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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문에서 쏟아지는 물보라가 아름다운 화홍문
수원 8경 화홍관창 장관
2022-08-05 08:07:37최종 업데이트 : 2022-08-05 10:35:06 작성자 : 시민기자   한정규
매향교에서 바라본 수원천 풍경

매향교에서 바라본 수원천 풍경


최근 며칠 사이 여름 장마가 끝났는데도 많은 비가 내렸다. 여름휴가 시즌에 비가 내려 장마가 다시 시작된 것이 아닌지 의아해했지만, 원인은 제5호 태풍 송다였다. 송다는 당초 예측과는 다르게 우리나라 서해상으로 북상하다 열대저압부로 변했다. 태풍이 가지고 있던 많은 수증기가 비로 내린 것이다.

북태평양 고기압의 영향을 받아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데 더해 태풍이 가져온 열기까지 합쳐져 습하고 무더우면서 비가 내렸다. 이런 날씨는 이변이 아니고 일상적인 날씨가 되었다. 비가 많이 내린 후 능수버들이 늘어진 수원천을 걷는 게 즐겁다. 수량이 풍부해져 물이 깨끗해졌고 물소리가 시원하다.

수원 8경의 명소인 수원화성 화홍문, 7간 홍예에서 물이 쏟아져 내리고 있다.

수원 8경의 명소인 수원화성 화홍문, 7간 홍예에서 물이 쏟아져 내리고 있다.



화성행궁 맞은편 매향교에서 물길을 따라 올라가면 화홍문이 나온다. 화홍문 안으로 쏟아지는 물보라가 장관을 이룬다. 화홍문은 수원천을 가로지르는 수원화성의 북쪽 수문이다. 수원천에는 두 개의 수문이 있다. 남쪽에는 남수문이 있는데 9개의 홍예 수문이며 수문 위에는 누각이 없다. 북쪽에 있는 수문이 화홍문으로 7개의 홍예 수문이 있고 수문 위에는 팔작지붕의 누각이 있다. 화홍문(華虹門)이란 예서체 현판이 걸려있는데 유한지가 쓴 것으로 알려져 있다.

화홍문 7간 수문을 빠져나온 물줄기가 폭포수를 만들며 3단으로 떨어지면서 멋진 풍광을 연출한다. 옛사람들은 화홍문 7간 수문에서 쏟아지는 물보라를 수원 8경인 화홍관창(華虹觀漲)이라고 했다. 수원 8경 이전에는 화성 추 8경인 홍저소련(虹渚素練)이라고 했다.

수원 8경의 명소인 수원화성 화홍문과 뒤로 보이는 방화수류정.

수원 8경의 명소인 수원화성 화홍문과 뒤로 보이는 방화수류정.



홍저소련이란 "화홍문 물가에 하얀 비단을 펼친 듯함이니 이는 광교의 큰 내가 성안으로 지나감을 이른다. 다리에 일곱 무지개가 베틀을 괴었으니 한 필 비단이 넓고 길어 가을 태양에 흰빛이 바래고 미풍에 가는 문이 닫혔다. 한 가닥 은하수가 직녀의 구름 문양 비단을 씻음과 같아서 금성탕지의 웅장한 형세로 천하를 다스리는 문채를 띠었으니 빼어나게 깨끗하고 유구한 기상을 이 물가에서 더욱 볼 만하였다"라고 한글정리의궤에 구체적인 기록이 전한다. 화홍문의 아름다움을 시적으로 표현하고 수원화성의 정체성까지 담았다.

