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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밭노인복지관 전통놀이 한마당
코로나19 이후 4년 만에 열린 전통 놀이에 더욱 흥겹고 즐거워하는 노인들
2023-02-01 10:49:01최종 업데이트 : 2023-02-01 14:00:39 작성자 : 시민기자   차봉규

공중에서 떨어지는 윷가락이 모가날까 도가날까

공중에서 떨어지는 윷가락이 모가 날까 도가 날까 모두가 윷가락만 바라본다

 

설날은 정월 초하루지만 설 명절은 초하루부터 보름 때까지를 의미한다. 옛날에는 농한기에 설명절이라 아무 일도 안 하고 잘 먹고 마시며 놀이를 즐기면서 휴식을 취했다. 어른들은 동네 마당이나 주막집에서 편을 짜 술 내기 윷놀이를 하고 부녀자들은 방 안에서 종발윷을 놀거나 마당에서 널뛰기를 했다. 아이들은 연날리기, 제기차기, 팽이치기, 썰매 타기 등을 하면서 설을 즐겼다. 

 

요즘은 문명과 문화가 발달하고 외래문화까지 일상을 파고들다 보니 우리의 전통 놀이가 점점 퇴조되고 있다. 그나마 각 기관이나 단체가 주관해  전통 놀이의 일부나마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31일 오후 2시 밤밭노인복지관 3층 대 강당에서는 노인복지관 주관으로 코로나 감염병 이후 4년 만에 밤밭 전통놀이 한마당 잔치가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밤밭노인복지관(관장 조성호) 임직원과 노인 80여 명이 참여해  투호 놀이 제기차기, 고무신 멀리 던지기,  몸짓으로 말해요, 윷놀이 등으로 설을 즐겼다.
 

음악이 흐르고 노래가나오자 노인들이 춤을추며 흥겨워 한다

음악이 흐르고 노래가 나오자 노인들이 춤을 추며 흥겨워한다


민속놀이를 시작하기 전 20여 분간 경쾌한 음악이 흐르고 사회를 보는 인원교 과장의 '내 나이가 어때서' 등 메들리로 노래를 부르자 노인들이 나와 덩실덩실 춤을 추며 행사 시작 전부터 고조되는 분위기였다. 노래가 끝나고 조성호 관장을 비롯해 임직원들이 모두 나와 어르신들에게 새해에 복 많이 받으시고 항상 건강하시고 설명절 즐겁게 보내시라면서 큰절로 세배를 드렸다.


 

조성호 관장남과 임직원들이 큰절로 세배하는 모습

조성호 관장님과 임직원들이 큰절로 어르신들께 세배하는 모습

 


이어서 민속놀이 대회는 청팀, 백팀으로 나누어 고무신 멀리 차기, 투호놀이, 제기차기, 몸으로말해요, 윷놀이 순으로 진행했다. 먼저 고무신 멀리 차기다. 오른발에 신고 있는 고무신을 앞으로 내차면 고무신이 훌러덩 벗겨지면서 멀리 날려 보내는 놀이로 한 팀에 5명씩 나와 10명 게임을 하는데 장소가 실내라 금지선을 그려놓고 멀리 보내되 선을 넘으면 낙방처리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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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팀의 흰 고무신이 낙방선 가까이 떨어지자 선을 넘지 않을까 모두 바라보고 있다



오른쪽 다리에 힘 조절을 잘하면서 멀리 보내야 하는데 다들 마음대로 되지가 않는 것 같다. 너무 세게 차서 고무신이 선을 넘기도 하고 바로 코앞에 떨어지기도 한다. 금지선 가까이 떨어지면 함성과 박수가 나오지만 바로 코앞에 떨어지면 모두의 웃음거리가 된다.

 

두 번째 투호놀이다. 한 팀에 5명씩 나와 한 사람이 화살촉 5개씩 갖고 던져서 통에 많이 넣는 팀이 이기는 게임이다. 2m쯤 떨어진 통에 화살촉을 던지면 금방 넣을 것 같은데도 마음대로 안된다. 화살촉 5개를 던지면 잘 던지는 사람이야 한 두 개 들어가는 것이 고작이고 대부분 한 개도 못 넣고 모두가 빗나간다. 화살촉이 통에 들어가면 "야아~" 하고 함성이 나오고 손뼉을 치며 팀원들의 응원도 대단하다. 청팀의 승리다.


