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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손으로 직접 담근 장 맛은 어떨까?
수원전통문화관 전통식생활체험관 '우리음식 전통장 담그기' 프로그램 열려
2024-04-01 11:41:47최종 업데이트 : 2024-04-02 16:39:24 작성자 : 시민기자   박정민
우리음식 전통장 프로그램

우리음식 전통장 프로그램


3월 30일 오전10시, 수원전통문화관 전통식생활체험관에서 '우리음식 전통장 담그기' 프로그램이 열렸다. 이 프로그램은 우리 전통 방식의 장을 만들어보는 교육 체험이며 총 3회에 걸친 연간 일정으로 진행된다. 이날은 첫 번째 '장 담그기' 체험으로, 메주와 소금 등을 이용해서 직접 장을 담가 보았다. 숙성된 장은 된장과 간장으로 가르는 '장 가르기'(6월1일), 만들어진 장을 나누어 담는 '장 나누기'(10월26일) 일정으로 예정되어 있다. 

3회 모두 참석이 가능한 시민 40명을 대상으로 한 온라인 신청은 접수 당일 모집이 마감되는 등 관심이 뜨거웠다. 직접 전통장을 만드는 흔치 않은 기회라 그런지 체험관에서 만난 참가자들은 한껏 기대에 부푼 표정이었다. 수원전통문화관 담당자는 "지난해 처음 소수의 인원으로 본 프로그램을 진행했는데 참가자들의 반응이 좋아 올해는 모집 인원을 확대해서 진행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재료에 대해 설명하는 선생님

재료에 대해 설명하는 김인분 선생님


1년간 장 담그기 체험을 이끌어줄 김인분 선생님이 체험에 나선 참가자들에게 인사를 건넸다.
김인분 선생님은 "예전 지인에게 받은 된장이 오래 놔둬도 상하지를 않았다. 그때부터 된장을 손수 만들어야겠다 싶어 장에 관심을 갖게 된 이후로 다른 재료 없이 메주만 가지고 전통장을 만들게 되었다."고 말하며 장에 들어가는 재료들과 방법에 대해 설명을 이어갔다. 
메주를 고를 때 바닥이 새카맣게 뜬 것은 간장 맛은 좋지만 된장 맛은 떨어질 수 있으니 유의하라고 했다. 특히 소금물은 미리 만들어 놓아야 하고, 반드시 천일염을 사용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요즘 우리 식탁에 방부제가 안 들어가는 게 없다. 이 된장만큼은 방부제가 안 들어가게, 건강하게 만들자."며 말을 맺었다.

전통장에 들어가는 재료

전통장에 들어가는 재료. 메주, 고추, 다시마, 천일염을 사용한다.


[전통장 담그기 요약]
1. 먼저 항아리에 다시마를 깔고 그 위에 메주를 넣어 준다.
2. 고추와 대추, 짚 한 묶음을 차례로 넣는다. 
3. 메주가 뜨지 않도록 대나무로 눌러준다.
4. 소금물을 붓는다. *물을 많이 넣으면 간장이 많아지니, 메주가 살짝 잠길 정도가 좋다. 
5. 불에 달군 숯을 넣어 발효를 돕고 살균 작용을 하게 한다.
열심히 메주를 넣는 참가자들

열심히 메주를 넣는 참가자들


조리실을 나와 장독대가 있는 야외로 이동했다. 야트막한 담 아래 장독대에 항아리가 옹기종기 모여 있었다. 선생님의 지시에 조별로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 가장 먼저 행주에 소주를 적셔 항아리를 닦았다. 이미 씻어 놓았지만 한번 더 소독하는 것이다. 소주로 깨끗이 닦은 항아리에 마른 다시마를 한움큼 넣고, 조별로 준비된 메주를 넣었다. 이번 체험에 사용된 항아리에는 메주가 일곱 장 들어갔다. 다들 열심히 메주 넣는 작업을 하니 제법 장 담그는 폼이 난다. 

