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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룡문 옹성 이상한 구멍의 정체는?
수원화성에 설치한 배수구 ‘누혈’
2020-04-19 07:44:50최종 업데이트 : 2020-04-20 11:13:50 작성자 : 시민기자   한정규
수원화성 창룡문 옹성위 모습, 세개의 큰 사각 구멍은 원총안과 근총안이고 그 옆 작은 사각 구멍은 배수구인 누혈이다.

수원화성 창룡문 옹성위 모습, 세개의 큰 사각 구멍은 원총안과 근총안이고 그 옆 작은 사각 구멍은 배수구인 누혈이다.
 

수원화성 창룡문 옹성 여장 안 모습, 옹성 바깥 방향으로 배수구인 누혈을 뚫었다.

수원화성 창룡문 옹성 여장 안 모습, 옹성 바깥 방향으로 배수구인 누혈을 뚫었다.


수원화성 옹성문 위에 있는 오성지가 설계대로 시공되지 않았음을 지적하는 '화성오성지기(華城五星池記)'라는 글이 다산 정약용의 다산시문집 제14권에 실려 있다. 1795년 가을 금정찰방으로 가는 길에 오성지를 보고 "오성지라는 것은 물을 터 내려서 적이 성문을 태우려 할 때 이를 막는 것이니, 그 구멍을 곧게 뚫어서 바로 문짝 위에 닿게 하여야 쓸모가 있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성 쌓는 일을 맡은 사람이 도본(圖本)만을 보고 구멍을 가로로 뚫어 놓았으니, 이것이 이른바 그림책을 뒤져서 천리마를 찾는다는 격이다"라고 말했다. 

수원화성 축성 후 공사보고서인 화성성역의궤를 만들었다. 도설 부분에 건축물의 그림과 함께 구체적인 규모를 기록했다. 그림과 기록을 통해 건축물의 형태를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는 것이다. 수원화성은 축성 후 두 차례의 대홍수와 일제강점기, 한국전쟁을 겪으면서 많은 시설물이 파괴되었다. 화성성역의궤를 바탕으로 복원했지만 원형과 다르게 복원된 경우도 있다.

수원화성 화서문 옹성 안 모습, 옹성 안쪽 방향으로 배수구인 누혈을 뚫었다.

수원화성 화서문 옹성 안 모습, 옹성 안쪽 방향으로 배수구인 누혈을 뚫었다.


수원화성 화서문 옹성 여장 안 모습, 옹성 밖으로는 현안을 뚫었고 안쪽 방향으로는 배수구인 누혈을 뚫었다.

수원화성 화서문 옹성 여장 안 모습, 옹성 밖으로는 현안을 뚫었고 안쪽 방향으로는 배수구인 누혈을 뚫었다.


화홍문의 경우 현재 홍예수문의 구조가 화성성역의궤와 다르기 때문에 원래 건설할 때 설계도와 다르게 시공한 것인지 1846년 홍수로 파괴된 후 1848년 중수할 때 원형과 다르게 시공한 것인지 알 수가 없다. 다만 물리학적으로 봤을 때 화성성역의궤 도설에 있는 화홍문의 수문은 수압에 취약한 구조로 되어있다. 1846년 홍수에 완전히 파괴되었기 때문에 현재의 구조로 시공했을 가능성은 있다. 남수문도 마찬가지이다. 1910년대 사진을 통해서 알 수 있는 것은 이미 그 이전에 수문 전체를 홍예로 만들었다는 것이다.

며칠 전 화성연구회 회원인 고영익씨로부터 창룡문 옹성에서 이상한 구멍을 봤다는 얘기를 들었다. 화성성역의궤 도설과 설명에도 없다며 현장 사진을 보내왔다. 사진은 옹성 밖에서 찍은 것인데 근총안 옆에 근총안 보다 작은 사각형의 구멍이 뚫려있었다. 화성성역의궤와 한글 정리의궤 도설을 확인해보니 그림에 없는 구멍이다. 창룡문은 한국전쟁 때 파괴되었는데 파괴되기 전 사진을 찾아보니 사진 속에 같은 구멍이 선명했다. 

