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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색동 수원산업단지와 문학의 만남
문학고을 경기지부 공동 시집 출간 기념 파티가 열렸어요
2023-11-17 13:21:48최종 업데이트 : 2023-11-17 14:08:14 작성자 : 시민기자   임리나

문학고을 경기지부 공동 시집 '오월에 피는 꽃'과 신경의 시인의 '오메 어쩔까' 시세이집

문학고을 경기지부 공동 시집 '오월에 피는 꽃'과 신경희 시인의 '오메 어쩔까' 시세이집


지난 11월 11일(토) 오전 11시 수원시 산업단지 진양식당 2층(고색동)에서 '글벗'에서 출판기념회가 열렸다. '글벗'은 문학단체 '문학고을(회장 조현민)'로 등단한 작가들의 경기지부(지부장 홍성길)의 이름이자, 북카페 이름이다.
 

산업단지와 문학이라니, 다소 어울리지 않는 조합같지만 산업단지에 북카페가 자리잡기까지는 진양식당의 사장 김희숙 씨의 노고가 컸다.
 

김희숙 씨는 요리사 시인이다. 평일 오전부터 저녁까지 요리하며 산업단지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방문하는 식당을 이 자리에서는 7년째 운영하고 있다. 그리고 퇴근하고 저녁 8시부터는 시인이 되어 시를 쓴다.
 

이러한 노력으로 올해 2월 문학고을 신인상을 받고 시인으로 당당히 등단했다. 등단하고 좋은 점은 문학을 하는 사람들과 가까워졌다는 것이다. 
 

요리사인 김희숙씨에게도 코로나는 빗겨가지 않았다. 1, 2층으로 문정성시를 이루던 식당은 1층만 사용하게 되었다. 그래서 고민하다가 2층을 본인이 등단한 문학고을의 '경기지부'이며 북카페로 장소로 활용하기로 한 것이다.
 

요리사 시인 김희숙, 진양식당을 운영하며 밤에는 시를 쓴다.

요리사 시인 김희숙, 진양식당을 운영하며 밤에는 시를 쓴다.


그렇게 탄생한 '글벗'이란 공간은 산업단지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커피 한 잔을 마시는 쉼터이기도 하고 문학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장소가 되었다.
 

덕분에 문학고을의 경기지부 11명(김은희, 김희숙, 남상열, 남항우, 문창진, 신경희, 장성진, 허정아, 홍성길, 김남수, 이재은)은 공동 시집 <<오월에 피는 꽃>>을 출간하게 되고, 출간기념식까지 이 공간에서 할 수 있었다.
 

11일(토) 출간기념행사는 신경희 시인의 고희를 기념한 '오메 어쩔까' 시세이집(시와 에세이가 함께 있는)출간 파티도 함께 했다.
 

신경희 시인은 역사 선생님을 퇴직하고 낮에는 손주들을 돌보면서 밤에는 시를 썼다고 했다. 근무력증이라는 지병이 있어 눈이 자꾸 감기지만 그래도 자신의 생을 이대로 흘려보낼 수는 없다는 강한 의지로 시와 에세이를 썼다고 한다.

고희를 맞이한 신경희 시인, '오메 어쩔까' 전문이 적힌  현수막과 함께

고희를 맞이한 신경희 시인, '오메 어쩔까' 전문이 적힌 현수막과 함께


'오메 어쩔까'는 신경희 시인의 해학과 삶의 깊이가 담겨 있는 책으로 시작은 미장원이었다고 했다. 멋진 파마를 기대했건만 정작 그 나이 때 상징 같은 까만 뽀글머리에서 돌아가신 시어머니가 보였고 자신도 모르게 나온 첫 마디가 '오메 어쩔까'라서 시집의 제목으로 썼다고 한다.
 

양경숙 교수는 시집에 있는 시들을 낭독했다. 가을날, 함께 시를 들으며 눈물짓는 분들도 많았다. 시낭독 후에는 신경희 시인의 오빠가 76세의 나이로 '오솔레미오'와 베르디 오페라 '리골레토' 중에서 '여자의 마음'을 축가로 불렀다.

76세의 오빠가 70세의 동생을 응원하며 불러주는 노래는 필자의 마음을 울렸다. 노인이 된다는 것은 건강만 생각하게 되는데 건강뿐만 아니라 일흔, 일흔 여섯에도 글을 쓰고 노래를 할 수 있는 예술가의 마음으로 살 수 있기를 바랬다.
 

김희숙 시인의 요리 솜씨로 제공된 맛있는 점심 식사 후에는 김남수 작가 초청 특강 'AI시대, 꿈과 진로'가 이어졌다. A.I가 일자리를 대체하는 지금 문학의 어떤 자리가 될 것인지 또 작가로서는 어떤 글을 쓸 것인지 그리고 자신의 꿈을 위해 노력하는 자세에 대해 이야기를 했다. 문학이라는 것은 아날로그에 가까운 이미지가 있지만 시대에 발맞추어 발전하는 모습 또한 현재를 반영하는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이날 행사는 이재은 씨(문학고을 등단 수필가)가 사회를 보았다. 이재은 씨는 간호사로 알하면서 싱글맘으로 아이를 키운 경험을 담은 <<나는 고슴도치 엄마입니다>>를 출간했다. 그 동안 혼자서 글을 써왔는데 문학고을의 경기지부 문인들과 만나 합동 시집, 또 이런 뜻 깊은 행사를 함께 할 수 있어 앞으로 더 멋진 글을 쓸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문학고을 경기지부 공동시집 발간한 '글벗' 회원들

문학고을 경기지부 공동시집 발간한 '글벗' 회원들


어느 시인은 시는 쓰는 것이 아니라 '줍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필자는 줍는 것 또한 쓰는 것만큼이나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한다. 누구나 시를 쓸 수 있다고 하듯 각자의 삶 속에 시는 이미 들어 있지만 그것을 끌어낼 시간과 노력이 늘 부족해서 시를 쓰지 못하는 게 아닐까.
 

이날 모인 문학고을 경기지부 '글벗' 분들은 시를 쓰기 위해 삶을 더 열심히 살아가는 아름다운 분들로 앞으로 더 많은 창작 활동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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