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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에게: 초콜릿, 레모네이드 그리고 파티>, 수원시립미술관의 10주년 초대장
4월 14일 사전 공개회 현장 속으로! 여섯 명의 작가와 만난 전시 투어
2025-04-15 14:16:55최종 업데이트 : 2025-04-15 14:18:14 작성자 : 시민기자   안선영
귀족의 식재료에서 대중에게 사랑받게 된 '초콜릿'과 인생의 시련을 극복한다는 메시지를 담은 '레모네이드', 누구나 다함께 즐기는 파티 같은 커뮤니티 뮤지엄이 되길!

귀족의 식재료에서 대중에게 사랑받게 된 '초콜릿'과 인생의 시련을 극복한다는 메시지를 담은 '레모네이드', 누구나 다함께 즐기는 '파티' 같은 커뮤니티 뮤지엄의 시작!


미술관이 모두에게 '초대장'을 보냈다. 바로 수원시립미술관 개관 10주년 특별전, 《모두에게: 초콜릿, 레모네이드 그리고 파티》를 통해서다. 올해 10월이면 문을 연 지 어느덧 10년. 이번 전시는 지난 시간을 돌아보고, 앞으로의 10년을 상상해보는 특별한 자리다. 모두에게 열린 미술관! '커뮤니티 뮤지엄'이라는 정체성을 본격적으로 드러내며, 하나의 축제 같은 파노라마를 펼쳤다.

"커뮤니티 뮤지엄이란?"
지역 주민과 함께 만들어가는 미술관을 뜻한다. 기존의 미술관이 조용히 작품을 감상하는 공간이었다면, 커뮤니티 뮤지엄은 관람객이 직접 전시에 참여하고, 함께 이야기하며, 배우고 즐기는 열린 공간이다. 미술관이 일방적으로 보여주는 장소가 아니라, 주민들과 함께 만들어가는 공간이라는 점에서 더 가깝고 친근한 문화 공간이라 할 수 있다.

기발하고 재밌는 방식으로 기존의 틀을 깨는 작가들과 함께한 도슨트 현장!

기발하고 재밌는 방식으로 기존의 틀을 깨는 작가들과 함께한 전시 투어 현장!


현장에서 만난 여섯 명의 작가들—김가람, 남다현, 윤결, 이학승, 천근성, 최원서—의 생생한 도슨트 설명을 따라가며 작품 하나하나를 직접 듣고 보고 느끼는 시간. 이번 전시는 4월 15일(화)부터 8월 24일(일)까지 수원시립미술관에서 개최되며, 총 11팀 13명의 작가가 참여했다. 

영상, 설치, 퍼포먼스, 텍스타일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선보이며, 관람뿐 아니라 체험과 참여가 어우러진 전시로 꾸며졌다. '보기만 하는 미술관'을 넘어 '놀기에도 좋은 문화공간'을 만날 수 있었다.

'부정 승차'와 일상의 유쾌한 전복! 전시실 입구에서 만난 수원역의 모습.

'부정 승차'와 일상의 유쾌한 전복! 전시실 입구에서 만난 수원역의 모습.


남다현 작가는 2020년부터 '부정 승차' 시리즈를 이어오며, 이번 전시에서는 이를 수원역 버전으로 재구성했다. 지하철 개찰구를 설치하고 관람객에게 '카드를 찍고 지나가기' 혹은 '뛰어넘기'라는 두 가지 선택지를 제시한다. 규율과 질서를 중시하는 사회에 대한 유쾌한 질문이자, 가벼운 일탈을 통해 제도의 경계와 그 안의 자유를 실험해보는 작품인 것. 

작가는 미술관이 가진 권위나 딱딱한 분위기를 무너뜨리고 싶었다. 그저 보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전시에 직접 참여하고 즐기는 관람객이 되길 바랐다. 이번 전시에서는 다이소, 쿠팡, 이케아 같은 곳에서 쉽게 살 수 있는 저렴한 물건들을 이용해, 명작을 재미있게 따라 만든 작품들을 전시했다. 미술관이 주는 근엄한 분위기와 예술의 가치를 유쾌하게 비틀면서 우리가 '예술'이라고 믿고 있는 기준을 다시 생각하게 만든다.