수원화성 장안문 옹성 안 모습, 옹성 안쪽 방향으로 배수구인 누혈을 8곳 뚫었다.

수원화성 장안문 옹성 안 모습, 옹성 안쪽 방향으로 배수구인 누혈을 8곳 뚫었다.


수원화성 장안문 옹성 여장 안 모습, 옹성 바깥 방향으로 현안을 뚫었고 안쪽 방향으로 배수구인 누혈을 뚫었다. 바닥은 안쪽이 낮아 자연스럽게 배수가 된다.

수원화성 장안문 옹성 여장 안 모습, 옹성 바깥 방향으로 현안을 뚫었고 안쪽 방향으로 배수구인 누혈을 뚫었다. 바닥은 안쪽이 낮아 자연스럽게 배수가 된다.

 
창룡문과 옹성, 장안문과 옹성, 화서문과 옹성 구조를 자세히 조사하고 화성성역의궤 도설과 기록을 비교해봤다. 화성성역의궤에는 북옹성 내면에 누조 8곳, 동옹성 내면에 누조 4곳을 설치했다는 기록이 있다. 화홍문 밖에는 누조 7곳을 설치하고, 화홍문 안에는 누혈 6곳, 남수문 안에는 누혈 5곳을 뚫었다는 기록이 있다. 화성성역의궤 도설은 흑백이라 분간하기 어렵고 한글 정리의궤 팔달문 외도에서는 옹성 안쪽 누조를 확인할 수 있지만 창룡문과 화서문 옹성에는 누조를 그리지 않았다.

옹성의 구조를 보면 옹성 위 여장에는 총안이 있고 체성 밖으로는 현안을 뚫었고 안쪽으로는 배수구인 누조를 뚫었다. 현안이란 적을 감시하기 위해 만든 성에 부속된 장치인데 성벽 위 안쪽에서 성 바깥 아래 비로 밑까지 세로로 길게 내리 뚫은 구멍이다. 평상시에는 배수구 역할을 하지만 화살, 돌, 총 등을 이용해 적을 공격할 수 있다. 옹성의 바닥은 배수에 용이하게 안쪽으로 경사지게 하고 누조를 설치한 것인데 창룡문 옹성에는 기록은 옹성 안쪽에 누조 4곳을 설치했다고 하고 실제로는 옹성 바깥 방향으로 누조를 설치한 것이다.

수원화성 창룡문에 있는 누조, 안쪽에 2곳 바깥쪽에 2곳이 설치되었다.

수원화성 창룡문에 있는 누조, 안쪽에 2곳 바깥쪽에 2곳이 설치되었다.


수원화성 장안문과 화서문 내부의 누조 모습, 장안문은 뚫려있지만 화서문은 막혀있다.

수원화성 장안문과 화서문 내부의 누조 모습, 장안문은 뚫려있지만 화서문은 막혀있다.


누조(漏槽)는 돌로 만든 것을 석루조, 벽돌로 만든 것을 벽루조라 불렀고 구멍만 뚫어 물길을 낸 것은 누혈이라고 한다. 기록에 의하면 누조는 장안문과 팔달문 안과 밖에 각각 4곳, 창룡문과 화서문 안과 밖에 각각 2곳, 화홍문 밖 7곳에 설치했다. 북옹성과 남옹성 안쪽에 8곳, 동옹성과 서옹성 안쪽에 4곳이 설치된 것은 누조가 아닌 누혈인데 동옹성은 안쪽이 아닌 밖에, 서옹성은 안쪽에 3곳만 보인다.

누조를 관찰하면서 보니 장안문의 누조는 제 역할을 하고 있었지만 창룡문과 화서문에 있는 누조는 제 역할을 할 수 없게 성 안쪽의 배수구를 시멘트로 막아버렸다. 외부에서 보면 누조가 멀쩡해 보이지만 안에서는 그렇지 않은 것이다. 원상복구 해야 할 것이다.

수원화성, 창룡문, 옹성, 누조, 누혈, 한정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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