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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분만 열리는 ‘선행 책가게, 책과 기억을 사요!
선행초등학교, 책가게 수익금으로 세월호 추모 기부해
2022-04-25 14:33:17최종 업데이트 : 2022-04-25 14:33:15 작성자 : 시민기자   김윤지
선행초는 세월호 8주기를 맞아 학교에서 깜짝 책가게를 열었다

선행초는 세월호 8주기를 맞아 학교에서 깜짝 책가게를 열었다



"우리 학교에는 일 년에 한 번 특별한 쉬는 시간이 있다. 쉬는 시간은 30분이지만 학교 뒤뜰에서 책가게가 열린다. 학부모님들이 오셔서 돗자리를 깔고 책을 팔면 학생들이 와서 살 수 있다. 책값은 단돈 백 원이지만 책과 함께 얻는 건 더 많고 줄 수 있는 건 더욱 많다." (선행초3 김준성) 

권선동에 위치한 선행초는 세월호 8주기를 맞아 학교에서 깜짝 책가게를 열었다. 30분동안 진행되는 짧은 시간을 이용해 누구나 책을 살 수 있는 '선행 책가게'(이하 책가게)다. 매년 4월이 되면 진행했던 책가게가 코로나19로 인해 중단되었다가 올해 다시 시작한 것. 학교 본관과 별관 사이에 있는 공간에서 자리를 마련해 책을 파는 학부모들과 책을 사려고 동전을 만지작거리는 학생들 모습이 정겹다. 

 
학생들이 책가게에서 책을 사고 있다

학생들이 책가게에서 책을 사고 있다



"학교에서 전날 선생님이 알려주셔서 그동안 모았던 동전을 가지고 나왔다. 엄마에게 선물할 요리책과 동생에게 줄 그림책, 그리고 평소에 사고 싶었던 학습만화를 살 예정이다. 그리고 깜빡하고 동전을 가지고 오지 않은 친구가 있어 동전을 빌려주기도 했다. 어떤 곳에서 책을 샀는데 판매하는 학부모님이 노란 리본을 주셨다. 책도 사고 노란 리본도 주셔서 감사했다. 세월호에 대한 사건을 잊지 말아야겠다." (선행초5 김시윤)

이번에 열린 책가게는 오전에 비소식이 있어 우려가 되는 상황이었다. 학부모회에서는 일찌감치 학교에 나와 미리 책이 젖지 않도록 자리 배치부터 꼼꼼히 살폈다. 건물 사이에 천장이 있는 곳부터 돗자리를 깔고 우산 등도 준비했다. 학부모 일부는 쉬는 시간에 학생들이 한꺼번에 몰리지 않도록 안전지도를 지원했다. 또 학생들이 활동하는 모습을 예쁘게 찍고자 사진 촬영을 돕는 학부모도 있었다. 자발적으로 돕겠다는 마음이 모여 책가게를 안전하게 마칠 수 있었다. 

 
학생들이 비를 피해 마련된 곳에서 책을 구매하고 있다

학생들이 비를 피해 마련된 곳에서 책을 구매하고 있다


"매년 아이들과 함께 선행 책가게에 참여하고 있다. 무엇보다 학교에서 학생들에게 세월호에 대해 기억하고 마음을 모으는 자리를 마련해주어서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 학부모는 사전에 만나 노란 리본을 만드는 모습도 뭉클했다. 간단히 책을 사고 파는 활동이지만 학교, 학생, 학부모가 함께 세월호를 기억하고 추모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선행초 3,5 학부모 이지연 씨)

책가게는 학교와 학부모회가 협력해서 준비하는 행사다. 규모도 크지 않고 짧은 시간에 진행되는 일회성 행사다. 하지만 단순히 책을 판매하는 벼룩시장을 넘어 소중한 의미를 담고 있다. 매년 책가게로 인한 수익금은 세월호를 추모하는 기관에 기부하고 있고 올해는 12만원 정도 모금이 되었다. 2018년에는 기부를 하면 기부한 단체명이 세월호 안전공원 비문에 새겨진다는 소식을 듣고 선행초에서도 책가게 수입과 삼삼오오 교사들이 모은 기부금을 합해 '선행교육공동체' 이름으로 공원에 기부한 바 있다. 

 
학부모들이 학교에서 돗자리를 펴고 책가게를 준비하고 있다

학부모들이 학교에서 돗자리를 펴고 책가게를 준비하고 있다


선행초 이성호 교장은 "어느덧 세월호 참사 8주기가 되었다. 우리 학교에서도 책가게 외에도 희생자들을 추모하며 학년별, 학부모회에서 교육 활동를 하고 있다. 아이들이 쓴 글을 보니 '다시는 이런 슬픈 일을 겪어서는 안 된다.', '원인을 잘 밝혀서 또 이런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희생된 분들이 하늘나라에서 잘 살아가기를 기도한다' 등 다양한 내용이 있었다. 학습활동과 행사를 통해 우리 아이들이 희생되신 분들을 추모하고, 안전의 중요성을 일깨울 수 있도록 수고해 주셔서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라고 말했다. 

학생들이 만든 세월호 추모 게시판

학생들이 만든 세월호 추모 게시판

학생들이 만든 세월호 추모 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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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행초, 김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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