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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 작가 소피아 리(Sophia Lee) 6번째 개인전, ‘한지를 빚다’ 개최
‘한지를 빚다’ 전통의 현대화 전시, 행궁동 갤러리에서 4월 1일까지
2024-03-29 17:40:43최종 업데이트 : 2024-03-29 17:40:22 작성자 : 시민기자   안숙

한지 작가 Sophia Lee 6번째 개인전, '한지를 빚다' 개최

한지 작가 소피아 리 6번째 개인전, '한지를 빚다'가 행궁길 갤러리에 열리고 있다.


시민과 예술인을 위해 수원문화재단이 운영하는 열린 예술 공간이 있다. '행궁길 갤러리'는 입장료 없이 무료로 전시를 관람할 수 있다. 

 

행궁길 갤러리에서 한지 작가 소피아 리(Sophia Lee)의 6번째 개인전 '한지를 빚다'가 26일부터 4월 1일까지 일주일간 열린다. 한지는 날씨와 환경에 따라 공기와 습기를 빨아들이기도 하고 내뿜기도 하여 숨 쉬는 종이라고 한다.

 

또 가변적인 성격으로, 물기를 머금음에 따라 부드럽기도 하고 그 표면이 담백하기도 하다. 이러한 한지는 우리의 전통과 정서를 표현할 수 있는 대표적인 것이라 할 수 있다. 작가는 우리의 전통을 지금의 시각에서 현대적으로 표현하고자 했다.

 

한지를 빚는 것은 닥나무 껍질의 섬유를 짓이겨서 형태를 만드는 것이다. 일반 종이는 펄프를 사용해 만들지만, 한지는 닥나무처럼 셀룰로오스를 통해 만든다. 한지는 천도 아니고 가죽도 아니며 가죽보다 질겨서 천 년 이상을 가는 질감으로 알려져 있다.
 '한지를 빚다' 개최전이 4월 1일까지 열린다.

'한지를 빚다'전시가 행궁동 갤러리에서 4월 1일까지 열린다.

 

소피아 리(Sophia Lee, 한국 이름 이지혜) 작가에게 개인전을 열게 되기까지의 과정을 물었다. 한지 작품은 2020년부터 2024년까지의 작품을 전시했다.

 

먼저 갤러리 정면에 있는 작품이 입체형으로 도드라져 작품에 대한 궁금증이 생겼다. 작가는 "비행기를 타거나 드론으로 하늘에서 땅을 내려다 보면 입체감이 느껴지면서 울퉁불퉁하게 보이는데, 거기에서 모티브를 따서 만든 시리즈"라며 "올해부터 새로 시작한 따끈한 작품이다"라고 소개했다.
2024년 작품 '한지를 빚다' 개최전

2024년작 '오름2404C' 앞에서 작품 소개를 하고 있는 작가.

 

2024년 작품은 제주도 오름길을 표현한 오름2404C, 오름2402K, 오름2403W, 오름 2405Y 등이다. 작가는 "이 아이디어를 내고 작품화하기까지 3년이 넘게 걸렸다"라며 "이번엔 독창성 있는 작품을 구상해 봤다"라고 말했다. 

 

작품의 색깔은 어떻게 입히느냐고 물어보니 "염색하지 않은 흰색상지 외에 여러 색상지가 따로 나온다"라며 "그 색상지를 사용하고 또 거기에 염색을 입혀 완성시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비행기에서 보면 우리나라 지형이 많이 나타나는 곳이 산이다. 오름은 제주도 사투리로 산을 의미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작가는 2020년 '아장스망(agencement)' 시리즈 작품을 소개했다. 아장스망은 불어로 원래 '배열'을 뜻하는 용어이다. 서로 다르지만 연동되어 서로를 역동적으로 변화시키는 결연 관계를 의미한다.

22024년 아장스망 240IK 작품

22024년 아장스망 240IK 작품이다.

 

작가는 "한지를 하나하나 돌돌 말아서 작업을 한다"며 "이런 작업을 하는데 한 달 이상 걸린다"고 말했다. 

작품은 모두 한지와 염료를 사용한다. 우리는 한지라고 하면 보통 창호지 같은 흰색 종이를 떠올린다. 예전엔 염색 기술이 많이 발달이 안 되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우리나라 한지가 다양한 색상으로 많이 나온다.

 

작가는 "나뭇잎이 들어간 한지도 있는데 느낌이 좋아서 이 재료를 많이 쓰고 있다. 원래 색에 어울리는 색을 더 입힌다"라며 "직접 먹물로 염색을 하고 오간색으로 포인트를 주어 조각보를 모티브로 작품을 완성했다"고 설명했다.

 

오간색은 우리의 전통 색깔 오방색인 황(黃), 청(靑), 백(白), 적(赤), 흑(黑) 등 그 사이의 색을 말한다. 그 사이사이가 색이 돼서 섞인 색이 간지로 나오는 것이다.
22023년 아장스망 230IC 작품

이지혜 작가가 22023년 아장스망 230IC 작품 앞에서 김동석 기자와 함께 촬영하다.

