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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주는 비난말고 따뜻한 말 한마디가 역사를 바꾸어요.
창룡도서관의 인권인문학강의 “영화로 보는 인권 이야기”.
2020-10-28 13:06:16최종 업데이트 : 2020-10-28 13:06:15 작성자 : 시민기자   김동혁

인권인문학에 대해서 영화로 풀이하는 시간이 열린다.

인권인문학에 대해서 영화로 풀이하는 시간이 열린다.


"모든 사람은 자유로운 존재로 태어났고, 똑같은 존엄과 권리를 가진다" (세계인권선언 제1조) 

 

세계인권선언에는 다음과 같이 모든 사람이 차별없이 평등하고 존귀한 존재임을 공고히 하고 있다. 1948년 12월 10일에 유엔에서 채택된 세계인권선언으로 인해 인권에 대한 문제가 계속해서 회자되고 있다. 한국은 전태일 사건, 김지하 시인의 오적 팔화사건 등으로 인해 인권신장 의식이 차츰 수면위로 떠오르면서 현재의 국가인권위원회를 비롯한 다양한 기관들이 노력을 꾀하고 있다.

 

수원에서는 창룡도서관이 인권에 대한 다양한 활동들을 펼쳐가고 있다. 10월 한 달간은 인권에 관련한 도서목록을 추천하여 2층 종합자료실에 전시를 기획했다. "알고자 할 때 알 수 있을 것 : 국민의 알 권리" 전시회가 열려 조지 오웰의 "1984"와 같은 고전문학부터 "뉴스는 어떻게 조작되는가?"와 같은 저널리즘 도서까지 폭넓은 인권 관련 도서를 알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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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을 말하다" 추천도서목록.

 

동시에 독서문화프로그램으로 10월 16일부터 11월 6일 매주 금요일 오전 10시부터 12시까지 인권인문학 강의도 진행 중이다. 실시간 온라인 강좌로 열린 "영화로 보는 인권이야기"는 한국청소년센터 대표이자 "영화가 나에게 하는 질문들"의 저자 원은정 씨가 강의를 맡는다.

 

1차시 10월 16일에는 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로 "인간을 계급으로 규정할 수 있는가"라는 주제로 강의가 진행되었다. 2차시 10월 22일에는 영화 "4등"과 "서프러제트"로 "차별은 무엇을 무너뜨리는가?"를 고민하는 시간을 가졌다.
 

강사는 5, 6년 전부터 페미니즘, 장애인 인권문제 등으로 인권에 대해 관심이 많았으나 창룡도서관처럼 적극적으로 독서문화프로그램을 진행할 수 있어서 감사하다고 인사로 강의를 시작했다. 인권 및 젠더 문제는 우리의 일상과 떨어질래야 떨어질 수 없으므로 지속적으로 논의할 수 밖에 없는 이슈라고 덧붙였다. 왜냐하면 인권은 한 개인의 권리가 아니라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관계적인 문제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나 자신을 돌아보았을 때 가치관 제일 아래에 심어진 인권의식에 대해 무엇인가 자성하는 시간을 가지기를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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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치의 "나 때는 말이야"라는 조언을 강제로 들으며 석연찮은 표정을 짓는다.

 

영화 "4등"을 선정한 이유에 대해서도 아동 및 성인의 인권보다는 비교적 덜 존중되는 청소년 인권에 대해 조명하고 싶었다고 했다. 영화를 감상하기 앞서 "비난과 비판의 차이가 뭐라고 생각하는가?"에 대해 토론하는 시간이 있었다.

팅창에 여러 의견들이 올라왔다. 김영미씨는 "비난은 애정이 포함되어 있을 것 같아요."고 말했고, 이혜리씨는 "비난은 감정적, 비판은 이성적 행위"라고 말했다. 강사는 이것을 인권의 영역에서 고려했을때, 나의 언어가 피난의 언어인지 비판의 언어인지 구별하여 상대방의 인권을 침해하지 않도록 배려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비판은 상대방이 좀 더 나은 방향으로 잘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상처받지 않도록 하는 말이고, 비난은 일방적으로 나의 의견을 강요하는 점이라는 것에서 크게 동의가 되었다. 이런 맥락으로 볼 때 인권이라는 용어가 더이상 낯설고 어려운 말이 아니라 관계를 이루는 기초가 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4등"이라는 단어가 연상하는 이미지에 대해서도 함께 토론했다. "초딩때 맨날 달리기에서 4등이었는데 상을 못받아서 기분이 안좋았어요.", "열외되고 소외되는 기분이예요.". "차라리 3명만 달렸으면 좋겠어요."와 같은 의견들이 올라왔다. 요즘 유행하는 오디션 프로그램의 변화에 대해서도 짚어보았는데, 어느새 2등과 3등에게 상품이 주어지는 시스템이 사라지고 1등에게만 모든 혜택이 돌아가는 구조를 기억했다. 서열화를 강조하는 사회에 대해 논의하면서 영화 "4등"의 상황과 맞물려 떨어지는 우리네 사회를 어떻게 변화시킬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깊이 빠지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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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치의 차별적인 언어를 듣고 견디거나 새벽마다 혹독한 수영훈련을 받아야하는 주인공 준호.



