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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북공심돈을 품은 수원화성박물관
아는 만큼 보인다더니 자세히 보니 최고 작품이네
2023-02-01 13:55:43최종 업데이트 : 2023-02-01 13:55:32 작성자 : 시민기자   윤재열
수원화성박물관. 수원화성 동북공심돈을 본떠 만들었다. 박물관 내부에서는 성곽을 조망할 수 있다.

수원화성박물관. 수원화성 동북공심돈을 본떠 만들었다. 박물관 내부에서는 성곽을 조망할 수 있다.



  수원화성박물관에 여러 차례 갔다. 특별 전시회가 열리면 서둘러 갔다. 전시가 없을 때도 상설 전시실을 둘러보곤 했다. 그때마다 주차장을 통해서 들어갔다. 박물관 내부 전시실만 보고 다시 돌아왔다. 이러다 보니 정문 쪽에서 박물관 건물은 본 적이 없다. 아니 수원천에서 창룡문 쪽으로 걷다가도 박물관 건물을 봤지만, 유심히 보지 않았다. 

  며칠 전 수원화성박물관 건축 관련 글을 읽었다. 박물관은 동북공심돈을 형상화해 만들었다는 내용이다. 박물관 내에 자연채광을 들어오게 해 수원화성 모형에 햇빛이 모이도록 했다. 2층 전시실에는 창문을 내 성곽을 조망할 수 있도록 했다. 여기서는 서장대와 봉돈이 보인다. 내부는 동북공심돈 안에 있는 경사로를 본떠 완만하게 만들었다. 이는 마치 동북공심돈 안에서 화성을 보는 듯한 연상과 통한다. 
 

박물관 입구에 있는 정조의 태실과 태실비(복제 유물). 태실은 첩첩산중에 있어 볼 기회가 드문데, 가까운 데서 조선 왕실의 태실 문화를 볼 수 있다.

박물관 입구에 있는 정조의 태실과 태실비(복제 유물). 태실은 첩첩산중에 있어 볼 기회가 드문데, 가까운 데서 조선 왕실의 태실 문화를 볼 수 있다.


  글을 읽고 서둘러 박물관을 찾았다. 밖에서 보니 박물관은 수평적 건물 지붕에 동북공심돈이 앉아 있는 형태다. 수원화성 모형에 모이는 햇빛도 봤다. 2층 창문을 통해 보니 성곽도 눈에 들어온다. 내부 건축 구조물도 공심돈 벽돌과 같은 재질로 만들었다. 여러 차례 보던 것인데 지금까지 배경지식 없이 무심코 지나쳐 다가오지 않았다. 오늘 알고 보니 감동이 크게 다가온다. 이런 공간적 미학 덕분에 2009년 한국 건축문화대상에서 우수상을 받았나 보다. 
 

80년대 노송 지대에 도로변에 있던 선정비. 수원화성박물관과 수원박물관으로 옮겨서 전시하고 있다. 선정비는 조선 시대 지방 수령에 대한 이해를 돕는 역사 자료이고, 수원의 문화 가치를 높이는 인문학 자원이다.

80년대 노송 지대에 도로변에 있던 선정비. 수원화성박물관과 수원박물관으로 옮겨서 전시하고 있다. 선정비는 조선 시대 지방 수령에 대한 이해를 돕는 역사 자료이고, 수원의 문화 가치를 높이는 인문학 자원이다.


  박물관 밖에는 볼거리도 많다. 정조의 태실과 태실비를 복제한 유물이 있다. 태실은 왕실에서 자손을 출산하면 그 태를 보관하던 곳이다. 태실은 받침돌 위에 둥근 몸돌을 올리고 난간으로 치장했다. 지붕에도 돌을 얹어 멋을 냈다. 태실비는 거북 받침 위에 비몸과 머릿돌을 세웠다. 머릿돌에는 용을 새겨 위엄을 더했다. 태실은 첩첩산중에 있어 볼 기회가 드문데, 가까운 데서 조선 왕실의 태실 문화를 볼 수 있다. 
 

거중기. 도르래의 원리를 이용해 무거운 물건을 드는 기구다.

