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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하순 도시농부들의 일손이 바빠졌다
노지에서 자란 상추나 오이 토마토의 맛과 향에 일손 못놔
2021-04-01 13:55:03최종 업데이트 : 2021-04-01 13:54:08 작성자 : 시민기자   차봉규

밭 두둑까지 만들어지는 농기구로 밭을가는 농부

밭 두둑까지 만들어지는 농기구로 밭을가는 농부


영상 15도를 웃도는 따뜻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주말농장 도시 농부들의 일손도 바빠진다. 3월 하순부터 5월 상순까지는 밥상을 풍성하게 해줄 채소류를 심는 시기다. 필자도 며칠 전 채소 씨앗을 뿌리려고 주말농장에 가보니 도시 농부들이 나와 밭을 파고 비닐을 씌우고 손놀림들이 바쁘다. 밭이 갈아지면서 자동으로 두둑까지 만들어지는 소형 농기구로 밭을가는 농부도 있다. 쇠스랑으로 밭을파고 삽으로 골을치는일도 멀지않아 사라질 것같다.

벌서 상추 모종을 사다 심은 농부들도 있다. 지금은 비닐하우스에서 각종 씨앗을 일찍 발아(發芽)시켜 모종을 내기 때문에 시기보다 10~15일쯤 앞당겨 심는 농부들도 있다. 하지만 너무 일찍 심으면 갑작스런 영하권으로 냉해를 입을 수도이있다. 계절상으로는 3월 하순에는 상추, 쑥갓. 아욱, 당근, 열무 등의 씨앗을 뿌리고 4월 상순에는 시금치, 감자, 가지 중순에는 땅콩, 강낭콩, 옥수수  5월 상순에는 고구마, 토마토, 오이, 고추, 호박 등을 파종한다.
 

일찍심은 상추 모종

비닐하우스에서 발아시킨 상추 모종을 심었다


필자는 수원과, 화성의 경계지역인 기안동에 있는 주말농장 20여 평을 임대해 10여 년째 밭농사를 짓고 있다. 밭농사를 오래 짓다 보니 이제는 식물의 성장 과정이나 사람이 살아가는 생존 방식이 다르지 않다는 것을 관찰하게 됐다. 어였한 전업 농부가 다된 셈이다. 농사를 짓는 일은 사람이 먹고살 식량을 가꾸려는 농부들과 이를 공격하는 벌레(병충해)들과 풀들의 연합전으로 매년 반복되는 끝없는 전쟁이다.


봄에 제일 먼저 날아오는 해충은 등이 둥그름한 무당벌레다. 칠성 무당벌레는 오이나 가지 등 이파리에 진액을 빨아먹는 진딧물을 잡아먹고사는 익충(益蟲)이지만 노란색 등에 28개의 점박이 무당벌레는 이파리를 갉아먹는 해충(害蟲)이라 보는 대로 잡아 없애야 한다.

 

다음으로 오이나 가지 이파리에 진액을 빨아먹는 진딧물이다. 햇볕이 닿지 않는 이파리 뒷면에 붙어있기 때문에 잡아 없애기도 약을 치기도 고약스럽다. 자주 살펴보고 번지기 전에 손으로 문질러 없애는 수밖에 없다. 진딧물은 발이 없어 자체 이동을 못하는 대신 진딧물의 배설물을 먹고사는 개미들이 등에 업고 이리저리 이동을 시켜 삽시간에 번진다. 오이 줄기나 땅에서 이동하는 개미가 있으면 잡아 없애 야한다.
 

이파리 진딧물을 잡아줘야 잘 자란다

이파리 진딧물을 잡아줘야 잘 자란다(사진:작년농사)


밥상에 오르는 채소 중 병충해가 없는 채소는 상추, 아욱, 쑥갓, 시금치, 부추 등 몇 가지뿐이다. 씨앗을 뿌리기 전에 퇴비와 복합비료를 뿌려주고 흙과 배합한 후 씨를 뿌리면 일주일쯤 후면 새 싹이 돋아난다. 적당한 수분만 있으면 손 볼일도 없이 잘 자란다. 상추는 물 탐을 많이 하는 편이다. 상추를 뜯어낼 때마다 물을 주면 이틀에 한 번씩 연한 상추를 뜯어먹을 수 있다.

 

사계절 우리 밥상에 단골 반찬이 배추 김치와 무 김치다. 그런데 배추나 무는 싹이 돋아 새끼손가락 길이만큼 자라면 벌레들이 파먹어 이파리에 구멍을 숭숭 뚫어놓는다. 시장에서 파는  배추나 무는 구멍하나 없이 싱싱하다. 상품성을 높이기 위해 농약을 안 할 수가 없다. 농약을 안 친 배추나 무를 먹으려면 이파리에 구멍이 숭숭 난 채소를 사 먹어야 안전하다. 도시농부들이 채소를 직접 가꾸어먹는 재미도 있지만 무농약 채소를 먹으려고 주말농장을 하는 것이다. 

 

필자는 밭 20여 평에 상추를 비롯해 20여 종이 넘는 농작물을 심는다. 밭 임대료, 퇴비, 씨앗, 농자재 등 30여만 원정도 들어간다. 애들은 힘들게 농사짓느니 그 돈으로 편하게 사 먹는 게 났다고 하지만 모르는 소리.  마트에서 파는 상추나 오이 토마토는 향도없고 맛이 없다. 노지에서 햇볕을 쬐면서 비바람 맞으며 자연환경에서 자란 상추나 오이, 고추, 토마토는 마트에서 파는 것과 색깔부터 다르고 영양이나 맛과 향이 있다.

 

여름철 밥때가 되면 주부들은 밥상차릴 일이 걱정이다. 하지만 농부들은 넝쿨 콩이나 강낭콩 파란 콩으로 밥을 짓고, 상추, 고추, 오이, 가지나물을 밥상에 올려 가족들의 입맛을 돋아준다. 후식이나 간식으로 먹는 토마토는 향긋한 향이 코끗을 자극한다. 이런 맛에 농사일에 손을 놓지 못하고 계속하게 된다.

 

탑동시민농장에서 시민이 농작물을 심고있다(사진/포토뱅크)

탑동시민농장에서 시민이 농작물을 심고있다(사진/포토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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