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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에서도 이제 주차비를 받는다
공동 주택 주차 개선 문제, 슬기롭게 극복하는 길도 함께 찾아야
2021-01-04 09:36:01최종 업데이트 : 2021-01-05 10:35:26 작성자 : 시민기자   윤재열
권선구 금곡동에 있는 아파트가 새해부터 주차장 유료화를 운영한다. 간혹 상가가 함께 있는 주상복합 아파트는 유료 주차장이지만, 주민만 거주하는 아파트에서는 드문 경우다. 주민 동의를 거쳐 1월1일부터 시행에 들어가는데, 여전히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지금까지 살면서 아파트에서 주차비를 받는다는 소리는 처음 들어본다. 코로나19 때문에 중단했는데, 집에서 푸드 수업을 한다. 친구들과 주변 엄마들이 우리 집에서 함께 요리를 배우며 시간을 보낸다. 집에서 해서 겨우 재료비 정도만 받고 있는데 주차비를 걱정하게 됐다."
새해부터 아파트 주차장 이용료를 받는다는 안내 현수막.

새해부터 아파트 주차장 이용료를 받는다는 안내 현수막.

 
어린이 놀이터에서 만난 아기 엄마의 말이다. "본격적으로 하는 부업이 아니어서 사업자 등록도 안 하고 있는데, 관리사무소에서는 주차비를 내야 한다."라며 고민하고 있다.
 
경비실에서 근무하는 분은 "여기 아파트가 칠보산과 가까이 있다. 그래서 등산을 위해서 우리 아파트에 주차하고 가는 사람들이 간혹 있다. 상가 커피숍에 방문하는 사람들도 긴 시간 동안 차를 세워두는 때도 많다. 아무튼 주차비 징수를 하면 이런 사람들이 줄어들기 때문에 주차 환경도 좋아지고, 차가 줄어서 안전에도 도움이 될 것 같다."라고 말했다.
 
거주 세대는 주차비를 내지 않는다. 세대 방문도 일정 시간은 무료다. 개별세대에 주차시간 부여를 하고 세대 방문 차량이 잦아서 그 시간을 초과하면 그때부터 주차비를 징수하는 시스템이다. 이렇게 보면 대부분 무료 주차인 셈이다. 하지만 위 사례처럼 특별히 집에서 모임을 하거나, 손님 방문이 많으면 세대는 주차비를 별도로 내게 된다. 물론 택배 배송을 위한 방문 차량 등은 별도로 관리사무소에 등록하면 계속 무료로 출입할 수 있다.  
대부분 아파트는 방문자 전용 칸을 별도로 마련해 차량 출입을 관리하고 있다.

대부분 아파트는 방문자 전용 칸을 별도로 마련해 차량 출입을 관리하고 있다.

 
문제는 이미 아파트들이 단지에서 세대별로 차량 소유에 따라 일정액의 경비를 받고 있다. 필자가 사는 호매실동 아파트는 1400여 세대다. 아파트 주차장은 가구당 1.24대다. 이론상으로 가구당 1대씩만 있다면 주차를 넉넉히 할 수 있다. 하지만 관리사무소 통계에 의하면, 차량을 1대만 소유한 세대는 498세대다. 거의 1/3에 지나지 않는다. 2대를 등록한 세대가 771세대다. 벌써 2000대가 넘는다. 그런데 3대, 4대를 등록한 세대도 제법 된다.
 
주차 경쟁이 심해져, 입주자대표들은 회의를 열고 세대별 주차에 대한 경비 부과와 관련해 주민 투표를 진행했다. 이로 인해 세대별 1대는 무료이고, 2대부터는 경비를 받고 있다. 전용면적 84.95m²의 경우 2대일 경우 1만원, 전용면적 97.62m²는 2대는 8천700원이다. 하지만 3대와 4대를 소유한 세대는 액수가 세 배 이상으로 늘어난다.
 