이번에는 소금물을 준비할 차례다. 장 만들기에 있어 메주 못지 않게 중요한 소금물은 김인분 선생님이 12년간 직접 묵힌 소금을 사용해 만들었다. 소금물에 달걀을 띄워 달걀 윗면이 동전만큼 뜨면 염도는 합격이다. 항아리에 면보를 받치고 소금물을 콸콸 부어주었다. 생각보다 소금물 붓기가 쉽지 않은 모양이다. 여기 저기서 소금물이 바닥으로 흘러 아쉬운 탄성이 흘러나온다. "아이고, 귀한 소금인데 아깝다. 이번엔 잘 부어보자!"
소금물 붓기

소금물 붓기


메주가 떠오르지 않도록 잘 다듬어 반으로 가른 대나무를 항아리에 넣고 휘어서 고정시켜 준다. 장 담그기가 처음인 사람들은 이마저도 마음처럼 되지 않아 대나무를 이리저리 움직여 최적의 위치를 찾았다. 그러고 나서는 캡사이신 성분이 있어 살균과 방부 작용을 하는 고추와 단맛을 내는 대추도 넣어주었다. 고추와 대추 모두 붉은 색을 띄어 액운을 막는다는 주술적인 의미도 가지고 있다.
고추를 나눠 주는 선생님과 받으려는 참가자들

고추를 나눠 주는 선생님과 받으려는 참가자들
재료를 다 넣은 항아리에는 불에 달궈진 숯을 넣는다.재료를 다 넣은 항아리에는 불에 달궈진 숯을 넣는다.


장독대 한편에서는 체험관 담당자가 화롯대 앞에 쪼그리고 앉아 한참을 숯에 불 붙이는 작업을 했다. 각 조별로 한 명씩 나와 벌건 숯을 조심스레 집어 갔고, 이 참숯을 항아리에 넣으니 치이익 소리와 함께 연기가 펄펄 피어 올랐다. 달군 참숯이 항아리 속에서 살균 작용을 하게 될 것이다.
참숯을 넣은 항아리에서 연기가 피어오른다

참숯을 넣은 항아리에서 연기가 피어오른다


채광과 통풍에 좋은 강화유리 전용 덮개를 덮어주면 장 담그기도 거의 끝이다. 마지막으로 금줄을 둘러 주어야 한다. 금줄은 아이가 태어났을 때나 장을 담글 때 액운을 쫓고 신성한 영역을 표시하는 우리 민족의 전통적인 표현 방식이다. 이런 주술적인 의미 뿐 아니라 금줄의 볏짚에는 바실러스균이 있어 장의 발효를 돕고, 해충이 다가 오지 못하도록 하며, 고추와 소나무가지, 숯도 살균 및 항균 작용을 한다. 볏짚을 꼬아서 고추와 소나무가지, 숯, 그리고 신성함을 더할 한지를 꽂아 항아리에 둘러주면 된다.-
장 담그기가 마무리된 장독대

장 담그기가 마무리된 장독대


선생님은 오늘 체험에 참여한 참가자들에게 "장이 맛있으면 그 누구도 아닌, 내가 잘한 것!"이라며 격려했고, 기념촬영을 끝으로 장 담그기 체험은 끝이 났다.
이날 가족과 함께 체험에 참여한 한 오스트리아 교포는 "예전에 다른 기관에서 장 담그기 행사에 참여해보았지만 오늘이 정말 제대로, 전통 방식 그대로 진행한 것 같다. 한국 음식은 그 어떤 음식보다 과학적이고 독창적이다. 이런 음식들을 외국 친구들에게 이야기하면 아주 놀라워한다. 장 담그기부터 장 가르기, 장 나누기까지 전부 촬영해 유튜브 콘텐츠를 만들 생각이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한편, 수원전통문화관에서는 시민 대상 전통 식생활, 놀이, 예절교육 등 다양한 전통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4월에는 제철음식과 건강한 한끼 식사를 만들어볼 수 있는 '슬기로운 혼밥생활'을 진행하며, 해금·가야금·피리 등 전통 악기를 배워보는 전통문화예술 정규 교육프로그램도 참가자를 모집하고 있다.

 

[수원전통문화관]

• 위치: 경기 수원시 팔달구 정조로 893

• 프로그램 문의: 031-247-5615(전통식생활체험관) 031-247-9806(전통문화교육)

• 프로그램 참고: blog.naver.com/suwonyejeol82

박정민님의 네임카드

수원전통문화관, 전통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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