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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국보훈의 달 특집】 현충일에 외면 받은 佛군 참전기념비
화성연구회 회원 등 민간인 6명이 자발적으로 제초작업…인적없이 잡초만 무성해
2019-06-20 16:13:01최종 업데이트 : 2019-06-10 17:33:09 작성자 : 시민기자   한정규

지지대고개에 있는 프랑스군 참전 기념비 주변의 잡초를 제거하고 희생된 프랑스 장병들의 명복을 빌었다.

지지대고개에 있는 프랑스군 참전 기념비 주변의 잡초를 제거하고 희생된 프랑스 장병들의 명복을 빌었다.

지난 6일 현충일 오전 염태영 수원시장 페이스북에는 '오늘은 제64회 현충일입니다. 100년 전 우리의 선조들이 대한독립 만세를 소리 높여 외칠 때 손에 들었던 그 자랑스런 태극기를 오늘 아침엔 특별히 다림질까지 하여 정성들여 조기로 게양했습니다. 안중근 의사, 이봉창 의사, 윤봉길 의사께서 의거에 나서기 전 맹세하던 그 태극기이며 3.1운동 직후 조직된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청사 전면에 내걸리던 그 태극기입니다. 3.1운동과 대한민국 임시정부 100주년을 맞아 선열들께서 목숨 걸고 찾고자했던 조국의 독립과 해방을 생각하고 참전과 독립운동 그리고 보훈가족의 헌신에 감사와 그분들의 희생을 추모합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이날 오전에 수원 현충탑에서는 제64회 현충일 추념식이 열렸다는 시민기자의 기사를 봤다. 정치인들의 페이스북에는 현충탑에서 헌화하고 분향하는 사진이 올라왔다.

지지대고개에 있는 프랑스군 참전 기념비, 잡초가 무성하다.

지지대고개에 있는 프랑스군 참전 기념비 주변으로 잡초가 무성하다.

아침에 조기를 게양하고 지지대고개에 있는 프랑스군 참전 기념비에 갔다. 프랑스군 참전 기념비 입구는 중앙에 대리석이 깔려있고 양쪽으로 잔디밭이 있고 잔디밭을 지나면 병사들이 총을 들고 있는 조형물이 있다. 조형물에는 유엔, 프랑스, 한국 깃발이 있고 '정의와 승리를 추구하며 불가능이 없다는 신념을 가진 나폴레옹의 후예들! 세계의 평화와 한국의 자유를 위해 몸 바친 288명의 고귀한 이름위에 영세무궁토록 영광 있으라'라는 문구가 불어와 한국어로 써 있다.

조형물을 지나면 원형의 추모 공간이 있고 정면에 있는 기념비에는 전사자 288명의 이름이 새겨져있다. 왼쪽 공간 벽면에는 프랑스군이 한국전쟁에 참전한 기록을 써 놓았다. 1950년 11월 29일 부산에 상륙해 수원에서 집결한 대대는 미군 제2사단에 배속된 후 벌어진 '원주 쌍터널 부근 전투', '지평리 전투', '단장의 능선 전투', '화살머리고지 전투' 등 주요 전투 내용을 새겼다. 오른쪽 공간 벽면에는 한국전쟁 당시의 사진과 주요 전투장면 사진을 새겨놓았다.

봉사자들이 무성했던 잡초를 제초기로 제거하고 정리했다.

봉사자들이 무성했던 잡초를 제초기로 제거하고 정리했다.

