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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 장터에는 희망의 목소리가 있다
수원 아나바다 나눔 장터
2022-06-23 15:13:45최종 업데이트 : 2022-06-23 15:13:33 작성자 : 시민기자   곽기주
수원 아나바다 나눔 장터. 입구에 위치한 꽃에서 삶의 향기가 난다. [사진 제공; 수원체육문화센터]

수원 아나바다 나눔 장터. 입구에 위치한 꽃에서 삶의 향기가 난다. [사진 제공; 수원체육문화센터]


"새는 알에서 나오기 위해 싸운다. 알은 세상이다. 태어나려는 자는 자기 세계를 깨트려야 한다" (헤르만 헤세, 『데미안』)

장마 기운을 머금어 습도가 높았던 지난 22일. '아나바다 나눔 장터'가 열리고 있는 수원체육문화센터 1층 로비에 들어서니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 문구가 떠올랐다. 

나눔 장터는 소박하고 아기자기한 모습으로 방문객을 맞았다. 경기수원지역자활센터, 수원희망지역자활센터, 영통보건소 그리고 개인 벼룩시장 참여자 두 팀이 판매자로 참여했다. 

경기수원지역자활센터는 '가난을 넘어서는 협동 사회 경제 실현'을 비전으로 저소득 빈곤 계층이 자활 사업을 통해 협동, 생산, 나눔의 자활 정신을 살려내고 지역 자활의 중심으로 독립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목적으로 두는 사회적협동조합이다. 편의점 사업과 초화를 생산하고 판매하는 꽃밭가득화초 사업, 목공예 작품 제작과 체험장 등을 운영하는 우드스토리 사업, 반찬을 제조하고 판매하는 차우린 솥밥 사업 등을 운영중이다. 편의점 사업 부분만 제외하고 나머지 네 곳이 나눔 장터에 참여한다. 그릇, 차기, 컵 받침, 우드 스피커, 연필꽂이, 비눗갑, 반찬, 화분 등 손수 물품들이 많다. 자활 교육에 참여한 교육생들이 손수 만든 제품이다. 

교육생들은 5년간 참여할 수 있고 5년 후에는 창업이나 취업해서 독립한다고 한다. 자활 교육으로 서로 이해하고 양보하고 협력하는 것을 배운다. 혼자 힘으로 자활할 수 있게 교육, 의지, 기회를 제공하고 받아서 지역사회와 소통하는 활동을 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도예를 담당하는 A씨는 3년째 나눔 장터에 참여하고 있는데 "교육생이 처음에 들어왔을 때는 적응을 제대로 못 하고 배려 부족으로 마찰이 종종 있었다"며 "그렇지만 교육을 통해 이해, 양보 그리고 협력을 배워 지역사회 공동체의 자세를 배우게 된다"고 말했다. 센터에서 제작한 물건은 센터 방문으로 구입도 가능하다고 한다.

친환경 소재로 제작한 우드 스피커, 연필꽂이, 비눗갑

친환경 소재로 제작한 우드 스피커, 연필꽂이, 비눗갑, 컵 받침


맞은편은 수원희망지역자활센터 리스타트팀에서 준비한 중고 도서 부스이다. 리스타트는 노숙인을 위한 자활 사업으로 지속적인 근로 유지를 통해 근로 의욕을 향상하고 경제적 자활을 할 수 있는 지속적인 지원 체계를 마련하기 위한 경기도 특화사업. 리스타트팀에서는 중고 도서를 판매하고 있었다. 알라딘, 인터파크, 예스24, 북코아 등 인터넷서점에 입점해 있고 아나바다 장터, 바자회 등에 참여하여 판매하고 있는데 주로 도서관에서 기증받거나 중고 도서 업체를 통해 구입하여 재판매를 한다고 한다. 현재 3만 5천 권 정도 보유하고 있는데 개인 기증 도서도 환영한다고 한다.

