 한다. 운동장 출입구에 직접 장안문과 팔달문 모형 세트를 만들어 입장했고 본부석 맞은편 스탠드에서는 2천 500 명이 카드섹션으로 수원화성 시설물을 만들기도 했다고 한다.
 
2016년 수원화성문화제, 한강 배다리
2016년 수원화성문화제, 한강 배다리
정조대왕 능행차를 최초로 복원할 당시에는 1929년에 인쇄된 8폭 병풍용 그림을 가지고 능행차를 복원했는데 왕과 세자가 능에 방문하는 그림이었다. 수원박물관 2층에 가면 그림을 볼 수 있다. 현재 정조대왕 능행차는 1795년 '화성원행 반차도'를 가지고 재현한다. 반차도는 1795년 윤2월 9일부터 16일(양력 3월 29일 - 4월 5일)까지 정조대왕이 어머니인 혜경궁홍씨를 모시고 수원을 방문할 때의 행렬 그림으로 행차가 있기 전에 미리 그린 그림이다. 반차도에 따라 행렬의 전체적인 순서 등을 정하고 예행연습을 하기도 한다.

화성원행 반차도 외에 화성행행도 8폭 병풍 중 '환어행렬도'에서도 1795년 윤2월 정조대왕의 행렬을 볼 수 있다. 이 병풍 그림은 정조대왕이 수원을 방문해 아버지 사도세자의 묘인 현륭원을 참배하고 어머니 혜경궁홍씨에게 진찬례를 올리는 등 수원에서의 일정을 마치고 한양으로 돌아가는 모습을 그린 것이다. 시흥행궁으로 들어가는 모습인데 대규모 행렬을 '갈 지(之)'자로 해서 한 화면에 행렬의 파노라마를 담아 드라마틱한 그림이다.

이전까지 궁중 행사도에 없었던 표현법을 썼고 화면 윗부분으로 갈수록 작아지는 인물과 좁아지는 원근법으로 묘사했다. 그림에 나오는 산수, 수목, 인물의 묘사가 정밀하고 뛰어나다. 백성들이 행렬을 구경하면서 축제처럼 즐기는 모습이 인상적인데 김홍도의 화풍이 반영된 걸작이다.
 
2016년 수원화성문화제 정조대왕 능행차
2016년 수원화성문화제 정조대왕 능행차

2017년 9월 22일부터 24일까지 열리는 제54회 수원화성문화제에서는 정조대왕 능행차가 창덕궁에서 융릉까지 최초로 재현된다. 9월 23일 창덕궁에서 출발해 시흥행궁까지 21.2km를 재현하고, 9월 24일 금천구청에서 연무대까지 26.4km와 화성행궁에서 융릉까지 11.6km를 재현한다.

서울시, 안양시, 의왕시, 수원시, 화성시 등의 지자체 협력으로 능행차가 공동으로 펼쳐지는데 첫째 날에는 출연진 1천239명과 말 168필이 동원되고 둘째 날에는 출연진 3천350명과 말 240필이 동원돼 수도권을 하나로 연결하는 대한민국 최대 퍼레이드가 열릴 예정이다. 정조대왕이 백성과 함께 펼치는 왕실행차가 세계적인 축제로 발전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한정규님의 네임카드

정조대왕 능행차, 수원화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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