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봄의 사각지대, 우리가 채웁니다"
수원시 '새빛돌봄서비스' (사)나눔과 실천 정지영 팀장을 만나다
2025-04-23 16:16:45최종 업데이트 : 2025-04-23 17:32:44 작성자 : 시민기자 심성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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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새빛돌봄 서비스
제도권 밖에 있다고 해서 외면받아선 안되죠."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 구조 속에서 돌봄의 사각지대는 점점 넓어지고 있다. 특히 기존 복지 제도나 장기요양보험 등 공적 시스템으로는 일시적이거나 긴급한 돌봄 욕구에 신속하게 대응하기 어려운 현실이 존재한다. 이에 수원시는 이러한 돌봄 공백을 메우기 위해 '수원새빛돌봄(이하 새빛돌봄)'을 운영중이다.
수원새빛돌봄 서비스 "기존 제도로는 채울 수 없는 돌봄, 우리가 채웁니다"
"기존 장기요양보험, 방문간호 등 제도적 돌봄 시스템에서 제외되거나 대기 중인 분들, 혹은 일시적으로 도움이 필요한 분들이 대상이에요. 예를 들어, 65세 미만이라 장기요양 등급을 받을 수 없거나, 갑작스럽게 건강이 악화된 분들, 장애가 있지만 복지서비스와 연결되지 못한 분들 등이요. 이름 그대로 '누구나'에게 열려 있는 틈새 돌봄이죠." "수원시민 중 일정 소득 기준 안에 있으면서 돌봄이 필요한 분이라면 누구든 이용하실 수 있어요."
수원새빛돌봄 서비스 Q. 일반적인 돌봄 서비스와 어떤 점이 다르다고 볼 수 있을까요? "가장 큰 차별점은 신속한 대응과 보완성이에요. 기존 제도는 신청하고 결과가 나오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려요. 그런데 사람이 아픈건 예고하고 오는 게 아니잖아요. 새빛돌봄은 '하루 이틀만 도와줘도 일상을 유지할 수 있는 분들에게' 당장 필요한 도움을 빠르게 제공하는 게 특징입니다.
"크게 7가지 서비스가 있는데, 저희 기관에서는 생활돌봄, 동행돌봄, 심리상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생활돌봄은 가정을 방문해 가사 지원이나 신체활동 지원을 하는 서비스입니다. 예를 들어, 집안 청소나 설거지 같은 가사일을 도와드리거나, 옷 갈아 입기 도움, 신체 청결 도움 등의 신체활동 지원도 포함됩니다. 동행돌봄은 주로 병원 동행이 많습니다. 정기적으로 병원을 방문하시는 분들은 주 2~3회 이용하시고, 간헐적으로 필요하신 분들도 계세요."
2025 수원새빛돌봄 서비스 홍보물 Q. 서비스를 어떻게 이용할 수 있나요? "먼저 행정복지센터에 신청하시면 관할 동 돌봄플래너(주무관)가 방문해 대상자 여부를 결정합니다. 돌봄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기준은 혼자 거동이 어렵거나 독립적인 일상생활 수행이 어려운 경우, 수발할 수 있는 가족 등이 부재하거나 수발할 수 없는 경우, 현재 공적 돌봄서비스를 이용하지 않거나 이용 중 긴급(일시)한 돌봄 공백이 발생한 경우를 말합니다. 선정되면 저희 기관으로 연계되어 서비스를 매칭해 드리죠. 대상자로 선정되면 연간 150만 포인트가 지원되어 이 안에서 서비스를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기준은 낮추고, 지원은 넓혔습니다"
Q. 올해 사업이 확대됐다고 들었습니다. 어떤 변화가 있었나요? "맞아요. 2025년 1월부터 기준이 완화되고, 서비스 범위도 넓어졌어요. 크게 세가지가 달라졌습니다. 첫째, 지원금액이 작년 100만 원에서 올해 150만 원으로 확대됐습니다. 둘째, 소득기준이 변경됐어요. 작년에는 중위소득 75% 이하만 지원됐는데, 올해는 120%까지 확대됐습니다. 120%이하는 본인 부담금 없이 100% 지원받을 수 있고, 그 이상은 소득구간에 따라 본인 부담금이 있습니다. 셋째, 가장 중요한 변화는 수원시 새빛돌봄과 경기도 누구나돌봄이 합쳐진 것입니다. 두 사업이 통합되면서 '수원새빛돌봄' 라는 이름으로 운영되고 있고, 이에 따라 예산과 지원은 넓히고 기준은 두텁게 확대됐습니다. 기존 4대서비스(방문가사, 동행지원, 심리상담, 일시보호)에서 7대 서비스로 확대되면서 주거안전, 식사지원, 재활돌봄까지 포함되었어요. 이용자 입장에선 훨씬 다양하고 실질적인 도움이 가능한 거죠. 덕분에 더 많은 분들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됐습니다. 꼭 전액 무료가 아니더라도, 일부 자부담으로 이용하실 수 있어요.
