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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하는 공중전화 부스
ATM, 방역 부스, 전기 이륜차 공유 배터리 스테이션 등
2022-08-05 12:09:46최종 업데이트 : 2022-08-05 12:09:42 작성자 : 시민기자   곽기주
삐삐가 울리면 전화하기 위해 찾던 공중전화. 요즘은 도심에서도 찾기 힘들다

삐삐가 울리면 전화하기 위해 찾던 공중전화. 요즘은 도심에서도 찾기 힘들다


'떨리는 수화기를 들고 너를 사랑해/ 눈물을 흘리며 말해도/ 아무도 대답하지 않고 야윈 두 손에/ 외로운 동전 두 개뿐'

1990년 발라드 그룹 015B의 데뷔곡 '텅 빈 거리에서'의 가사 일부다. 4, 50대는 공중전화를 자주 사용했다. 

"엄마, 나 친구 집에서 놀다 와도 돼요?"
"00아, 난데 너희 집에 놀러 가도 되니?"
"지영아, 나 군에서 휴가 나왔다. 보고 싶어."

그 당시 공중전화 부스 안에서 이런저런 말을 한 경험이 다들 있을 것이다. 무선호출기 '삐삐'가 유행할 때는 공중전화 부스 뒤로 줄을 길게 서서 기다렸던 경험도 있고, 기다리는 다른 사람을 생각해서 통화를 짧게 끝낸 경험도 있고, 돈이 남으면 다음 사람을 위해 수화기를 올려놓는 배려 깊은 경험도 있을 것이다.

스마트폰 보급률이 94%에 달하는 요즘, 대부분 휴대전화를 가지고 다닌다. 번화한 도심에서도 공중전화 이용자를 찾기 힘들어졌다. 

군에서도 공중전화 부스가 사라지고 있다. 2018년 4월 일부 부대에서 시작한 군대 내 휴대전화 허용은 점차 확대해서 2020년 7월부터는 전체 군대에 적용됐다. 

군 휴가 때 공중전화를 많이 사용했다는 이정훈(39세) 씨는 "부대 내에서 휴대전화 사용이 허용되어 지금은 군인들조차도 공중전화를 안 쓴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KT링커스는 2019년 군부대 내 공중전화 부스 8,400개를 철거했다고 한다. 

공중전화 운영사인 KT링커스는 공중전화 부스 활용 방안을 다방면으로 고심하고 있다. ATM 공중전화 결합 부스, 우리 동네 방역 부스, 공기 질 측정기, 전기 이륜차 공유 배터리 스테이션 등 여러 형태로 쓰이고 있다. 

'길거리 점포화'인 ATM 공중전화 결합 부스로 수원 여러 곳에 설치되어 있다

'길거리 점포화'인 ATM 공중전화 결합 부스로 수원 여러 곳에 설치되어 있다.


사용률이 급격히 떨어져서 애물단지가 되어 버린 공중전화 부스를 극복하기 위해 IBK기업은행과 KT가 연계하여 ATM과 공중전화 결합 모델이 탄생했다. 그것이 '길거리 점포화'인 ATM 공중전화 결합 부스로 2011년 9월 서울역에 처음 설치되었다. 

우리 동네 방역 부스는 수원 남문 근처, 수원역 6번 출구 뒤, 농협 수원역지점 앞 등 3곳에 설치되어 있다. 버튼을 누르면 세균 제거, 천연 탈취를 할 수 있는 에어샤워 형식이고 내년 1월까지 시범 운영 중이다. 

시범 운영 중인 우리 동네 방역 부스 [사진 제공: KT링커스]

시범 운영 중인 우리 동네 방역 부스 [사진 제공: KT링커스]


2021년 수원시와 KT링커스는 '배터리 교환형 전기 이륜차 보급·이용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기존 공중전화부스를 '전기 이륜차 공유 배터리 스테이션'으로 전환하는 사업이다. 배달용 이륜차(오토바이) 운행으로 발생하는 대기오염, 소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기 이륜차 구매 비용 일부를 지원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데 수원시에 1개월 이상 거주한 개인·법인·단체 등이 신청을 할 수 있다. 배터리 교환형 전기 이륜차 충전 인프라가 자리를 잡으면 충전 시간이 줄어들어 전기 이륜차 보급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이고, 친환경 교통수단 확대로 기후변화에 대응할 수도 있다. 

공기 질 측정기를 공중전화 부스 지붕에 설치하여 미세먼지 수치를 확인할 수 있다. 에어 맵 코리아 어플로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피해를 예방할 수 있다. 전국적으로 900여 개 정도 설치되어 있는데 수원에는 아직 설치된 곳이 없다고 한다.

2018년 11월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 KT아현지사 화재로 서대문구, 마포구에서 통신 장애가 발생했을 때 이용할 수 있었던 통신수단은 공중전화뿐이었다. 공중전화는 땅에 매립된 구리 선을 이용하는 유선통신 수단이라서 무선통신 수단과 다르게 기지국에 화재가 발생해도 이용할 수 있다. 재난 같은 비상 상황과 휴대전화를 이용하기 어려운 취약계층을 고려하면 완전히 철거하기는 힘들다. 

한국 최초의 공중전화는 '덕률풍(德律風)'이라는 이름으로 1902년에 개통됐다. '텔레폰'을 비슷한 소리의 한자를 찾아 따서 옮겨 지은 것이다. 한성(서울)과 인천을 연결하는데 통화요금은 50전으로 당시 쌀 5가마니에 해당하는 값이었다. 요즘은 통화요금이 한 통(3분)에 70원이다. 공중전화는 120년째 통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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