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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내려도 안전하게 출근할 수 있어요
시청, 시민 모두가 한마음으로 제설작업
2021-01-19 09:37:03최종 업데이트 : 2021-01-19 13:58:48 작성자 : 시민기자   윤재열
밤에 주민들이 아파트 도로에 눈을 쓸고 있다. 마음은 있어도 쉬운 일이 아닌데, 이웃을 위해서 따뜻한 수고를 하고 있다.(사진 제공 호매실 ㅎ아파트 주민 김태호)

밤에 주민들이 아파트 도로에 눈을 쓸고 있다. 마음은 있어도 쉬운 일이 아닌데, 이웃을 위해서 따뜻한 수고를 하고 있다.(사진 제공 호매실 ㅎ아파트 주민 김태호)


기상청은 17일 오전 11시부터 전국 곳곳에 대설주의보를 발효했다. 오후 8시 10분에는 인천, 경기 등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많은 눈이 올 것으로 예보했다. 밤사이 일시적으로 소강상태를 보이겠으나 18일 오전 3시부터 눈의 강도가 강해져 대설특보가 발표되는 곳이 늘어나겠다고 예상했다.

기상청 예보에 17일 오후 염태영 수원시장은 '우리 시 제설 장비 점검 현장입니다.'라는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여기서 '오늘 밤부터 내일까지 우리 시에 최대 10cm의 눈이 예보됨에 따라, 오늘 오후부터 제설 인력 230여 명이 비상 근무에 돌입했습니다. 지난 6~7일 내린 폭설 이후 확충한 장비를 포함해 15톤 트럭 25대 등 차량 78대, 굴삭기 8대, 쌓인 눈을 밀어낼 중장비 2대 등이 점검을 마치고, 조금 전 작업에 나섰습니다.'라는 제설 대책 상황을 시민에게 알렸다.

그러면서 '밤새 시내 주요 도로를 다니며 눈이 내려 쌓이는 곳이 없도록 꼼꼼히 살피겠습니다. 시청과 구청, 사업소, 동 행정복지센터 전 직원들도 44개 동 골목골목에 투입하겠습니다.'라며 시민 불편을 최소화하겠다는 글을 남겼다.

눈이 많이 온다는 기상 예보에 시민들도 걱정이 많았다. 월요일 아침 출근길은 다른 날보다 교통 혼잡이 있는데, 눈까지 오면 교통 대란이 올 거로 생각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영통에 사는 직장인 윤○인 씨는 "지난 7일 오전에 출근길에 고생했다. 승용차로 넉넉하게 40분간이면 출근하는 거리를 거의 2시간 걸려서 도착했던 기억이 있다"고 말했다.

눈이 오면 교통 혼잡도 예상되지만, 우리가 걸어 다녀야 하는 길목도 걱정이다. 아파트는 공동 주택이기 때문에 누가 선뜻 눈을 치우는 사람이 없다. 간밤에 눈이 많이 오면 속수무책이다. 필자가 사는 아파트는 1,400세대가 사는 대단지다. 아파트 관리실 직원은 난방 기계 정비 지원 등 할 일이 많다. 정문에는 보안실 직원이 근무하는데 외부 차량 출입 관리하기도 벅차다. 청소를 담당하는 근로자가 있지만, 밤에는 없다. 아침에 출근해도 아파트가 워낙 넓어서 쌓인 눈을 치우는 것도 한계가 있다.

이런 상황에 주민들이 나섰다. 누가 시키지 않았는데도 서로 빗자루를 들고나와서 눈을 치웠다. 이 광경에 아파트 주민들은 '마음은 있어도 쉬운 일이 아닌데, 수고해주신 이웃께 진심으로 감사하다' '이 길을 지날 때 고마운 마음을 생각하며 걷겠다' '누군가의 희생에 따뜻함을 느낀다' '다음에도 참여하겠다'는 등 아파트 커뮤니티에 서로의 이야기를 올리며 응원했다. 코로나19로 힘들고 답답한 상황중에도  따뜻한 이야기를 서로 나누는 장면을 보니 마음조차 훈훈해졌다.

앞에서 수원시청이 밝힌 제설 작업 계획을 보듯이, 눈이 많이 와도 안심이 된다. 시청과 관계 기관이 장비와 인력을 동원해 철저히 대비하고 있어 불편이 없다. 하지만, 이면도로와 상가 앞길은 시청의 손길이 미치지 않는다. 그런데 이런 곳도 이제 걱정이 없다. 상가 주변 사람들이 일찍 나와 삽과 빗자루를 들고 눈을 치웠다. 추운 날씨에도 몸을 아끼지 않고, 눈을 치우는 수고를 했다. 호매실에서 휴대전화를 파는 주인은 "눈을 치우지 않고 가게에 앉아 있으면 내 마음이 내내 불편하다. 혹시 어르신이라도 지나시다 넘어져서 다치면 큰일이 아닌가. 또 내 집 앞이니 내가 치운 게 특별한 일을 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담담하게 말했다.
지역 상가 주변도 '내 집 앞은 내가 쓴다'는 습관이 정착되어 있다. 아침에 나와서 급한 대로 사람들이 다닐 수 있도록 길을 냈다.

지역 상가 주변도 '내 집 앞은 내가 쓴다'는 습관이 정착되어 있다. 아침에 나와서 급한 대로 사람들이 다닐 수 있도록 길을 냈다.


이른바 '내 집 앞 눈 치우기' 조례가 있다. 이 조례는 폭설로 주택이나 건물 앞 인도의 눈이 제대로 치워지지 않아 시민들이 보행에 큰 불편을 겪는 것을 예방하기 위한 것이다. 외국의 경우도 집 앞 도로에 눈을 치우지 않으면 벌금을 물리는 곳도 있다고 한다. 이 조례 역시 지자체의 행정력이 도로 곳곳에 닿지 않기 때문에 '내 집 앞의 눈은 스스로 치우자'는 취지에서 마련됐을 것이다.

하지만 이 조례로 벌금을 물리거나 법적 책임을 강제적으로 묻는 것은 어려운 측면이 있다. 중요한 것은 건축물 관리자나 소유주가 서로 솔선수범해서 제설작업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눈을 치우고 마무리 작업을 하는 상가 주인의 모습

눈을 치우고 마무리 작업을 하는 상가 주인의 모습



다행히 18일 월요일 출근길은 예보와 달리 눈이 조금 내리고 얼지도 않았다. 지난 7일처럼 출근길 교통 혼잡도 없었다. 동네 골목길 곳곳에서도 가게 주인들이 눈을 쓸어 길을 지나는 사람이 미끄러지는 모습도 안 보였다.

우리 도시가 살기 좋은 곳이 되는 것은 시청이나 구청의 노력만으로 되지 않는다. 시민들의 노력이 뒷받침돼야 완성한다. 아무도 알아주지 않지만, 추위에 아랑곳하지 않고 밤을 밝히며 길을 쓰는 사람들이 우리 마을을 빛낸 사람들이다. 이들이 있어서 우리 세상은 더 아름답다. 19일부터 다시 한파 주의보가 내렸다. 추운 겨울도 아직 많이 남았다. 우리 이웃들의 따뜻한 이야기가 주변에서 계속 머물러 추운 겨울을 녹여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 제설작업, 배려, 선행, 한파, 윤재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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