 

또 옹기를 표현한 2022년, 2023년 아장스망 작품을 소개했다. 언뜻 대나무로 만든 작품 같아 물어보니 "대나무 같지만 전부 한지를 말아서 배열한 작품이다. 밑그림을 그려 작업을 하는데 길고 짧게, 그리고 굵고 가늘게 말고 커피로 염색을 했다"고 말했다.

 

작가는 "어릴 때부터 한지에 그림 그리는 것을 너무 좋아했다. 미술을 전공하고, 한지 작업은 2019년도부터 시작했으며 현재까지 꾸준히 구상 작업을 하고 있다"라며 "개인전은 이번이 6번째이고 수원 예술공간 봄, 수원컨벤션센터 등 단체전으로 여러 군데에서 전시를 했다"고 말했다.

 

작가의 소망이 무엇인지 물어보니 "한지가 우리나라 전통 종이인데 지금까지 한지 작업들은 대부분 오래된 전통으로만 전해지고 있어 아쉽다"며 "한지를 좀 더 모던하게 현대적 감각으로 표현해 보고 싶고, 그 전통이 현대화 되도록 '예전과 오늘날을 한 번 연결 시켜보는 것'이 나의 방향성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지가 굉장히 생명력이 길다. 천 년을 간다고 한다. '비단이 오백 년이 가면 한지는 천 년이 간다'라는 말이 있다"라며 "지금 유네스코 문화유산 등재를 시키려고 추진하고 있는데 잘 이어지길 바란다. 젊은이들도 부담 없이 가까이에서 한지를 접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지를 빚다' 전시장을 찾은 시민들

시민들이 '한지를 빚다' 전시장을 방문해 작품을 둘러보고 있다.

 

작가는 "태어나고 자란 익숙한 환경과 관계를 떠나 연결점 하나 없는 낯선 곳에서 '나'라는 다양체의 삶은 의도함과 의도하지 않음을 거쳐 결국 주변과 연결되고 결합되어 또 다른 커다란 다양체를 이루었다. 그런 오랜 생활로 익숙해진 다양체를 떠나 또 다시 우연과 필연 속에 아장스망을 이루며 살고 있다"고 한다.

 

작가의 한지 작업은 얇지만 견고한 한지를 손으로 말거나 두드리고 그것을 다시 여러 번 염색 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수많은 한지가 손을 여러 번 거쳐야만 비로소 작품이 완성되는데 이러한 반복의 과정은 지루함이나 고됨이 아닌 비움과 치유의 시간이라고 한다.

 

한지 작품은 오브제를 염색하여 말리고 붙이고 또다시 그 위에 여러 번의 염료를 올리고, 말리고를 반복하는 작업이다. 완성되기까지 손이 백 번 가게 된다. 이러한 작업을 통해 완성된 한지 작품은 생동감과 자연스러운 멋을 더하고 있다.

 

천 년을 사는 종이 한지는 수천 년 이어갈 우리의 소중한 문화유산이다. 한지가 현재 무형문화재로 지정되어 한지의 명맥을 이어가는 장인들이 있기 때문에 맥이 이어지고 있다. 서양에서도 문화재 복원에 한지가 쓰이기 시작하며 서양의 주요 박물관에서 한자기 새로이 조명 받고 있다고 한다.

 

작가의 작품에는 한지의 멋과 기능, 문화적 가치를 알리는 뜻 깊은 의미가 담겨 있다. 따뜻하고 유연해서 우리의 생각과 마음을 담아주는 그릇으로서의 한지문화가 유네스코 인류 문화유산으로 꼭 등재해서 이어나가기를 응원하게 된다.
'한지를 빚다' 행궁동 갤러리에서...

작가가 작품 설명에 이어 소망을 이야기하고 있다.

 

한편 소피아 리(Sophia Lee) 작가는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조형학부에서 시각디자인을 전공하고, 브룩헤븐칼리지에서 미술을, 홍익대학교 미술대학원에서 회화를 전공했다. 

 

개인전으로 추억(써니 갤러리, 용인), 아장스망(예술공간 봄, 수원), 관계의 생성(갤러리 이즈, 서울), 광주시립중앙도서관 초대전(광주시립중앙도서관 미갤러리), 군산아트쇼 개인부스전(군산새만금컨벤션센터)을 열고 이번에 6번째로 한지를 빚다(행궁길 갤러리, 수원)를 열었다.

 

단체전으로 코리아아트페스타(별천지랜드, 음성), 울산국제아트페어(울산전시컨벤션센터), 코리아아트쇼(수원컨벤션센터), 영 홍익 아티스트전(스페이스9갤러리), 일본 미야자키현 미술협회 초대전(색공갤러리), 한국회화의 위상전(한국미술관) 외 다수 전시회를 열었다.

 

수상 경력은 대한민국한지대전(동상/특선), 행주미술대전(특선), 디자인대전(입선), 산업기술전람회(작품상), 에너지관리공단 공모전(가작) 외 다수의 포상과 가천대 평생교육원 강의, 수원시 공공미술프로젝트, 금성출판사 북디자이너 등의 경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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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를 빚다, 소피아 리, 행궁동 갤러리, 수원문화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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