거중기. 도르래의 원리를 이용해 무거운 물건을 드는 기구다.


  수원의 목민관 선정비도 있다. 80년대는 노송 지대 길을 따라 도로변에 선정비가 있었다. 그때 기자는 파장동에서 이목동으로 출퇴근하면서 선정비를 따라 걸어 다녔다. 도로변에 있던 비들은 지금은 이곳과 수원박물관으로 옮겨서 전시하고 있다. 선정비는 조선 시대 지방 수령에 대한 이해를 돕는 역사 자료다. 아울러 수원 문화 가치를 높이는 인문학 자원이다. 

  거중기, 녹로, 유형거도 보인다. 정조의 명령으로 수원화성을 건립에 참여한 다산 정약용이 발명했다. 이 기구들은 18세기 과학 문명을 알 수 있는 것으로 수원화성 축성 당시 인부들의 노동력을 줄이고, 노동 효율을 높이는 데에 기여했다. 

  거중기는 도르래의 원리를 이용해 적은 힘으로 무거운 물건을 드는 기구다. 주로 채석장에서 돌을 실어 올릴 때 썼다. 녹로는 장대 끝에 도르래를 달고 끈을 얼레에 연결해 큰 돌을 들어 올리는 데 쓰는 기구다. 전체 높이가 11m에 이르니 4~6m의 수원화성 성벽 높이의 공사는 충분했다. 유형거는 목재나 석재를 운반하는 수레로 돌이나 기타 무거운 짐을 쉽게 운반할 수 있다. 

 
녹로, 장대 끝에 도르래를 달고 끈을 얼레에 연결해 큰 돌을 들어 올리는 데 썼다.

녹로, 장대 끝에 도르래를 달고 끈을 얼레에 연결해 큰 돌을 들어 올리는 데 썼다.


  모형은 2009년 박물관 개관 때부터 전시했는데, 10년이 흐르면서 낡았다. 현재 모형은 화성성역의궤를 비롯한 프랑스 국립도서관 소장 채색본인 정리의궤(원이름 뎡니의궤)의 한글본을 참고해 새로 설치했다. 수원화성 축성에 사용하던 실물의 크기와 규모는 물론 색감까지 똑같이 했다. 

  최근에 2층 상설 전시실에 전시영상기기 교체 설치 및 환경개선 공사를 했다. 새로 설치한 전시영상기기에서는 수원화성과 화성행궁 건축물을 화려한 채색으로 볼 수 있다. 1층에는 '영상으로 함께하는 수원화성'이란 영상기기도 새로 설치했다. 
 

유형거. 목재나 석재를 운반하는 수레로 돌이나 기타 무거운 짐을 쉽게 운반할 수 있다.

유형거. 목재나 석재를 운반하는 수레로 돌이나 기타 무거운 짐을 쉽게 운반할 수 있다.


  수원화성박물관은 문화체육관광부가 주관한 '2022년 공립박물관 평가인증'에서 수원박물관, 수원광교박물관과 함께 '인증기관'으로 선정됐다. 평가는 박물관 등록 후 3년이 지난 전국 공립박물관 272개를 대상으로 한다. 평가 영역은 자료의 수집 및 관리의 충실성과 전시 개최 및 교육프로그램 시행 등 다양하다. 이번 평가에서는 대상의 51.1%만 인증기관으로 선정됐다. 

2층 상설 전시실 전시영상기기. 수원화성과 화성행궁 건축물을 화려한 채색으로 볼 수 있다.

2층 상설 전시실 전시영상기기. 수원화성과 화성행궁 건축물을 화려한 채색으로 볼 수 있다.


  수원화성박물관은 '자료수집 및 관리의 충실성' 평가 영역에서 100점을 받았다. 현재 박물관 1층 기획전시실에는 정조대왕 탄신 270주년 기념 특별전 '독서대왕 정조의 글과 글씨'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개관 이래 수원화성을 축성한 정조대왕과 화성, 행궁 등의 역사적 유산을 중심으로 다양한 기획전시를 한다. 이번 평가도 정조대왕과 세계문화유산 수원화성에 관련한 내용의 집중 전시와 관리가 얻은 결과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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