감각으로 참여하는 도슨트 프로그램, 김가람 작가의 <분더캄머(2025)>

감각으로 참여하는 도슨트 프로그램, 김가람 <분더캄머(2025)>


김가람 작가는 총 5가지 주제의 포스터(▲빈티지 ▲독서 모임 ▲향수 ▲포토제닉 ▲퍼스널 컬러)를 통해 참여형 도슨트 프로그램을 기획했다. 관람객은 각 도슨트에 맞는 복장이나 소품을 준비해 전시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특정 작품에만 집중해 새로운 해석을 나누게 된다. 예를 들어, '빈티지 도슨트'에는 각자 정의한 빈티지 패션을 입고 참여하고, '향수 도슨트'에서는 작품에 어울리는 향을 맡으며 의견을 나눈다. 

외국인 모델이 직접 진행하는 '포토제닉 도슨트'는 영어로 운영되며, 전시장에서의 포즈를 배우는 사진 워크숍 형식으로 진행된다. '퍼스널 컬러 도슨트'는 사전 설문을 통해 관람객의 톤을 분석하고, 이에 어울리는 작품을 찾아보는 컬러 컨설팅까지 결합된다. 김가람 작가는 관람객이 직접 전시에 참여하는 사람이 되도록 이끌면서, 미술관을 예술과 이야기 나누는 공간으로 바꾸고 있었다.

공동체의 차이를 소리로 풀어낸 작품, 이학승 <3층 상가(2025)>

공동체의 차이를 소리로 풀어낸 작품, 이학승 <3층 상가>(2025)


이학승 작가는 여러 시스템과 공동체 안에서 소리가 어떻게 작용하는지, 그리고 그 소리가 어떻게 가치를 지니는지 탐구한다. 그의 작품인 '3층 상가'는 개인적인 경험에서 나왔다. 과거 작가로서 생계를 걱정하며 불안한 시기를 맞이한 그는, 허름한 건물의 1층을 임대하고 그곳에서 창작을 시작했다. 띵동띵동 소리가 반복적으로 들렸기에… 2층에 은행이나 관공서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실제로는 시각장애인들이 살고 있었다고. 이들은 센서를 통해 자신의 위치를 파악하고, 다른 사람들의 움직임을 소리로 인지했다.

1층에서는 불편하게 느꼈던 소음이, 2층 사람들에게는 중요한 정보로 작용하고 있었다. 이 경험을 통해 작가는 공동체 안에서 차이를 존중하고, 차이를 통해 다양한 시각을 얻을 수 있다는 걸 깨달았다. 작품은 우리가 공동체 안에서 함께 살아가며 서로 다른 차이를 존중하고, 그 차이가 다양성의 원천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기도 한다. 간판에 적힌 글은 평화와 상생을 상징하며, 시각장애인에 대한 편견을 없애고 그들이 가진 능력을 이해하려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다양한 정체성과 예술의 확장, 윤결 <전체관람가(2025)>

다양한 정체성과 예술의 확장, 윤결 <전체관람가(2025)>


윤결 작가는 2019년부터 시작된 리서치 기반 작업을 통해 지역사회와 문화에 대한 탐구를 이어오고 있다. 특히 중년 여성들의 성적 정체성과 호르몬 변화, 그들이 즐기는 '각설이 문화'와 같은 문화적 현상에 주목한다. 한국의 하위 문화를 연구하면서 여성과 성소수자들의 목소리가 사회에서 어떻게 밀려나고 감춰졌는지를 조명한다. 나아가 이러한 문화들을 현대의 공연과 연결 지어 바라보며, 그 안에서 섹슈얼리티와 문화적 대화의 장을 마련하고자 한다.

작업 방식도 독특하다. 시장의 상인들이 어떻게 움직이고 어떤 몸짓을 가지고 있는지에 주목하며, 일상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재료로 작품을 만들었다. 단순히 눈으로 보는 것을 넘어서 '문화'와 '사람' 사이의 관계를 들여다보고, 그 안에서 생기는 갈등이나 교류를 예술로 표현하고 있었다.

미술관과 시장 사이, 예술은 어떻게 살아 움직이는가! 천근성 <수원역전시장커피(2025)>

미술관과 시장 사이, 예술은 어떻게 살아 움직이는가! 천근성 <수원역전시장커피(2025)>


천근성 작가는 자신을 "수원 역전시장 내 '역전시장커피'의 헤드 바리스타"로 소개한다. 2월부터 3월까지 직접 수원 역전시장에서 카페를 운영하며, '예술'과 '커피'를 결합한 독특한 프로젝트를 펼쳤다. 이 카페는 단순히 커피를 파는 공간이 아니다. 손님은 커피값 대신 자신이 만든 창작물을 제출해야 했고, 시간이 지나면서 이 공간은 점차 하나의 미술관으로 변모해갔다.그렇게 모인 창작물들은 수원시립미술관 전시실 벽면에 전시되었다. 