그러나 프랑스군 참전 기념비에 들어서는 순간 경악했다. 입구 원형 화단과 좌우 잔디밭은 개망초, 쑥 등 잡초가 무성해 마음이 답답했다. 기념비 앞에서 묵념을 했다. 한국전쟁에 참전한 외국 병사들은 한국이 어디에 있는지도 모른 채 멀리서 날아와 자유와 평화를 위해 싸우다 희생당했을 것이다. 이분들을 추모하는 공간에 최소한 현충일 전에 제초작업은 했어야 하지 않을까. 6월이 되면 국립현충원, 각 지방에 있는 현충탑뿐 아니라 우리나라에 있는 외국군 참전 기념비에도 추모객들이 방문 한다. 기념비 앞에는 '대한민국 전몰군경 미망인회' 등의 헌화와 바닥에는 국화송이가 나란히 놓여 있었다.  지지대고개에 있는 프랑스군 참전 기념비, 제초작업

지지대고개에 있는 프랑스군 참전 기념비, 제초작업

이날 저녁에 김영길씨(화서동, 직장인)를 만나 술을 한잔 하면서 기념비 얘기를 했다. 김영길씨는 2012년에 프랑스군 참전 기념비를 리모델링하는데 결정적으로 기여한 분이다. 당시 프랑스계 회사에 다니면서 기념비가 잡초 속에 방치되어 있던 것이 안타까워 회사 동료와 화성연구회 회원, 시청 공무원이 함께 제초작업을 했다고 한다. 이후 프랑스 대사관의 예산지원을 받아 현재의 모습으로 리모델링을 하기에 이르렀다고 한다.

김영길씨와 의기투합해 토요일에 직접 제초작업을 하자고 합의를 보고 단체 카톡방 2곳에 제초작업 자원봉사 공고를 했다. 8일 아침 10시 기념비 앞에는 이용창(조원동, 화성연구회 이사), 박영양(이의동, 산부인과 원장), 조성진(이의동, 가빈갤러리 대표), 김영길씨, 시청 공무원, 기자 등 총 6명이 모였다.

1명은 예초기로 잡초를 제거했고 나머지 인원은 원형 화단의 잡초제거와 뒷정리를 했다. 중과부적, 뙤약볕 아래서 모든 작업을 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입구에 있는 원형화단과 기념비 왼쪽 화단만 제초작업을 하고 마무리했다. 2시간여에 걸친 작업을 하고 기념비 앞에서 묵념을 하고 일정을 마쳤지만 전체적으로 마무리하지 못해 마음은 무거웠다.

프랑스군 참전 기념비 관리를 어디서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수원시의 현충탑 관리하듯 했으면 좋겠다. 이렇게 하는 것이 고귀한 희생을 추모하는 길이며 수원시의 격을 높이는 일이다. 타국에서 평화와 자유라는 이름으로 젊음을 바친 이분들을 우리가 기억하고 기리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일이며 우리도 세계평화에 기여해야함은 필연적인 일이다.
2012년에 프랑스군 참전 기념비를 리모델링하는데 기여한 김영길씨와 봉사자들이 세차례에 걸친 참전 기념비의 변천사를 이야기하고 있다..(좌로부터 한정규, 조성진, 김영길, 이용창, 박영양씨)

2012년에 프랑스군 참전 기념비를 리모델링하는데 기여한 김영길씨와 봉사자들이 세차례에 걸친 참전 기념비의 변천사를 이야기하고 있다.(좌로부터 한정규, 조성진, 김영길, 이용창, 박영양씨)

6월은 호국보훈의 달이다. 호국이란 나라를 보호하고 지킨다는 뜻이고 보훈이란 공훈에 보답한다는 의미이다. 나라를 위해 몸과 마음을 바친 분들을 기린다는 뜻이다. 우리나라는 전사 15만8365명, 부상 45만8174명, 실종 2만7235명 등 64만여 명의 전상자가 발생했다.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사람이 어디 우리나라 사람들뿐인가. 한국전쟁기념재단의 통계에 의하면 6.25 한국전쟁에는 16개 나라에서 전투병이 참전했고 5개 나라에서 의료 지원군을 보냈다. 21개국에서 194만 여명이 참전해 전사 4만670명, 부상 10만4280명, 실종 4116명, 포로 5815명 등 15만 5000여 명의 전상자가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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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정규 기자, 한정규, 프랑스군 참전 기념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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