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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의 숨은 명소, 조선시대의 국립교육기관 '수원향교'
가을여행, 혼자 여행하기에도 좋은 곳으로 추천!
2022-09-22 07:30:22최종 업데이트 : 2022-09-22 13:00:07 작성자 : 시민기자   안선영
홍살문에 들어서면 조선시대 학교 속으로! 시간 여행이 시작된다.

홍살문에 들어서면 조선시대 학교를 향해! 시간 여행이 시작된다.


여행 생각이 가을바람을 타고 찾아오는 계절이다. 관광지가 많은 수원에는 미처 알려지지 않은 숨은 명소도 많다. 수원향교가 바로 그런 곳 중 하나가 아닐까? '향교(鄕校)'란 유학을 교육하고 제사드리는 역할을 하던 조선시대의 학교다. 이런 기관이 가까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건 뜻밖에도 코로나 19를 겪으면서다. 먼 곳으로 여행을 다닐 수 없게 되면서 내가 살고 있는 지역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자연스레 찾아다니는 여행을 즐기게 되었으니까.

경기도 문화재 자료 제1호로 지정된 '수원향교'

경기도 문화재 자료 제1호로 지정된 '수원향교'


팔달구 교동에 자리한 수원향교는 본래부터 이 자리에 있었던 건 아니다. 화성시 봉담면에 있었으나 18세기 말, 수원의 읍치가 옮겨지면서 현재 자리로 이건 되었다. 동네 이름, '교동(校洞)'이란 향교가 있는 곳에 형성된 마을을 뜻한다. 수원향교는 주말에는 개방하지 않고 평일에 운영되는데 시간은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다. 평일에만 갈 수 있기에 숨겨진 보물 같은 장소 일수 있겠다. 사색을 즐기기에 좋은 가을 아침, 느긋하게 혼자 여행을 다녀왔다.  

대한민국의 전통 대문(大門)이라고 할 수 있는 '홍살문'

대한민국의 전통 대문(大門)이라고 할 수 있는 '홍살문'

 
홍살문을 지나기 전, '하마비(下馬碑)'를 먼저 찾아본다. 하마비는 조선시대 종묘 및 궁궐 앞에 세워 놓은 돌로 만든 비석을 말한다.  말을 타고 이곳을 지나는 사람은 누구든지 말에서 내려야 했다. 향교 앞에서 예를 갖추라는 뜻인 것. 

붉은색을 칠한 나무 건축물인 홍살문도 마찬가지다. 궁전·관아·능· 등의 앞에 세우던 홍살문은 신라시대에 처음 생겼으나, 유교국가인 조선시대에 더 많이 만들어졌다는 특징이 있다. 한자 모양 '門'을 본떠서 만들었고, 출입문으로 쓰이기보다는 상징성을 드러내고 있다. 

오른쪽에 있는 관리사무소에 들어가 방문을 알리면 문을 열어주신다.

오른쪽에 있는 관리사무소에 들어가 방문을 알리면 직접 문을 열어주신다.


하마비와 홍살문을 지나 만나게 되는 것은 외삼문이다. 본래 삼문이 두 개씩 있는데 안에 있는 것을 내삼문, 밖에 있는 걸 외삼문이라 한다. 외삼문은 굳게 잠겨있다. 관리소를 통해 방문을 알려야 안으로 들어갈 수 있다. 

수원향교를 숨은 보석 같다고 표현했는데 그냥 하는 말이 아니고 정말이다. 이곳에 있는 대성전은 지난 2020년 12월, 국가지정문화재 보물 제2090호로 지정되었기 때문이다. 안내와 해설을 맡아주시는 '장의(掌議)'와 동행해 둘러볼 수 있었다. 

2020년 12월 28일, 국가 보물로 지정된 '수원향교 대성전'

2020년 12월 28일, 국가 보물로 지정된 '수원향교 대성전'


한걸음 안으로 들어서니 바깥세상과는 다른 고요함이 느껴진다. 수원향교를 혼자 여행하기 좋은 여행지라고 소개한 이유도 여기 있는 것. 향교의 구조는 외삼문을 지나 학생들이 모여서 공부하던 <명륜당>, 그리고 계단을 올라 내삼문와 <대성전>으로 이어진다. 학교가 앞에 있고 뒤쪽, 높은 곳에 사당을 모셔 놓았다. 올라갈수록 깊어지는 경치를 감상할 수 있는 것도 여행의 재미가 돼 주었다.
교육 장소인 명륜당 양옆으로 기숙사인 동재와 서재가 있었다.

교육 장소인 명륜당 양옆으로 기숙사인 동재와 서재가 있었다.


가운데 있는 곳이 훈장님이 가르치던 학교다. 그 뒤로 <동재>와 <서재>가 있는데 기숙사를 말한다. 양쪽으로 방이 있고 불을 때는 아궁이도 남아있다. 류남용 장의의 설명에 따르면 "조선시대 수원에 있던 양반 또는 관리의 자제는 동재에 머물렀고, 서재는 일반인 자제가 머물렀다"며 "알력이 생기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구분해놓았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고 한다. 

