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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박물관 서화교실 개강
3년 만에 재개된 강의실, 활기 넘쳐
2023-03-17 13:22:52최종 업데이트 : 2023-03-17 13:22:49 작성자 : 시민기자   한정규
수원박물관 전경

수원박물관 전경


지난 16일 수원박물관에서 3년 만에 '서화교실' 상반기 강의가 시작되었다. 수원박물관 서화교실은 '한글서예', '한문서예', '문인화', 여민학당 '한시' 등 4개 과정이 개설되었다. 각 과정의 정원은 15명이며 1주일에 2시간씩 15회 진행된다. 

한글서예반 강의는 청향 이은숙 선생이 맡았다. 한글서예의 변천과 서체 분류, 판본체의 기본 필획과 운필법, 판본체의 원필과 방필법, 판본체의 초성, 중성, 종성의 합자, 기본 필획과 결구 및 장법 등을 배운다. 이론과 실기를 통해 15회 과정이 끝나게 되면 고전에 바탕한 단아하고 유려한 한글서예를 익히게 된다.

수원박물관을 소개하는 신혜원 선생

수원박물관을 소개하는 신혜원 선생


문인화반 강의는 다움 이형국 선생이 맡았다. 문인화의 조형적 언어를 이해하고 소재 선택 및 표현 방법에 대해 이론 및 실기를 통해 학습하고, 실제 문인화 작품 제작을 통해 작가로서의 활동이나 생활 속에서 취미 활동 및 인격 수양으로 활용하는 데 강의 목적이 있다. 새우 그리기, 수선화 그리기, 장미 그리기, 연꽃 그리기 등을 통해 문인화 작품 소재로서의 의미와 생태 및 특징을 이해할 수 있고 백묘, 구륵법, 몰골법 등 문인화 기법을 익히게 된다.

여민학당 한시반 강의는 한국학중앙연구원 김건곤 교수가 맡았다. 한시의 시형별 특징을 이해하고 을지문덕, 길재, 정철, 이서구, 최치원, 이이 등 한국 한시의 주옥같은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한시를 공부하면서 생활 한문 상식을 익힐 수 있고 정서적 안정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한문서예 수업을 진행하는 근당 양택동 선생

한문서예 수업을 진행하는 근당 양택동 선생


한문서예반 강의는 한국서예박물관 명예 관장인 근당 양택동 선생이 맡았다. 한자가 만들어진 원리인 문자학을 배우며 갑골문, 금문, 전서, 예서, 해서, 행서, 초서 등 각각의 서체 원리, 서체에 따른 문장 연구, 각 서체에 의한 작품 구상을 통해 작품을 완성할 수 있게 공부한다.

필자는 한문서예반에 수강신청을 하고 첫 수업을 들었다. 15명의 학생 중 몇몇 학생은 안면이 있어 반갑게 인사를 했지만, 대부분이 새로운 얼굴이었다. 수업에 앞서 수원박물관 교육을 담당하는 신혜원 선생이 서화교실 운영과 수원박물관의 역사관, 서예관, 야외전시실 등을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다.

한문서예 첫번째 수업자료, 왼쪽부터 금문, 해서, 행서, 예서, 초서 작품

한문서예 첫번째 수업자료, 왼쪽부터 금문, 해서, 행서, 예서, 초서 작품


근당 양택동 선생은 서예 예술이 무엇인지를 설명하면서 수업을 시작했다. 서예의 성인이라고 알려진 동진의 왕희지(307-365)는 서한 시대 채옹(132-192)의 비석 글씨를 보고 크게 깨닫고 용맹정진해 일가를 이룰 수 있었다. 채옹의 서예이론은 '夫書肇于自然 自然旣立 陰陽生焉 陰陽旣生 形勢出矣(부서조우자연 자연기립 음양생언 음양기생 형세출의)'로 무릇 글씨라는 것은 자연에서부터 비롯된다. 자연이 이미 생김에 여기에서 음양이 나왔다. 음양이 이미 생김에 따라 형세가 나오게 되었다.

붓 잡는법을 설명하고 있다.

붓 잡는법을 설명하고 있다.


왕희지는 천하제일 행서라 불리는 '난정서'를 쓰면서 서예 예술의 극치를 보여주었다. 난정서는 28행 324자의 문장인데 갈지(之)자가 21번 나오지만 모두 다르게 썼다. 서예 예술은 똑같이 쓰는 것이 아니고 한 글자를 쓸 때도 획을 나란히 쓰지 않고 한 문장을 이룰 때도 크고, 작고, 넓고, 좁게, 굵고 가늘게 쓰는 등 조형적 완성을 이루어야 좋은 작품이 된다.

이날 첫 수업 자료는 '복여동해수여송(福如東海壽如松, 복은 동해의 물처럼 넘쳐나고, 목숨은 소나무처럼 푸르다)'라는 글을 금문, 해서, 행서, 예서, 초서로 쓴 작품을 가지고 설명했다. 문장을 해석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글자가 처음 만들어질 때 어떻게 만들어졌는지를 설명했다. 이런 것을 문자학이라고 하는데 동(東)자와 수(壽)자가 처음에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설명해 글자의 원리를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직접 작품을 쓰면서 설명하고 있다.

직접 작품을 쓰면서 설명하고 있다.


문자학 수업에 이어 실기 수업이 진행되었다. 실기 수업은 수강생 각자가 쓰고 싶은 서체로 체본을 해주는 형식이다. 서예를 처음 시작하는 수강생에게는 붓을 잡는 법, 운필하는 법, 중봉의 중요성 등을 설명하고 화선지에 직접 써주면 수강생은 체본을 연습해 다음 시간에 써와서 검사를 맡게 된다. 다른 수강생은 본인이 원하는 금문, 초서, 행서, 예서 등 다양한 서체로 공부를 한다.

서여기인(書如其人)이란 말이 있다. 글씨가 그 사람이라는 뜻으로 글씨에 그 사람의 인격이 들어가 있다는 것이다. 글씨를 쓸 때는 항상 마음에 새겨야 한다. 붓을 들어 글씨를 쓰는 것도 중요하지만 글의 뜻을 음미하며 앎의 지평을 넓히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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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박물관, 서화교실, 한문서예, 근당 양택동, 한정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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