리스타트팀에서는 교육생이 기존에 했던 일을 고려해서 할 수 있는 일을 배정하고 추후 자활근로, 취업으로 연계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오늘 중고 도서 판매에 나온 B씨는 자활 교육에 참여한 지 1년 6개월 정도 되었다고 한다. "그동안 일을 하면서 채무를 해결했다. 미래를 계획해서 공부하고 준비하는 일이 있는데 잘되고 있다. 주어진 일에 열정을 가지고 하다 보니 길이 보인다"며 강한 의지를 내비친다. 

수원희망지역자활센터에서 판매하는 중고 도서

수원희망지역자활센터에서 판매하는 중고 도서


다음 부스로 가니 영통보건소 직원이 운영하는 곳이다. 대표로 나온 C씨가 나눔 장터를 처음 알게 되어 보건소 직원 전체에게 알려 물품을 받아와 판매하고 있었다. 마스크, 옷, 액세서리, 손소독제, 인형, 원터치 모기장, 수세미 실, 책 등이 보이는데 "직원들이 가져온 물건을 모으다 보니 좀 중구난방"이라며 웃는다. "오늘 판매가 너무 저조하다. 시간이 두 시간밖에 안 되어 아쉽다"며 판매 수익 전체는 기부할 예정이라고 한다.

영통보건소 직원들이 준비한 여러 가지 물품

영통보건소 직원들이 준비한 여러 가지 물품


아기를 유아차에 태우고 와서 옷을 판매하고 있는 최은애(40대, 영통동) 씨는 아들이 수원체육문화센터에서 수영을 배우다 보니 나눔 장터를 알게 됐다고 했다. 수익금 중 일부를 기부하는 행복이 있어서 뿌듯하고 나에게 필요 없는 물건이 누군가에게는 쓸모가 있는 즐거움에 중독되어 나눔 장터 참여가 세 번째라고 한다. 그전에는 주로 아이들 옷과 유아용품을 판매했는데 오늘은 성인 옷을 챙겨왔다. 물건 고르는 즐거움과 재미가 있는 나눔 장터 모습이다.
 
이번이 세 번째 나눔  장터 참여라는 최은애 씨 부스 물품

이번이 세 번째 나눔 장터 참여라는 최은애 씨 부스 물품


나눔 장터 판매자는 "감사하다, 고맙다"는 말을 아끼지 않고 표정에 미소를 담고 있다. 수익금을 기부하는 행복에 참여한다는 개인 판매자, 경기수원지역자활센터와 수원희망지역자활센터에서 안정적인 일자리를 찾기 위해 '과거의 나'는 버리고 '새로운 나'로 다시 태어나려고 서로 돕는 모습에서 『데미안』의 '알'이 떠오르는 나눔 장터 풍경이다.

경기수원지역자활센터에서 제작한 컵 받침을 구입했다

경기수원지역자활센터에서 제작한 컵 받침을 구입했다


누구나 자기의 세계에서 알을 깨고 나오는 걸 두려워하는 편이다. 자기의 세계에서 나오기를 망설이는 사람들에게 이런 말을 해 주고 싶다. 타인의 시선에서 잘난 사람이 아니라 자신의 시선에서 내가 잘난 사람이 되어야 한다. 나에게 필요한 것과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하고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낯선 환경을 만들어 익숙해지도록 해 보는 것이다. 그러면 예기치 못한 일에 닥치거나 확실하지 못한 상황에 망설이지 않고 자신을 믿고 도전할 수 있다. 미래의 불확실성을 깨기 위해 오늘을 열정적으로 살며 시도를 두려워하지 않는 이들을 응원한다. 

나눔 장터에는 희망적인 삶의 목소리가 있다. 


◆ 수원아나바다운동 장터
► 물품 품목: 의류, 가방, 신발, 환경 비누, 화분, 책, 비즈 공예, 먹거리
► 장터 날: 매월 셋째 주 수요일 10시부터 12시까지
► 장소: 수원체육문화센터 로비 (수원시 영통구 영통로 383)
► 문의: 031-273-3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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