이에 대해 차량 소유에 대한 경비 부과는 입주자 투표로 결정된 사항이니 더는 언급하지 말자고 한다. 주차 혼잡을 막고, 안전한 주차장 관리를 위해 비용을 부담하는 것이니 합리적이라고 말한다. 반면, 주민 이○현 씨는 "주차비가 주차공간 확보 등에 쓰여 주차장이 넓어진다는 기대도 없는데 무턱대고 돈만 걷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겠다."라고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실제로 경비를 내고 있지만, 주차장 상황은 좋아지는 것이 없다. 저녁 9시만 넘으면 주차장이 다 찬다. 밤늦게 귀가 하는 사람들은 주차할 곳이 없어 빙빙 돌다가 겨우 차를 댄다. 필자도 늦게 오는 날은 집에 오기 전부터 주차 걱정을 한다.
 
아침 출근길도 편안하지 않다. 이중 주차가 많아 이 차를 모두 밀고 가는 것이 쉽지 않다. 이 과정에 접촉사고로 재산 피해를 보는 일도 있다. 어떤 경우는 브레이크가 걸려 있고, 연락도 안 되는 때도 있다. 자연히 화가가 치밀어 오른다. 주민들은 주차에 대한 갈등으로 서로에 대한 불신만 키우고 있다.
 
아파트 모빌에는 주차 문제로 불편한 글과 사진이 자주 올라온다. 그러면서 여러 해결책도 제시하고 있다. '1세대 1주차 공간을 주자. 3차량부터는 아예 등록을 허용하지 말자. 지상 보도에 주차를 허용하자(이 아파트는 지상은 화단과 보행 통로만 있어서 주차할 수 없는 곳임), 외부 차량이 방문증을 끊고 들어오는데 친지 방문이라고 하지만 확인할 길이 없으니 세대 확인 후 입차시키자' 등의 의견이 제시된다.

주차공간은 한정되어 있고, 차량은 갈수록 늘고 있다. 이중 주차 등으로 주민들끼리 가벼운 갈등 상황이 발생한다.

주차공간은 한정되어 있고, 차량은 갈수록 늘고 있다. 이중 주차 등으로 주민들끼리 가벼운 갈등 상황이 발생한다.

 
여러 의견이 제시되지만, 당장 실현 가능한 제안은 없다. 타인을 배려하지 않는 개인적 입장에서 나온 안이 많다. 급기야 입주자대표회에서는 이웃 아파트처럼 방문 차량에 대해 주차비를 부과하는 것을 검토 중이라고 한다. 주차비를 부과하면 외부 차량이 줄어들어, 주차공간이 많아질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생각해 보면 아파트 주차장이 넉넉한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좁은 것도 아니다. 문제는 차가 많아지고 있다. 그렇다고 차를 소유하지 말고 대중교통을 이용하라고 강제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답은 하나다. 주민들이 서로 배려하는 마음에서 길을 찾아야 한다. 차를 주차선에 바르게 대는 것부터 필요하다. 가끔 차를 제대로 대지 않고 옆 차선을 침범한 차를 발견한다. 결국 두 주차면을 차지하는 꼴이다. 이중 주차를 할 때도 차량 바퀴를 일렬로 바르게 해서 밀기 편하게 해야 한다. 차량이 크면 밀기도 힘들다. 이때는 차 안에 전화번호를 남겨서 차 주인이 직접 내려와 도와주는 것도 좋다. 보유 차량에 경비를 받고, 다시 외부 차량에 주차비를 징수한다고 주차공간이 넓어지지 않는다. 경비원들이 수시로 돌아다니며 주차가 바르지 않은 차량에 스티커를 붙이는 것도 근본적인 해결책도 아니다. 지금은 각자가 주차 예절을 철저히 지키며, 이웃과 따뜻한 눈길을 나누는 것이 최고의 방법이다.
 

아파트, 주차비, 배려, 주민, 윤재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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