영화 속에서는 수영 선수가 되기 위해 어른들의 억압을 받는 주인공 준호의 모습에 마음이 아팠다. 스포츠계의 체벌을 견디면서 삶의 목적을 잃고 폭력이 답습되는 모습에서 청소년 인권에 대해 돌아보게 되었다. 준호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하고 "나 때는 너보다 더 많이 맞았어. 부모님 생각하면서 더 이 악물고 버텼어."라고 말하는 수영코치 역시 준호와 마찬가지로 폭력의 피해자임을 알게 되었을 때, 참여자들이 채팅창에 탄식과 안타까움을 표현했다. 강사는 아이가 인생의 전부라고 학습된 엄마, 생계를 위해 코치일을 하면서 한편으로는 게임 중독으로 무료하게 살아가는 코치, 결국 자기 동생에게 얼차려를 시키며 폭력을 답습하는 준호, 누구하나도 잘못이 없다고 말했다. 모두가 피해자이자 동시에 가해자인 셈이다. 아직 중학생인 준호가 가져야 할 권리는 어른에게서 보호받을 권리밖에 없는데도, 어른들이 이 권리를 침해하고 준호는 어른들에게 배운대로 동생에게 얼차려를 시키는 걸 보면서 상처를 치유받지 못하고 그대로 어른이 되어버린 우리들을 연상케 했을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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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참정권 운동인 "서프러제트"에 참여했다고 해서 남편에게 양육권을 뺏긴 주인공 모드.



두번째 영화는 참정권을 얻기 위해 고군분투했던 여성운동가들의 실화를 그린 "서프러제트"를 감상했다. 강사는 참정권의 핵심은 개인이 선거에 참여하는 것 뿐만 아니라 선거에 출마하는 것도 포함된다는 것이 전제되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참정권의 역사에 대해서도 간략히 풀이하면서, 곧 보게 될 영화에서 참정권을 얻기 위해 얼마나 많은 희생이 있었는지 상상하게끔 했다. 영화에서는 세탁공장에서 염료에 노출되어 수명이 될 정도로 위험한 상황에서 근무하는 여성노동자의 모습들이 보였다. 이와 대조적으로 남성들은 배달일을 하면서 여성들보다 위험부담이 적으면서 임금은 더 받는 모습으로 보여졌다. 여성들은 위험한 노동으로 건강이 악화되는 중에도 남편과 가정을 수발해야 했는데, 바로 이것을 "서프러제트"라는 용어로 정의한다.

 

참정권의 여성주의 운동을 위해 투쟁하고 투사하는 모습이 비쳐지면서 다른 면으로는 집에서 쫓겨나거나 아이의 양육권마저 박탈당하는 모습이 이어졌다. 그렇지만 이 사회의 피해자는 여성뿐만 아니라 가정을 잃고 사회에서도 조롱당하는 남성도 역시 피해자였다. 때문에 차별은 개인뿐만 아니라 가정과 더 나아가서 사회 전체를 붕괴시키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더이상 인권차별문제는 혼자만의 문제가 아니라 역사에 참여하는 문제인 것이다. 우리 역시 역사 속에서 자리하는 한 인물이기 때문에 우리가 가지고 있는 인권을 올바르게 실현하기 위해 어떻게 살아가야 할 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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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정권을 얻기위해 비밀리에 숨어 사는 여인들.



"서프러제트"를 감상하고 나서 이수연씨는 "지금 저에게 부여된 많은 권리에는 제가 미처 생각지 못했던 사회의 연대가 있었다는 생각이 들어요."고 했다. 그러자 강사는 개인들의 투쟁이 100명, 1000명으로 늘어나는 역사적 흐름이 있었기에 변화가 이루어졌다고 했다. 우리의 생각과 행동이 변화하면 우리가 건네는 말 하나가 바뀌기 때문에 상대방의 인생이 바뀌고, 사회가 바뀌고, 역사가 바뀌는 것이라고 점진적인 기대감을 밝히기도 했다.

 

영화를 통해 인권에 대해 깊이 고민하는 특별한 독서문화프로그램 "영화로 보는 인권이야기"는 앞으로 10월 3일과 11월 6일 총 2회의 강의가 진행될 예정이다. 자세한 사항은 독서문화프로그램 웹페이지(https://www.suwonlib.go.kr/reserve)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창룡도서관에서 문의하여 강연링크를 받을 수 있다.(창룡도서관 031-228-47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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