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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실에서 근심을 푼다
수원시 화장실 박물관 세계 화장실 문화를 선도
2022-01-03 11:07:21최종 업데이트 : 2022-01-03 11:07:15 작성자 : 시민기자   이태호
수원시 이목동에는 `해우재` 수원시 화장실 박물관이 있다.

수원시 이목동에는 `해우재` 수원시 화장실 박물관이 있다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사회적 거리두기는 사적모임이 4인까지로 제한됐다. 체육관도 가지 못하고 건강을 위하여 혼자 걷기 운동을 자주한다. 서호호수, 일월저수지 등이 운동코스다. 오늘은 이목동에 있는 '해우재' 수원시 화장실 박물관으로 출발했다. 왕복 1시간 30분으로 걷기 운동에는 딱 안성맞춤이다. 박물관 옆에는 화장실 문화 공원이 조성되어 있었다. 여러 조형물이 있는데 똥지게 메는 사람, 요강, 밑씻개 등 재미있는 모형들이 관람객을 웃게 한다.
 

초등학교 다닐 때 고향생각이 난다. 초가지붕 화장실은 나무 두 개를 걸쳐 놓았을 뿐이다. 흔들거리는 나무 위에 조심스럽게 쪼그려 앉아 힘을 주면 똥덩어리가 아래로 떨어지며 '첨벙' 똥물이 튄다. 볼일을 다보면 휴지는 없었다. 걸쳐놓은 가마니문에서 짚을 빼어 닦었다. 농촌에서 모아놓은 똥은 양질의 비료였다. 친구들과 오징어 게임을 하다가 볼일은 집으로 뛰어와 뒷간으로 갔다. 잿말래 너머 밭에 똥지게를 지고 가 인분 뿌리는 작업을 하기도 하였다.
 

농촌에서 가정마다 모아놓은 똥은 양질으 비료였다. 농부는 똥지게를 지고 밭에 인분을 뿌렸다.

농촌에서 가정마다 모아놓은 똥은 양질으 비료였다. 농부는 똥지게를 지고 밭에 인분을 뿌렸다


화장실박물관 앞에는 안내문이 쓰여져 있었다. 사전예약으로 입장하게 되어 있다. 겨울이라 방문객은 없었다. 안내원이 반갑게 맞는다. "정자동에 사는 주민인데 걷기운동하다가 사전예약 없이 들어왔다"하니 안내원은 "코로나19로 관람인원 제한을 하고 있다"며 오늘은 관람객도 없으니 구경하라고 한다.

안내대에는 '수원시 화장실문화 전시관' 책자가 비치되어 있었다. 해우재(解憂齋)는 사찰에서 화장실을 일컫는 해우소(解憂所)에서 비롯된 것으로 근심을 푸는 집이라는 뜻이다. 심재덕 전 수원시장은 세계 화장실 협회 창립을 기념하고, 세계인에게 화장실의 중요성을 알리고자 30여 그년간 살던 자신의 집을 변기 모양으로 새롭게 짓고 '해우재'라 이름지었다. 수원시는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공중화장실을 가진 도시로 만들 것을 선언했다.
 

해우재 박물관 앞에는 커다란 황금똥 덩어리가 우리를 기다린다.

해우재 박물관 앞에는 커다란 황금똥 덩어리가 우리를 기다린다


수원시에서는 1996년 전국 최초로 화장실 전담부서를 신설해 아름다운 화장실 가꾸기 사업을 진행하기도 했다. 화장실이 더 이상 배설만을 위한 공간이 아닌 사색과 휴식, 전시와 만남 등 에너지 재충전을 위한 문화공간으로 재탄생됐다. 당시 필자는 수원시에 근무했다. 옆 사무실에서 하는 업무가 생소하기도 했지만, 지금 돌이켜보면 열심히 하는 직원들이 무엇인가 해냈구나 칭찬을 해주고 싶다. 
 