보통 미술관에서는 "작품을 만지지 마세요"라는 규칙이 있지만, '역전시장커피'에서는 오히려 관람객들이 작품을 직접 만지고, 필요한 것은 가져가고, 불필요한 것은 놓고 가는 방식을 제안한다. 이를 통해 '주고받는 환대'의 중요성을 강조하고자 했다. 전시는 끝이 아니라 과정이며, 미술관은 지속적으로 생성되고 변화하는 살아 있는 공간이 되기를 바라는 작가의 철학이 담겨 있다. 관람객들은 빨간 스티커를 붙여 원하는 작품을 표시할 수 있으며, 전시가 종료된 후에는 작품을 선물로 받을 수도 있다.

산업재료에서 발견한 새로운 미감, 최용석 <틀 없는 문, 구르는 난간(2025)>

산업재료에서 발견한 새로운 미감, 최용석 <틀 없는 문, 구르는 난간(2025)>


최용석 작가가 작품에서 사용한 재료는 원래 기능적인 목적을 가진 산업 자재이다. 자재에서 발견한 미적인 문양을 활용하여 작업을 진행했는데 사람들이 보기에 한국적인 느낌을 주기도 하고, 서양인들은 아르누보나 아라베스크와 같은 스타일로 느끼기도 했다고. 작가는 이러한 반응이 매우 재미있었고, 그 문양을 통해 아이러니한 상황을 만들어냈다. 전통적인 형태를 따르지 않지만, 사람들이 그 속에서 전통적인 요소를 읽어내는 모습에 주목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한옥 크기에 맞춘 문을 제작해, 그 문이 화이트 큐브 전시 공간에서 어떻게 반응할지 고민했다. 관람객과의 상호작용을 중요시하며, 자동 센서를 사용하여 관람객의 움직임에 따라 문이 반응하도록 만들었다. 

관람객이 주인공이 되는 예술! 모두의 미술관을 꿈꾼다.

관람객이 주인공이 되는 예술! 모두의 미술관을 꿈꾼다.


전시장에는 이 외에도 다양한 작품이 전시되어 있다. LED를 활용한 클레어 퐁텐의 작품,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소개되는 케이트 저스트, 미국 수화를 매개로 소통을 시도한 크리스틴 선 킴 & 토마스 마더의 작업 등 다양한 매체와 주제를 넘나드는 작품들이 눈길을 끈다.

수원시립미술관은 이번 전시와 함께 총 6종, 28회의 워크숍을 운영한다. 연령대에 관계없이 누구나 예술을 가까이에서 체험할 수 있도록 기획된 프로그램으로, 일부 워크숍은 사전 신청이 필요하다. 자세한 내용은 수원시립미술관 홈페이지(suma.suwon.go.kr)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전시와 워크숍을 통해 예술을 일상 속에서 경험하고, 예술과의 거리를 좁일 수 있는 소중한 기회이다. 커뮤니티 뮤지엄으로서 열린 대화의 장이 될 수원시립미술관 10주년 특별전! 모두의 미술관을 향한 발걸음이 가볍고 경쾌하게 이어지길 바란다.

<모두에게: 초콜릿, 레모레이드 그리고 파티> 전시회 안내
○ 장소 : 수원시립미술관 4개 전시실(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정조로 833)
○ 기간 : 2025년 4월 15일(화) ~ 8월 24일(일)
○ 시간 : 10:00-19:00(매주 월요일 휴관)
○ 참여 작가 : 11팀 13명(김가람, 남다현, 서맨사 나이, 안드레아 프레이저, 윤결, 이학승, 천근성, 최원서, 케이트 저스트, 크리스틴 선 킴 & 토마스 마더, 클레어 퐁텐)
○ 작품 수 : 45점(영상, 설치, 텍스타일, 퍼포먼스 등)
○ 관람 요금 : 성인 4,000원 청소년 2,000원 어린이 1,000원
○ 홈페이지 : suma.suwon.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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