 

 화살촉은 날으는데 명중할까

날으는 화살촉 명중할까


세 번 번째 게임은 제기차기다. 각 팀마다 5명씩 나와 1:1 대결로 한다. 소년 시절에는 보통 20~30개씩은 찼는데 잘 차야 한 두개씩 밖에 못 찬다. 대부분 노인들은 다리가 굳어서 생각대로 안 되는 것 같다. 그런데 백팀에서 어쩌다가 8개를 차 함성과 박수가 터져 나오고 팀원들의 응원도 대단하다. 제기차기는 백팀이 승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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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팀의 제기는 공중에 떠있는데 몇개나 더 찰 수 있을까



네 번째 게임은 '몸으로 말해요' 게임이다. 각 팀별로 6명이 나와 5명은 의자에 앉아있다. 앉아있는 사람들은 볼 수 없도록 뒤편 스크린에는 돼지, 닭, 술, 김밥 바이올린 등의 여러 가지 그림이 바뀌면서 1명은 앞에서 스크린의 그림을 보고 손짓, 몸짓으로 표현을 하면 앉아 있는 팀원들이 스크린에 나온 그림이 무엇인지를 알아맞히는 어려운 게임이다. 앞에서 몸짓으로 표현을 잘해줘야 하는데 연기도 잘하고 잘들 알아 맞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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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 소리도 못내고 어떤 몸짓을해야 알아맞출까 고민이네


마지막으로 하이라이트인 윷놀이다. 민속놀이 중에 윷놀이만큼 재미있는 놀이도 없다. 4개의 나무가락을 공중에 던지면 떨어지면서 윷가락이 엎어지거나 잦혀지면서 운명을 가르는 놀이다. 그래서 윷놀이를 일명 척사대회(擲四大會)라고도한다. 윷놀이는 보통 4동나기를 하는데 4동을 먼저 내는 쪽이 이긴다. 

 

공중에서 떨어지는 윷가락이 모가날까 도가날까

공중에서 떨어지는 윷가락이 모가날까 도가날까 모두가 윷가락을 바라본다



윷놀이는 시작부터 쫓고 쫓기는 시소 전을 벌인다. 윷놀이는 무조건 큰 것(모나 윷)만 난다고 이기는 것도 아니다. 말판 상황에 따라 도나 개, 걸이 앞말을 잡아 판세를 뒤집는다. 그래서 말판도 잘 써야 한다. 말판을 쓸 때는 "여기에 놔라" "저기에 놔라" 뒷전에서 훈수하는 사람들도 많다. 말판을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승패를 가르기 때문이다.

 

다 지는 듯 하다가도 앞에 말을 잡아 패(敗)를 승(勝)으로 뒤집는 통쾌하고 짜릿한 맛을 느끼는 것이 윷놀이다. 그럴 때는 손뼉 치며 환호성이 터지고 요란을 떤다. 윷놀이는 더 흥미롭고 재미가 있어진다. 그래서 가난과  어려움 속에서도 인생 역전극을 꿈꾸는 서민들이 즐겨노는 오락이다. 

팀마다 5명씩 나와 한 사람은 말판을 쓰고 4명은 윷을 논다. 엎치락 뒤치락하다가 청팀이 모를 3번이 나와 청팀이 승리했다. 오늘 게임 종합점수는 청팀이 590점 백팀이 760점으로 백팀이 승리했다.

 

경품 추점으로 쌀을 받고 기념찰영하는 노인들

경품 추첨으로 쌀을 받고 조성호 관장님과 기념 찰영하는 노인들 
 

약 2시간에 걸친 민속놀이 행사를 모두 마치고 경품 추첨이 있다. 경품으로는 쌀, 프라이팬 등 50여 점의 다양한 상품이다. 행사를 마치고 참여한 노인들 모두에게 선물을 나눠준다.

 

복지관에서 마련한 설명절 선물을 받아가는 노인들

복지관에서 마련한 설명절 선물을 받아가는 노인들




행사가 끝난 뒤 만난 율전동에 사는 황모씨(남 79)는 "나이 80이 다 됐는데도 윷놀이 등 전통놀이를 하다 보니 나이도 잊고 청소년 시절 추억이 떠올랐다"며 "항상 노인들에 대한 관심과 배려로 어르신을 위하는 관장님과 임직원들에게 고맙게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차봉규님의 네임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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