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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월 대보름 맞이 '제40회 오목천동 척사 대회'
윷놀이는 인생 역전을 꿈꾸는 서민들이 즐겨 노는 오락
2024-02-26 16:31:08최종 업데이트 : 2024-02-26 16:39:30 작성자 : 시민기자   차봉규

공중부양한 윷가락 도가날가 모가날가

땅에 닿을지 말지 공중부양한 윷가락을 지켜보고 있다

24일 오전 오목천동 수원농협 경제사업센터 광장에서 오목천동 청년회가 주최하고 오목천동 개발위원회가 주관한 '제40회 정월대보름 척사대회'가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이재동 오목천동 노인회장을 비롯해 주민 150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지신밟기 풍물놀이, 퓨전장구, 척사대회순으로 행사를 진행했다.

 

하늘에는 구름이 끼어 음산하고 날씨가 쌀쌀했다. 주최 측에서는 추운 날씨에 대비해 난로 2대를 피우고 따뜻한 음료와 커피를 준비해 누구나 자유롭게 먹을 수 있게 준비했다. 행사장 한켠에는 돼지머리와 과일 등이 놓인 고사상이 차려져 있었다. 

마을 안녕을비는 고사 상차림

마을의 안녕을 비는 고사 상차림

본 행사를 하기 전에 노인회장이 먼저 고사를 지낸다. 술을 따라 올리고 두 번 절을 한다. 이어서 남녀 주민들이 돼지 입과 코, 귀에 돈을 꽂고 재배한다. 오목천동에 사는 노인(80) 한 분을 만나 무슨 고사냐고 물었더니 "마을의 안녕을 비는 제사인데 몇 년 동안 못지내서 올해 지내는 것"이라고 한다.

무병장수를 빌며 고사지내는 마을 주민들

무병장수를 빌며 고사 지내는 마을주민들

오목천동 남녀 주민들의 제사가 끝나고 고색동 농악보전회 풍물패가 고사상 앞에서 지신밟기 한바탕 풍물놀이를 한다.

고사상 앞에서 지신밟기를하는 풍물놀이

고사상 앞에서 지신밟기를하는 풍물놀이

옛날에 지신밟기는  꽹과리, 징, 장구, 북, 쇠납 등의 민속악기로 구성된 풍물을 치며 마을의 당산(堂山) 굿을 비롯하여 집집마다 돌아다녔다. 무병장수와 풍년, 마을의 액막이 지신을 밟으면 주인은 주(酒), 과(果), 포(布)의 고사상을 차리고 주식(酒食)을 대접하며 전곡(錢穀)을 성의껏 희사하면 그것을 모아 마을의 공동기금으로 사용했다.

 

지신밟기 풍물이 끝나자 이어서 평동복지센터 '엄마청춘' 퓨전장구 팀이 춤을 추며 신바람 나게 한바탕 놀이를 하자 여기저기서 주민들이 스마트폰으로 촬영을 했다. 한바탕 장구놀이가 끝나자 관람하던 주민들의 박수가 이어진다.

엄마청춘 퓨전장구팀이 한바탕 노는모습

엄마청춘 퓨전장구 팀이 한바탕 노는모습

점심 때가 되자 오목천동 부녀회 봉사단은 국수를 삶아내고 떡과 불고기 소주, 막걸리, 캔음료 등 푸짐한 먹거리로 주민들과 내빈을 대접한다.  

오목천동 부녀회 봉사자들이 국수를 말고있는 모습

오목천동 부녀회 봉사자들이 국수를 말고 있는 모습

12시 반부터 시작된 윷놀이는 기동 방범대, 소방서, 퓨전장구팀, 농악보전팀 등 16개 팀의 단체전과 개인전으로 나뉘어 진행됐다. 1등은 FUII HD TV(105cm) 1대, 2등은 자전거 1대, 이후 15등까지 정다(쌀2kg), 커피포트, 휴지 등의 다양한 경품 시상을 했다.

TV, 자전거 등 다양한 상품들이 우승자를 기다리고있다

대회 우승자를 위해 준비된 TV, 자전거 등 다양한 상품들 모습 

윷놀이는 서민들의 대표적인 오락으로 일명 척사대회(擲四大會)라고도 한다. 네 개의 윷가락을 던져 운명을 결정짓는 놀이라는 의미다. 윷놀이는 윷도 잘 놀아야 하지만 말판을 잘 써야 한다. 윷놀이가 전술(戰術)이라면 말판은 전략(戰略)이다. 말판을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다 지는 듯했다가도 앞 말을 잡아 패(敗)를 승(勝)으로 뒤집기도 한다. 윷놀이의 짜릿한 맛이 여기에 있다. 그래서 인생의 역전(逆轉)을 꿈꾸는 서민들이 즐겨 노는 오락이다.
 

농경시대의 설 명절은 농한기라 아무 일도 안 하고 어른들은 동네 마당이나 주막집 같은 데서 편을 짜 술 내기 등 윷놀이를 즐기고 부녀자들은 방에서 종발 윷을 놀거나 마당에서 널뛰기를 했다. 아이들은 연날리기나 썰매 타기, 팽이치기 등의 놀이를 즐겼다. 그러다가 음력 14일에는 보름날에 먹을 오곡(찹쌀, 차조, 수수, 팥, 콩)으로 밥을 짓고 가지 나물, 고구마순, 취나물, 시금치, 시래기, 고사리, 도라지 등으로 반찬을 만들었다. 보름날 아침에는 어머니들이 아이들에게 부럼깨기, 귀밝이술을 마시게 했다.

 

당시에는 귀에서 누런 농(膿, 고름)이 흐르는 귀앓이 병이 유행했다. 그래서 귀가 맑아지고 소리를 잘 듣게 해달라는 의미로 종지(소주잔 크기의 작은 그릇)에 청주를 따라 귀밝이술을 마시게 했다. 보름날 아침에 더위를 팔면 그해 여름에 더위를 안 먹는다는 속설이 있어 더위를 팔기도 했다. 아침밥을 먹기 전에 이름을 불러 대답하면 '내 더위 사가' 하고 더위를 팔았다. 아이들도 연으로 액막이를 보내고 저녁에는 쥐불놀이를 했다. 이러한 우리의 전통 민속문화는 농경시대에서 산업화 시대로 발전하면서 점점 사라지고 일부 사회 단체에 의해 일부나마 그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예부터 우리 민족은 정월 대보름날로 모든 놀이를 끝내고 농사 준비를 하는 등 일상으로 돌아갔다. 이번 오목천동 정월 대보름 척사대회는 오목천동 주민들의 화합과 단합을 다지는 즐거운 축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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