Q. 서비스 비용은 어떻게 되나요? "생활돌봄은 2시간 기준 4만 8천원, 동행돌봄은 2시간에 4만 2천원 정도입니다. 연간 150만 포인트 내에서 필요한 서비스를 선택해 이용하실 수 있어요. 예를 들어, 생활돌봄만 이용하신다면, 2시간씩 약 30회 정도 이용 가능합니다."
Q. 현장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사례가 있다면요? "너무 많아요. 그중 최근 영화동에 67년생 남성분 사례가 기억에 남습니다. 고시원에서 홀로 살고 계셨는데, 장기요양 등급도 없고, 장애 등급도 없어 정말 사각지대에 계셨어요. 동에서 발굴해 저희에게 연락이 왔고, 좌골신경통과 요통이 심해 거의 방에만 계셨던 분이었습니다."
"저희가 남자 요양보호사와 함께 방문했더니 정말 열악한 환경이었어요. 화장실도 잘 못 가시고, 외출용 바지도 없어서 옆 방에서 빌려 입혀드렸죠. 요양보호사가 거의 업고 내려와 주민센터 휠체어를 가져와 병원에 모시고 갔습니다. 거동이 매우 불편하셨는데, 저희가 병원에 동행해 수술까지 받을 수 있도록 도왔어요. 도시락 지원, 병원 이동, 진료 동행 등 거의 1:1 맞춤 돌봄이었죠. 병원 갈 일이 생겼는데, 혼자선 움직일 수 없었고, 자녀도 멀리 살고 있었죠. 저희가 병원 동행 서비스를 지원해드렸는데, 진료를 마치고 집에 돌아오는 길에 '살면서 이렇게 따뜻하게 챙김 받는 건 처음'이라고 하시더라고요. 그 말씀이 아직도 기억에 남아요. 결국 돌봄은 단순히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아니라 사람의 마음을 지지해주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Q. 심리상담 서비스로 변화된 사례도 있나요? "작년에 은둔생활을 하시던 남성분이 12회기 상담을 받으셨어요. 처음에는 장발에 자살까지 생각하였던 분이었어요. 5~6회기 정도 되니 머리도 자르시고, 외모도 단정해지셨고요. 상담이 끝난 후에는 취업까지 하셨습니다. 나중에 우연히 만났을 때 '상담을 통해 큰 용기를 얻었다'고 말씀해주셔서 정말 보람을 느꼈습니다.
Q. 서비스를 운영하면서 어려운 점은 무었인가요? "가사 지원 서비스를 신청한 이용자분이 대청소까지 기대하시는 경우가 있습니다. 요양보호사는 '나는 요양보호사인데, 요양이 아닌 가사만 하는 것 같다'고 느끼고, 이용자는 '가사 지원을 신청했으니 당연히 해줘야 한다'고 생각하시죠. 가사지원과 대청소가 다른 서비스이지만 간혹 같은 서비스로 생각하시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런 부분에서 업무 범위를 좀 더 명확히 할 필요가 있습니다.
