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겨찾기 추가
본문영역
  
채소가 자랄지 의구심이 들 정도로 분양받은 텃밭이 황량하다 수원시농업기술센터에서 이달 5일까지 권선구 탑동 시민농장 등 수원시 곳곳에 마련된 도심 속 텃밭에서 시민이 직접 경작하는 '시민농장 텃밭 체험' 참여자를 모집했다. 매년 시행하는 '시민농장 텃밭 체험'에 필자는 작년에 참여했다. 3차 선정에 겨우 들어 권선구 평동 시민농장 1구좌를 받았다. 4월 중순 도시농부가 된 기분으로 텃밭에 찾았다. 하지만 황량한 마른 땅 모습에 희망에 부푼 마음이 여지없이 무너지고 한숨이 나왔다. 제법 밭처럼 꾸며진 다른 구역과 달리 푸석한 흙으로 급히 조성된 것으로 보이는 텃밭은 풀 한 포기 나지 않았다. 
거름 두 포 사서 텃밭 만들기를 하고 모종을 심었다. 주변 돌은 텃밭을 일구면서 나온 돌이다 모종을 심기 전에 먼저 거름을 두 포 사다 텃밭에 뿌리고 흙 뒤집기를 해서 1주일을 묵혔다. 고추를 주종으로 상추, 파, 쑥갓, 얼갈이, 오이, 방울토마토 등 모종을 심었다. 
제법 고춧대를 세울 정도로 시간이 흘렀지만, 아직도 텃밭과 주변 땅은 풀 한 포기 나지 않을 정도였다 한 달 보름이 지나자 제법 커서 고추 지지대를 세웠다. 급조된 텃밭인지라 여전히 주변에는 풀잎 한 포기 자라지 않았다. 텃밭 주변 돌은 텃밭을 일구기 전 땅을 거르면서 나온 돌들이다. 주변에 농사를 포기한 텃밭이 종종 보이는 이유가 아마도 그 사유가 클 것 같다. 
8월이 되니 풋고추도 따는 재미가 쏠쏠하고, 고추는 점차 빨간 물이 들기 시작했다 8월이 되니 제법 빨간 고추가 달리기 시작하고 풋고추도 반찬으로 쓰일만큼 나왔다. 텃밭을 일군 보람을 느꼈다. 이 고추는 이번 겨울 김장김치 고춧가루로 쓸 계획이다. 
고추 농사를 파하고 김장 배추를 심었다. 점차 속이 차오르니 마음마저 풍성해지는 느낌이다 9월 초 고추를 파하고 김장김치 모종을 사서 심은 배추와 갓이 2달을 넘어서니 제법 크다. 배추 40포기로 보아 이정도면 김치를 담글 만큼은 자란 듯싶었다. 하지만 여전히 한쪽 구석에 심은 쪽파와 상추는 잘 자라지 않았다. 배추와 갓을 뽑으니 텃밭이 휑하다. 날씨가 추워 자라지 않는 쪽파와 상추를 어떻게 할까하다 텃밭을 집안으로 옮기기로 마음을 먹었다. 몇 개의 화분을 사서 옮겨 심었다. 겨울나기가 시작된 것이다. 
텃밭 화분, 왼쪽은 텃밭에서 옮겨 심은 상태이며 오른쪽은 상춧잎을 뜯거나 쪽파 밑동을 잘라도 계속 자라나는 모습 창가에 놓은 상추가 햇살을 받아 자라니 종종 상춧잎을 뜯고 책상 아래 자리 잡은 쪽파도 밑동을 잘라 반찬으로 쓰이니 겨우내 먹거리를 제공해주었다. 나만의 텃밭이 기특하기만 하다. 
현재 텃밭 모습, 새로운 도시농부를 맞이하기 위해 가을걷이 이후 정리된 모습 텃밭은 가을걷이가 끝난 이후 비워진 채 올해 새로운 도시농부를 맞이하기 위한 숨 고르기를 하고 있는 듯 하다. 황폐해 보이는 텃밭에도 도시농부들에 의해 또다시 푸르름을 찾을 것이다. 특히, 작년에 이어 계속되는 코로나19로 비대면 생활이 길어지면서 텃밭과 일상이 되었다. 겨울이 되어도 하염없이 길어지는 코로나19에도 집안에 꾸민 텃밭으로 위안을 삼을 수 있었다. 지쳐가는 몸과 마음에 위로가 됐다. 올해도 어김없이 수원시농업기술센터에서 이달 5일까지 '시민농장 텃밭 체험' 참여자를 모집한다. 비록 선정이 안 된다 할지라도, 작지만 이번처럼 소중한 나만의 텃밭을 일구어 볼테다. 텃밭 문의 : 수원시 도시농업팀(031-228-2548, 2549) 
연관 뉴스
0
|
공유하기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