다른 지역에 있는 향교에 가본 적이 있는데 그땐 안내해주는 사람이 없었다. 안내문 하나를 보고 혼자 추리라도 하듯 둘러봤었는데 이번에는 달랐다. 시대적 상황과 배경, 담긴 의미 등 자세한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궁금한 건 그때그때 물어가며 동행하는 색다른 여행이었달까. 

오래된 나무가 향교의 역사와 전통을 품고 있는 듯한 느낌!

오래된 나무가 향교의 역사와 전통을 품고 있는 듯한 느낌!


양쪽에 있는 은행나무는 무려 350년이나 되었다는 것도 넌지시 알려주신다. 그 오랜 시간을 한자리에서… 향교에서 머물러 있었다니! 얘기를 듣고 보니 어쩐지 달라 보인다. 역사뿐만 아니라 공간에 대한 이야기까지 곁들여져 생생한 재미를 더한다. 

마치 박물관이나 미술관에서 만나는 전문 도슨트를 듣는 기분이다. 수원향교는 임원이 80명 정도 되는데 '수석장'이라 해서 그중에 5명을 뽑아, 매일 돌아가면서 당번을 서고 있단다. 평일에 탐방객이 오면 도맡아서 안내를 하고 있는 것. 이런 값진 이야기는 향교를 방문하는 누구나 들을 수 있다.

자세한 안내와 설명을 맡아주신 류남용 장의의 모습.

역사에 재미난 이야기가 더해진 해설을 하고 있는 류남용 장의의 모습.


드디어 내삼문을 지나 마침내 도착한 대성전의 문이 열렸다. 이 또한 타 지역 향교 여행과는 다른 점이다. 성전 안으로 들어가는 건 처음 있는 일! 가운데 있는 길은 '신도'라고 부른다. 신이 다니는 길이라는 뜻인데 왕처럼 특별한 사람만 다녔다. 나머지 사람들은 오른쪽 계단으로 올라갔다가 왼쪽 길로 내려왔다. 

내삼문이나 외삼문 또한 가운데에 있는 문은 왕만 다닐 수 있다. 왕을 신격화했기 때문이다. 큰 궁궐이나 문화재, 왕릉에 가면 가운데 길은 일반인이 다닐 수 없었다고.

대성전 안으로 들어가면 총 25명의 위패가 모셔져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대성전 안으로 들어가면 총 25명의 위패가 모셔져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보물로 지정된 곳은 바로 이곳, 대성전으로 공자의 위패를 모시는 전각을 말한다. "수원향교의 대성전은 5칸으로 격이 높은 것"이라며 "강릉과 나주에 있는 향교가 제1급, 여기가 2급 정도 된다. 3칸이 있는 곳은 3급이나 4급에 해당한다."는 설명이 더해졌다. 양쪽 옆에 <동무>와 <서무>가 있는 구성이다. 

개화기 이전에는 230명의 위패가 모셔져 있었는데 해방이 되면서 각 향교에 25명만 모시라는 지침이 내려왔다. 그래서 지금은 우리나라 성현들과 공자, 안자, 증자 등 총 25명의 위패가 있다. 이곳에서는 매월 초하루와 보름에 분향을 하고 일 년에 두 번, 봄과 가을에 제사를 지낸다.

이는 모든 유교적 제사 의식의 본보기이며, 가장 규모가 큰 제사라는 의미로 '석전대제(釋奠大祭)'라 한다. 때마침, 9월 28일 오전 11시에 추기 석전대제를 봉행한다. 이날은 향교가 모두 개방이 되며 누구나 와서 제사를 볼 수 있다.

역사 속으로 시간 여행을 떠나 힐링을 느낀 시간!

고즈넉한 가을여행지에서 힐링을 느끼는 시간!


'大成殿' 현판 글씨는 조선의 유명한 서예가 한석봉의 글씨라는 것, 전국에 있는 향교 대성전은 어딜 가나 똑같이 한석봉이 썼다는 점, 수원향교는 정조대왕이 두 번이나 다녀갔다는 이야기 등 오늘 알게 된 사실이 정말 많다. 책 속에 다 있는 이야기라도 보고 들으면 결코 잊지 못할 역사가 된다. 

28일에 이곳을 다시 찾아 석전대제 행사까지 보게 된다면, 눈앞에서 대하드라마가 펼쳐지는 기분이 들 듯하다. 1월부터 부지런히 달려온 올해도 어느덧 세 달 남짓밖에 남지 않았다. 지나간 시간의 아쉬움은 뒤로하고… 역사적인 공간에서 시간 여행을 즐기며 잠시 쉼을 가져보면 어떨까?

 

<수원향교 안내>
경기 수원시 팔달구 향교로 107-9
홈페이지 http://www.skk-suwon.com/ 
☎ 문의 031-245-7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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