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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이 자라는 그림책 토론, 광교초 라온도서관 겨울 독서 교실
긴 겨울 방학은 아이들과 즐거운 독서의 경험을
2023-01-30 13:15:08최종 업데이트 : 2023-01-30 17:25:24 작성자 : 시민기자   이주영
올겨울은 잦은 한파로 유난히 춥게 느껴진다. 그런가 하면 포근한 날이 이어져 봄이 빨리 오려나 기대하게 한다. 펑펑 내리는 함박눈은 금세 세상을 덮어 마치 한 폭의 수묵화 같은 풍경을 만든다. 어떤 날은 눈송이가 깃털처럼 하늘하늘 춤을 추며 곳곳에 사뿐하게 내려앉더니 어느새 소복하게 쌓인다. 변덕스럽지만 매력적인 겨울이다.

2개월이나 되는 긴 겨울 방학을 보내는 초등학생을 둔 부모들은 아이들과 무얼 하면 좋을까 고민되는 시기이기도 하다. 추위에 집안에서 머무는 시간이 많은 만큼 아이와 함께 독서하기에 더없이 좋은 시기가 아닐까?

지난 1월 11일, 12일 이틀간 광교초 라온 도서관 겨울 독서교실 프로그램에 참관하여 취재했다. 본 기사 내용이 겨울 방학 동안 자녀와 즐거운 독서 경험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


광교초 라온 도서관은 겨울 방학을 맞아 3학년 대상으로 독서교실 참여 신청을 받았다. 겨울 독서교실『생각이 자라는 그림책 토론』은 1월 10일부터 12일까지 3일간 이주향 사서 와 ㈜더 즐거운 교육 최지영 대표가 함께 진행했다.


학생들은 프로그램이 시작되는 오전 10시 전에 미리 와서 조용히 책을 읽으며 기다리고 있었다. 수업이 시작되자 대여섯 명씩 모둠으로 앉은 아이들은 선생님이 어떤 이야기를 할까 눈과 귀를 집중했다. 27명이나 되는 저학년이 모이는 수업이라 부산스럽고 정신없는 광경을 상상했는데 예상은 빗나갔다. 아이들은 이틀 내내 수업에 집중하고 자유롭고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토론 수업인데 모두 일어나서 가위바위보 게임으로 시작해서 아이들은 어리둥절했지만 금방 게임을 즐겼다.

수업 시작 전 모두 일어나서 게임을 즐기는 모습


토론 수업은 모두 일어나서 단체 가위바위보 게임으로 시작했다.
"여러분, 게임은 이기는 것, 비기는 것, 지는 것 어떤 게 재미있나요? 다 재미있죠? 토론은 어떨까요? 오늘 우리가 하는 토론은 말로 하는 대결이 아니에요. 이기고 지고 비기는 것은 중요하지 않아요. 모두 경험이 다르기 때문에 각자의 생각은 다를 수 있고, 다른 건 틀린 것이 아니에요. 여러분이 말한 모든 의견은 동등하게 귀중해요. 내 생각이 맞을까 틀릴까 생각할 필요 없답니다." 게임이 끝난 뒤 이어진 선생님의 말을 이해한다는 듯 모두 고개를 끄덕였다.

이어서 토론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점을 묻자 '내가 느낀 점을 다른 사람에게 소개할 수 있어요.'라는 희주 양의 발표에 이어 '논리적으로 말할 수 있는 능력 생긴다. ', '내 의견을 표현하다 보면 자신감이 생긴다.', '자신을 이해해야 내 의견 말할 수 있다.', '다른 사람들을 이해하는 능력 생긴다.' 등 학생들은 다양한 토론의 장점을 말했다.
 
모둠 여기저기 높이 든 손들이 천정을 찌를 듯하다.

모둠 여기저기 높이 든 손들이 천정을 찌를 듯하다.
 

이틀간 진행된 그림책 토론 도서는 그림책 『아리에트와 그림자들』, 『애너벨과 신기한 털실』이었다.

 

『아리에트와 그림자들』로 진행한 수업은 아이들이 직접 발문을 만들고, 자신이 갖고 싶은  미덕을 친구들과 나누는 활동이었다. 선생님이 그림책을 읽어 주고 나서 명시적·암시적 발문에 대해 설명을 해주었다. 아이들은 골똘히 생각해서 적은 질문을 보드에 붙였다. 그리고 자신의 질문에 답하는 친구를 흥미롭게 바라봤다.


학생들이 스스로 만든 발문을 포스트잇에 적어 보드에 붙이고 있다.

학생들이 스스로 만든 발문 포스트잇에 적어 보드에 붙이고 있다.