박물관은 1층과 2층으로 되어 있었다. 1층에는 '화장실의 역사'와 '화장실의 과학'이라는 두 가지 테마로 구성되어 있다. 인류의 진화에 따라 탄생한 화장실의 역사, 수원시의 화장실 문화운동, 수세식 변기의 발전과정, 하수종말처리 방법 등의 내용이 전시되어 있다. 2층 기획 전시실에는 연간 주제에 따른 특별 전시가 진행된다고 한다. 특이한 것은 수유실이 있고, 유리로 된 중앙화장실이 있었다. 이곳은 평상시 전면 유리를 통하여 밖을 감상할 수도 있지만 용변을 볼 때 스위치를 켜면 전면 유리가 불투명으로 변하여 외부와 차단되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박물관 입구에는 커다란 곰이 똥을 방울방울 싸면서 방문객을 유혹한다.

박물관 입구에는 커다란 곰이 똥을 방울방울 싸면서 방문객을 유혹한다
 

밖으로 나오니 한무더기의 황금똥 무더기가 예술작품 같기도 하고, 곰이 똥을 방울 방울 싸는 모습이 귀엽기도 하다. 박물관 옆에는 소하천을 두고 해우재 문화센터가 있다. 지상 4층 규모로 화장실 관련 유물들을 수집 보관하는 수장고와 똥책 도서관 및 어린이 체험관, 세미나실, 등을 갖추고 전시, 체험, 교육 등의 기능을 당당한다. 옥상 전망대에 오르면 건너편 해우재 화장실 박물관이 보인다. 커다란 변기모양의 해우재는 물론이고, 화장실문화 공원의 전경이 잘 보여 화장실 동화나라에 온 기분이다.


해우재 박물관 입구에는 미스터 토일렛 심재덕 전 시장의 동상이 세워져 있다. 외갓집 뒷간에서 출생하여 얻은 이름이 개똥이이었다고 한다. 또한 수원시장 재직 시 화장실 문화운동에 정열적으로 매진하여 세계언론으로부터 얻은 별명이 Mr. Toilet이다.



생각하는 로댕이 변기에 앉아 깊은 생각에 잠겨있다.

생각하는 로댕이 변기에 앉아 깊은 생각에 잠겨있다


지난 11월에는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세계 화장실 문화를 선도하고 있는 수원시가 'K-TOILET! 세계를 디자인하다' 주제로 수원 국제화장실 박람회를 개최했다다. 박람회는 화장실 관련 설비, 위생용품 물환경 관련 기술과 시스템에 대하여 회의가 있었다.
 

세계화장실협회를 수원에서 창립하고 본부도 우리나라에 있다. 지금은 개발도상국 화장실 및 위생 문제 개선을 위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우리는 해우재가 수원에 있고 큰일을 하고있다는 자부심을 갖는다.


밤에 오줌을 싼 아이들이 키를 쓰고 소금을 받으러 이웃 할머니 댁으로 가고 있다.

밤에 오줌을 싼 아이들이 키를 쓰고 소금을 받으러 이웃 할머니 댁으로 가고 있다


관람을 마치고 나오면서 이정아 안내원과 이야기를 나눴다. 해우재에 근무한지 3년 째로 많은 관람객을 맞이했다고 한다. 관람객 중에는 특히 유치원생이 단체로 많이 온다고 하였다. 이에 맞춰 어린이 체험관을 운영하기도 한다. 동그란 눈을 크게 뜨고 똥에 대한 질문을 많이 하는 것을 보면 너무 귀여워 업무에 보람도 많이 느꼈다고 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관광객이 밀집된 곳으로 여행은 할 수 없다. 가까운 거리에 있는 근심을 풀 수 있는 해우재박물관을 찾아 어른들에게는 추억을 아이들에게는 화장실에 대한 위생 개념을 공부하는 시간을 만들어주면 어떨까 제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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