Q. 시민들이 이 제도를 잘 알고 있을까요? "이제는 많은 사람들이 알고 계시지만, 아직 40~60대 중장년층, 그리고 혼자 사시는 분들이 대상자인 경우가 많은데, 정보 부족으로 이용을 못하시는 경우도 있어요. 동 행정복지센터나 저희 기관으로 문의만 주시면 자세히 안내드릴 수 있는데, 그 한걸음이 어려운 거죠."
Q. 이 서비스가 갖는 의미는 무엇일까요? "돌봄의 사각지대를 없애는 것이 가장 큰의미입니다. 장기요양이나 장애인 등급을 받기 전까지 긴급하게 돌봄이 필요한 분들, 또는 등급을 받을 수 있는지도 모르는 분들에게 도움을 드리고 있습니다. 실제로 저희 서비스를 통해 많은 분들이 장기요양 등급 신청이나 기초생활수급자 신청 등 더 많은 지원을 받을 수 있게 연계해 드리고 있어요."
"또한 '누구나'라는 이름처럼 대상이 확대된 것도 중요합니다. 예전에는 홀로 계신 어르신이나 거동이 불편하신 분들로 한정됐지만, 이제는 맞벌이 가정에서 엄마가 신체적, 정신적으로 불편함이 있는 경우나 아동 심리상담이 필요한 가정도 이용할 수 있습니다."
Q. 운영기관 사단법인 나눔과 실천에 대해 간략하게 소개해주세요. 현재 복지관, 장애인 활동 지원 기관, 어린이집 등 17개 산하기관을 운영하며 다양한 복지서비스를 제공중입니다. 특히 수원시에서는 '새빛돌봄서비스'를 운영하며 장기요양 등급이나 등급이 없는 돌봄 사각지대에 있는 시민들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 주소: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경수대로 743번길 96-5(연무동) ☎ 031-307-1201
Q. 이 서비스가 앞으로 어떻게 발전되길 바라시나요? "현재에는 수원시와 경기도 차원에서 진행되고 있지만, 저는 이 모델이 전국적으로 확산되었으면 해요. 돌봄이 '특별한 사람을 위한 일'이 아니라, 누구나 살면서 한 번쯤 마주할 수 있는 기본권이라는 인식이 더확산되었으면 좋겠어요. 행정과 민간이 협력해서 촘촘하게 돌봄망을 만들 수 있다면, 누구도 외롭지 않은 사회를 만들 수 있을거라고 믿어요."
Q. 끝으로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요? 몸이 아프거나 마음이 지쳤을 때, '내가 받을 수 있을까?'라는 고민보다 '신청해보자'는 마음을 먼저 가지셨으면 해요. 도움이 필요한 모든 시민에게 이 제도가 꼭 닿았으면 합니다. 새빛돌봄은 단순히 한시적 돌봄 서비스가 아니다. 이는 제도적 틈을 메우고, 긴급한 상황에 손을 내밀며, 우리 사회가 지향해야 할 돌봄의 방향을 제시하는 모델이다.
정지영 팀장이 말한 '누구나 돌봄을 받을 수 있어야 한다'는 말은 결국, '돌봄이 곧 권리'라는 선언처럼 들린다. 새빛돌봄이 보여주는 따뜻한 변화가 수원을 넘어, 전국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해본다.
[수원새빛돌봄서비스 정보 요약] ▷ 대상 : 수원시민 중 중위소득 120%이하이며, 돌봄이 필요한 누구나 ▷ 지원 내용: 연간 150만원 포인트 지급, 맞춤형 돌봄 제공 (생활돌봄, 동행돌봄, 심리상담 등) ▷ 문의 :거주지 동 행정복지센터 ▷ 운영기관 : 사단법인 나눔과 실천 (☎ 031-307-1201) 등 41개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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