그림책의 주인공 아리에트는 학교 가는 것이 두려운 아이다. 어느 날 사자의 그림자를 가지게 되었다. 사자처럼 용감하고 두려울 게 없는 모습으로 신나게 하루를 보내다가 조용한 자신의 원래 그림자가 사라졌음을 알게 된다. 결국 자신의 그림자를 찾고 모든 그림자들과 함께 조화롭게 살아가는 것으로 맺는다.


아리에트의 다양한 그림자처럼 모든 사람은 자기 안에 다양한 모습을 가지고 있다. 상황에 따라 용기, 누군가를 돕는 모습, 열정적인 마음 등을 하나씩 꺼내 놓는다.


광교초 겨울 독서 모임에 참여한 학생들이 다양한 이미지가 담긴 스토리텔링 스티커를 사용해 자신이 가지고 싶은 미덕을 가장 잘 표현하는 그림을 붙이고, 미덕을 활용하는 이야기를 만들고 있다.

학생들이 다양한 이미지가 담긴 스토리텔링 스티커를 사용해 자신이 가지고 싶은 미덕을 가장 잘 표현하는 그림을 붙이고, 미덕을 활용하는 이야기를 만들고 있다.


아이들은 워크지를 통해 어떤 미덕의 그림자를 갖고 싶은지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아이들의 워크지에 있는 미덕의 단어들은 들여다보니 가치의 단어와 겹친다. 가정에서도 독후 활동으로 가족이 함께 미덕 찾기를 통해 서로 어떤 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나누는데 활용할만하다. 소망 카드를 적고 선생님이 모든 학생들과 소망이 이루어지는 하이 파이브로 활동을 마무리했다.


이주향 사서가 아이들 사이에 앉아 책을 읽어주고 있다.

이주향 사서가 아이들 사이에 앉아 책을 읽어주고 있다.


『애너벨과 신기한 털실』과 함께 한 토론 수업은 가치에 대한 의견을 나누고 나의 흥미를 찾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애너벨은 어느 날 털실 상자를 줍는다. 애너벨은 스웨터를 떠서 자신, 친구, 선생님, 강아지에게 선물했다. 신기한 털실은 아무리 써도 줄어들지 않았다. 애너벨은 온 마을을 뜨개질로 옷을 입혔고 유명해졌다. 신기한 털실을 가지고 싶은 귀족이 애너벨에게 100억을 줄 테니 팔라고 했지만 팔지 않는다. 결국 귀족은 털실을 몰래 훔치고 털실 상자 안은 텅텅 비어버렸다. 화가 난 귀족이 애너벨이 불행해질 거라 저주를 퍼부었지만 애너벨 은 자신이 뜬 작품들 속에서 여전히 행복했다.

'귀족이 100억을 준다고 한다면 나는 어떤 선택을 할까?'라는 토론 주제에 "안 판다. 100억이라는 돈은 없어질 수 있는데, 털실은 평생 떠도 없어지지 않아 더 가치가 있다.", "신기한 털실이기 때문에 사람들이 부러워하고 더 유명해지고 더 비싸게 팔 수 있다.", "돈이 있으면 더 재미있는 것도 많이 할 수 있는데, 털실은 옷이나 모자 같은 것만 만들 수 있다. 팔고 워터파크를 가고 싶다", "털실을 팔고 그 돈으로 다른 털실도 충분히 살 수 있다." 다양한 대답이 나왔다.


색종이로 자신의 선택을 표현한다. 초록 카드는 판다, 빨강 카드는 안 판다, 노랑 카드는 더 고민하고 싶다.

색종이로 자신의 선택을 표현한다. 초록 카드는 판다, 빨강 카드는 안 판다, 노랑 카드는 더 고민하고 싶다.


또한, 선택에 대해 고민을 하던 한 친구는 "다른 친구들 중 안 파는 친구의 의견이 와닿았다. 돈으로 환산하는 것보다 내가 좋아하는 걸 하고 싶다."라며 '안 판다'를 선택했다. 학생들은 자신의 의견에 대해 근거를 정리해서 자신감 있게 말하면서도 다른 친구들의 의견도 수용하는 모습을 보여 주었다.

'애너벨은 왜 팔지 않았을까?'라는 질문에는 "애너벨은 스웨터를 떠서 선물하며 행복을 느꼈다. 돈으로 행복을 살 수 없어서 안 팔았을 것 같다. ", "끝없이 나오는 털실이 가치가 있어서.", "스웨터를 떠주며 행복감을 느꼈는데, 돈으로 행복을 환산하면 이걸 가치있게 쓰지 않겠구나 생각이 들 것 같다.", "새로운 취미가 생기고 어느 때보다 뜨개질이 재밌는데 팔면 취미가 사라진다. 내가 행복할 수 있고 나뿐만 아니라 남들과 행복을 나눌 수 있는 취미다."라며 애너벨이 되어 생각해 보기도 했다.