1796년 9월 수원화성 축성을 완료한 후 화성 춘 8경과 추 8경을 정했다. 한글정리의궤에 전하는 춘 8경은 화산서애(花山瑞靄, 화산의 상서로운 안개), 유천청연(柳川晴烟, 버드내에 비갠 후의 아지랑이 낀 경치), 오교심화(午橋尋花, 오교(매향교)에서 꽃을 찾음), 길야관상(吉野觀桑, 관길야(觀吉野)의 뽕을 보는 것), 신풍사주(新豊社酒, 신풍루 앞에서 사일(社日)에 술 먹는 경치), 대유농가(大有農歌, 대유평(大有坪)의 농사하는 노래), 화우산구(華郵散駒, 영화역(迎華驛)에 말을 풀어 놓음), 하정범일(荷汀泛鷁, 연꽃 물가에 채일(채색 배)을 띄움)이다.
수원 8경의 명소인 수원화성 화홍문, 수원천 상류에서 바라본 화홍문.

수원 8경의 명소인 수원화성 화홍문, 수원천 상류에서 바라본 화홍문.



추 8경은 홍저소련(虹渚素練, 화홍문 물가에 흰 깁을 편 듯함), 석거황운(石渠黃雲, 만석거의 누른 구름), 용연제월(龍淵霽月, 용연의 개인 달), 귀암반조(龜巖返照, 귀암을 도로 비추는 경치이다), 서성우렵(西城羽獵, 서 성 밖에서 화살을 꽂고 사냥하는 경치), 동대화곡(東臺畵鵠, 동장대의 새를 그린 솔(과녁)을 쏘는 경관), 한정품국(閒亭品菊, 미로한정(未老閒亭)에서 국화를 품평함), 양루상설(陽樓賞雪, 화양루(華陽樓)에서 눈을 보는 경관)이다.

화성 16경을 춘추 8경으로 나누어 단원 김홍도의 그림으로 비단 병풍 2좌를 만들어 행궁에 보관하게 했다. 16폭의 그림 중 14폭은 사라지고 추 8경 중 2폭인 서성우렵과 한정품국이 남아있다. 16경은 아름다운 경치만 있는 것이 아니라 태평성대와 풍년을 기원하는 내용도 담겨있다. 수원에서 이루고자 했던 정조대왕의 꿈이 반영된 것이 화성 16경인 것이다.
용연에는 연꽃이 피었고 뒤로 방화수류정이 그림처럼 아름답다.

용연에는 연꽃이 피었고 뒤로 방화수류정이 그림처럼 아름답다.


현재 알려져있는 수원 8경은 1912년 4월 7일 매일신보에 실린 이원규의 수원팔경가이다. 제1경 화산두견(花山杜鵑, 화산 숲속 두견화 위에서 슬피 우는 두견새 소리), 제2경 나각망월(螺閣望月, 방화수류정에서 본 동북공심돈 위로 뜨는 달), 제3경 화홍관창(華虹觀漲, 화홍문 7간 수문에서 쏟아지는 물보라), 제4경 남제장류(南堤長柳, 수원천 긴 제방에 늘어진 수양버들), 제5경 북지상련(北池賞蓮, 만석거에 핀 아름다운 연꽃), 제6경 광교적설(光敎積雪, 광교산 정상에서 산록까지 쌓여있는 흰 눈), 제7경 서호낙조(西湖落照, 서호에 물든 저녁노을), 제8경 팔달제경(八達霽景, 팔달산 솔 숲사이로 불어오는 맑고 시원한 바람)이다.

제1경인 화산두견(花山杜鵑)을 화산척촉(花山躑躅)으로, 제2경인 나각망월(螺閣望月)을 용지대월(龍池待月), 나각대월(螺閣待月)로, 제8경인 팔달제경(八達霽景)을 팔달청람(八達晴嵐), 팔달제미(八達霽美)로 표현한 것은 일본인이 악의적으로 변용한 것이기 때문에 정확히 알 필요가 있다.

수원의 곳곳을 다니다 보면 수원 8경의 현장을 만날 수 있다. 역사적 스토리와 함께 아름다운 경관을 감상하면 즐거움이 두 배이다. 지금 화홍문에 가면 수원 8경인 화홍관창을 감상할 수 있다.

수원화성, 화홍문, 수원8경, 화홍관창, 한정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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