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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통골 노인정' 에서 만난 토박이 주민들
말통골의 흔적을 돌아보다  
2023-07-27 13:57:26최종 업데이트 : 2023-07-27 13:57:24 작성자 : 시민기자   김소라
말통골 노인정

말통골 노인정



매탄 3동은 아직까지 '말통골'이라고 불리는 자연부락이 있다. 삼성전자 앞 동네인데 공업지역이다 보니 주거지역으로서는 점점 쇠락해 가는 동네다. 골목길도 어둡고 외국인들도 늘어나면서 우범지대가 되어갔다. 과거에는 전형적인 농촌지역으로 신갈가는 도로가 1번 국도였는데, 수여선 열차가 다니기도 했던 곳이다. 이곳은 여전히 토박이들이 살고 있으며 동네를 묵묵히 지키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말통골 노인정을 찾아가 어르신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여전히 정과 사랑이 있는 동네의 모습을 보게 되었다. 

90세가 넘은 전)노인회장님의 옛날 옛적 이야기

90세가 넘은 전)노인회장님의 옛날 옛적 이야기


김진섭 전) 노인회장님은 1934년생(91세)인데, 이곳에서 나고 자라 지금껏 살고 계시다. 증조할아버지 때부터 살았던 동네인데 자라면서 농사짓고, 동네일 하면서 젊은 시절을 보냈다. 

"관청일도 하고, 파출소에서 경찰관 하는 일들도 도와주고, 학교 운영위원회 하고, 수원시청 운영위원회도 하고. 태장 국민학교 다녔는데, 지금 영동 중학교가 태장 초등학교 자리야. 지금 망포동으로 이사간 학교. 태장초등학교 23회 졸업생이거든. 학교 생긴지 100년도 넘었겠지. 농사도 짓고 가게도 하고 잡화점에서 연탄 장사도 하고, 저축운동도 하고, 새마을 운동도 하고, 동네에서 모심고, 벼 베고, 쌀 모으기도 하고. 어릴 때부터 동네에서 반장을 봤어" 

말통골 노인정은 오래 전 수원시가 아닌 주민들이 만든 곳이라고 한다.

말통골 노인정은 오래 전 수원시가 아닌 주민들이 만든 곳이라고 한다.


30대부터 말통골에서 이장일을 하면서 동네의 변천을 모두 지켜보았다.

"말을 타고 통과하던 길이라고 해서 말통골이라고 불렀어. 전라도나 경상도로 가려면 다 여길 통과한 거야. 1971년도 삼성전자 들어올 때 땅을 팔았는데 그 때 땅 한평에 380원 할 때였어. 이병희 국회의원 때였는데 이 동네를 삼성전자에 줘버린 거지. 잘못한 거야.경로당 회장하면서 표창패도 받았어"라고 말하면서 자신의 삶을 긍정하는 분이었다. 

또한 현재 노인회장으로 활동하시는 박승재 노인회장(69세)님도 말을 이어갔다.  

"예전에는 다들 초가집이었는데 1973년도 슬레이트 지붕으로 바꾸고, 양옥집으로 그 이후 바꾸고. 저는 여기서 태어나서 자라긴 했지만 오랫동안 타지에서 살다가 다시 들어왔어요. 군대 갔다 오고, 외국도 갔다오고. 옛날에는 건재상 했었죠. 집수리랑 철물점 같은 것."

김진섭 (전)노인회장님은 1934년생(91세)이시다, 노인회를 하면서 표창장을 받으시기도

김진섭 전) 노인회장님은 1934년생(91세)이시다, 노인회를 하면서 표창장을 받으시기도



박승재 노인회장은 타지에서 살다가 말통골에 들어와서 다시 살게 된 경우다. 어머님이 연로하셔서 모시면서 살게 되었는데, 과거의 삶을 추억하고 그리워한다. 말통골은 대부분 연립주택이나 오래된 집이 중심이 되기 때문에 아파트에서 느끼지 못하는 정서가 있다. 이웃들과 대화를 하고, 노인정에 와서 소소한 삶을 나누는 시간이 행복하다고 한다. 단독주택에서 꽃과 나무를 가꾸고, 손으로 집을 손보고, 자녀와 손주까지 한 집에서 산다. 말통골은 공원도 없고 놀이터도 없어서 아이들 키우기 힘들다 하지만 지금도 이곳을 살아가는 분들은 과거의 흔적을 붙들고 현재를 살아간다. 

훈훈한 정과 사랑이 넘치는 말통골

훈훈한 정과 사랑이 넘치는 말통골



말통골 노인정 같은 경우 오래 전 주민들이 지은 것이다. 대부분은 시에서 노인정을 지었지만 말통골은 마을 사람들이 힘을 합쳐서 만든 곳이라는 점에서 의미를 둔다. 그 이후 공업화가 되면서 1970년대 '서륭건설'이라는 건설사가 기부채납 하여 현재의 모습으로 노인정을 다시 지었다. 

함께 이야기 나눈 설계선 노인회 총무의 경우 2010년부터 이곳에 살았다. 수원시에서 매달 노인회에 쌀을 주는데, 함께 밥 해 먹고 떡 만들어 먹는 재미가 컸다고. 또한 곁의 어려운 이웃을 살피면서 관심을 갖는 것도 살아가는 의미라 한다. 

"이웃에 있는 동생같은 친구들, 아플 때 들여봐 주고, 운동하라고 잔소리해 주는 것만으로도 고마워하더라고요. 서로 걱정해 주시는 이웃이 있다는 게 힘이 되잖아요"라고 말했다. 

마을은 변하고 낡아지고 사라질 수도 있다. 그렇지만 말통골에 사는 사람들이 여전히 그곳에 살아가는 이유는 분명히 있다. 버스는 한 대 밖에 다니지 않아 교통도 불편하고, 거주 지역이 아니다 보니 편의시설도 부족하지만 서로에게 기대고 이웃의 힘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을 보았다. 

"말통골은 오래된 역사와 추억. 동네의 변화와 함께 내 삶의 일부가 된 동네입니다" (김진섭 前노인회장) 
김소라님의 네임카드

말통골, 매탄3동, 우리동네, 토박이, 김소라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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