더불어 "이 책을 읽고 떠오르는 사람은?" "친구들은 어떤 걸 나눌 수 있을까요?" "이 책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것은?" "작가는 이 책을 왜 썼을까?" 등 이어지는 다양한 발문을 통해 아이들의 창의적인 생각을 들을 수 있었다.

최지영 선생님과 소망이 이루어지는 하이파이브를 하는 아이들.

최지영 선생님과 소망이 이루어지는 하이파이브를 하는 아이들.


열심히 참여한 학생들에게 최지영 대표는 "모두 멋진 의견이에요. 애너벨에게 털실이 돈과 바꿀 수 없는 귀한 물건이었듯이 털실도 누구에게 있을 때 신비한 털실이었는지도 생각해 보면 좋겠어요."라며 "우리가 가진 재능도 신기한 털실처럼 없어지지 않아요. 애너벨은 마법 털실을 통해서 행복을 나누는 법을 발견하고 사람들에게 좋은 양 향력을 펼쳤어요. 재능은 빼앗는다고 빼앗을 수 없죠. 누구나 자기만의 재능을 가지고 있고 여러분도 그 재능을 발휘해서 행복하기를 바랍니다."라고 화답했다.

학생들에게 독서 교실 소감을 묻자 친구들이랑 여러 가지 생각을 나눌 수 있어 좋았고, 스티커를 이용해 이야기책 만들기 활동이 특히 재미있었다고 공통적으로 말했다.


서로 협동하며 팀 활동을 하는 학생들

서로 협동하며 팀 활동을 하는 학생들


아이들 태도가 굉장히 좋아서 인상적이라고 하자 이 사서는 "저도 놀랐어요. 20명이 넘는데, 모두 지각 한 번 안 하고 집중해서 적극적으로 참여해 준 우리 아이들이 너무 기특해요."라면서 "방학마다 독서 교실을 제가 진행했는데 보시다시피 학생들 독서 수준도 높고 관심이 많아요. 그래서 아이들에게 다른 좋은 선생님에게도 수업받는 기회를 주고 싶었어요. 올해 처음 외부에서 섭외해서 독서 교실 3회 중 2회를 진행했는데 저도 재미있었어요."라며 소감을 전했다.

학생들이 책을 많이 읽느냐는 질문에 "우리 학생들이 책을 많이 읽어요. 권장도서, 추천도서, 온책읽기, 독후 활동 등 책을 잘 먹고 잘 소화해요. 일하는 보람이 있죠. 지금 방학이라 덜 하지만 학기 중에 등·하굣길에 줄을 서서 빌리러 와요. 너무 많이 와서 힘들 정도예요" 라고 말했다.


스토리텔링 카드로 함께 이야기를 만들고 있는 모습.

스토리텔링 카드로 함께 이야기를 만들고 있는 모습.


아이들의 수업 참여 모습을 지켜보면서 인상적이었던 것은 친구의 의견을 수용하고 워크지 활동을 할 때도 고민하고 있는 친구를 도와주는 모습이었다. 혼자 읽기로 끝나지 않고 타인의 생각을 들으며 내 사고를 확장시키는 독서 토론이 큰 매력으로 다가온다.

긴 겨울 방학, 온 가족이 그림책 한 권을 함께 읽고 발문하고 자유롭게 의견을 주고받는 시간을 가져보면 좋겠다. 더한다면, 깨닫는데 그치지 않고 현실에 적용해서 내 삶을 바꾸는 경험을 함께 해 보면 좋겠다. 애너벨이 신기한 털실로 주변을 아름답게 하며 행복을 느낀 것처럼 '우리 가족만의 신기한 털실'로 가치를 만드는 일을 직접 경험해 보면 어떨까?

한편, 수원시 영통구 이의동에 소재한 광교초등학교는 2011년 9월 1일 개교했다. 광교초등하교 도서관 라온도서관은 광교초등학교 맞은 편에 위치한 수원홍재도서관(2014년 12월 23일 개관)이 개관하기 전까지 동네 도서관 역할도 했다.

㈜더즐거운교육은 창의 진로, 성품 리더십, 독서 토론, 사회성 교육, 교구 개발 등 교육 콘텐츠를 개발하는 사회적기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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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광교초등학교, 라온도서관, 겨울방학독서교실, 더즐거운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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