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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아워세트, 김홍석x박길종 작가 21점의 작품 선보여
수원시립광교아트스페이스광교, 다양한 매체와 장르를 아우른 전시 볼 수 있어
2025-04-22 11:15:55최종 업데이트 : 2025-04-22 11:15:40 작성자 : 시민기자   김청극

 

 

박길종: 샌드위치 2023, MDF에 수성 페인트, 나무80*150*30cm

박길종: 샌드위치 2023, MDF에 수성 페인트, 나무80*150*30cm


수원시립아트스페이스광교(수원컨벤션센터 지하 1층)는 2022년부터 서로 다른 장르의 창작자가 만나 독특한 협업을 선보이는 '아워세트(Our Set)'를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올해는 협업의 개념보다는 매체와 장르를 달리 하여, 김홍석과 박길종 두 작가가 매체 실험에 주목한 전시가 열리고 있다.
 

김홍석 작가는 회화, 드로잉, 영상, 퍼포먼스, 조각 등 다양한 매체를 활용하여 미술의 기본적인 형식을 뒤집는다. 텍스트, 이야기, 목소리, 숨과 같은 비물질적 재료는 우리의 인식과 보이지 않는 힘의 작용을 드러내고, 그 위계를 투사한다. 김홍석 작가의 스펙터클은 현혹의 미학이 아니라, 중심과 주변, 가장자리를 지속적으로 일렁이는 파문을 응시하며 사유하는 데 있다. 총 8점의 독특한 작품이 전시되고 있다.
 

박길종 작가는 김홍석 작가와는 18살의 나이 차이를 두고 있다. 길종상가를 운영하며 관람객과 사용자 사이의 중간지대에서 사물의 새로운 조형성을 제시한다. 박길종 작가의 밝은 눈은 휘어진 책 선반, 폐지를 줍는 할머니의 유모차, 생활용품 등에서 사물의 독특한 질서를 포착한다. 도구, 집기, 가구, 장치, 기구 등, 쓰임새에 따라 흩어져 있던 사물들은 작가의 침착한 손을 거쳐 '사물+오브제'로 재탄생한다. 총 13점의 작품이 전시되어 관람객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
 

이번 전시는 두 작가의 작품을 네 가지 테마로 나누어 선보이고 있다. '지금-여기의 감각'을 불러일으키는 '러닝 타임'의 5작품, 상호작용하는 인터페이스를 발견하는 '오픈 스테이지'의 7작품, 잠시 환기하며 복기하는 '인터미션'의 3작품, 감각을 전화하는 '백 스테이지'에서 박길종 작가의 '휴거', '장발장', '야호', '여름그늘', '세 집', '쓰리캐슬', '8과 1/12' 작품을 통해 관람객을 마중하려는 시도가 엿보인다.
 

오픈 스테이지에서 만나는 여덟 개의 숨 (2014년)

오픈 스테이지에서 만나는 여덟 개의 숨 (2014년)
 

전시장 입구로 들어가 왼쪽으로 돌아서니 김홍석 작가의 작품 《여덟 개의 숨》이 눈에 띈다. 파란 풍선을 입으로 불어 둥그렇게 올려놓은 듯한 형태의 이 작품은 작가의 일화를 담은 세 편의 텍스트가 동일한 형태의 조각과 쌍을 이루며, 단순하게 규정할 수 없는 작업의 복잡한 층위를 드러낸다.


그 옆에는 김홍석 작가의 《Oval Talk》가 있다. 이 작품은 작가가 완벽한 구의 형태의 조각을 만들고자 했던 실험으로, 구의 기원을 신화처럼 창작하고, 영어로 번역해 자신의 목소리로 낭독한 사운드, 조각, 설치미술이다. '오픈 스테이지' 부분의 7작품 중 하나로 전시되고 있다.


완벽한 구의 형태의 조각, Oval Tallk 2000

완벽한 구의 형태의 조각, Oval Tallk 2000


세 번째로 만난 작품은 박길종 작가의 《서울 허수아비》이다. 기억과 영화 장면을 소품의 절묘한 배치로 의인화한 이 작품은 독특한 감각을 자아낸다. 이어지는 《전시 보행기》는 유모차를 개조하여 폐지를 담는 할머니의 지혜를 담은 사물의 질서를 보여준다. 관람객은 직접 밀고 나가며 전시 관람을 위한 보조기구로 사용할 수 있다. 미술관에서 전시를 안내하는 직원은 이 보행기를 보며 "우리 주변의 소소한 물건도 이렇게 작가의 창의적인 생각으로 멋진 작품이 된다"고 설명하며 함께 보행기를 끌어보기도 했다.

박길종 작가의 유모차를 개조한 전시 보행기

박길종 작가의 유모차를 개조한 전시 보행기

김홍석 작가의 브레멘 음악대

김홍석 작가의 브레멘 음악대

김홍석 작가의 《브레멘 음악대》는 그림 형제의 동화를 바탕으로, 인형 옷을 입고 연기하는 멕시코 출신의 시에라 씨 가족을 그린 작품이다. 이들은 영국에 거주하며 운동화 제작 공장에서 일하고 있지만, 불법 체류자이기도 하다. 박길종 작가의 《언덕 위의 팔방풍》을 지나칠 수 없다. 8개의 선풍기를 연상시키는 이 작품은 날마다 바람의 문턱을 만든다. 매순간 다른 시점에서 도달하는 관람객을 마주하는 장치로 작동한다.

박길종, 서울 허수아비 2023, 너도 밤나무, 나왕, 금속, 선그라스, 모자, 끈 188*140*40cn

박길종, 서울 허수아비 2023, 너도 밤나무, 나왕, 금속, 선그라스, 모자, 끈 188*140*40cn

김홍석 작가는 1990년대 독일에서의 공부를 계기로 서구 근대성에 대해 의문을 품게 되었으며, 이후 다양한 작품을 통해 그 문제를 탐구해왔다. 그는 2012년 국립현대미술관 '올해의 작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한편, 박길종 작가는 2010년부터 본격적인 작품 활동을 시작했으며, 2023년에는 첫 번째 개인전 《여름 그늘, 휴거》를 포함해 다양한 작품을 선보였다.
 

전시 관계자는 "전시 기간이 길기 때문에 평일보다 주말에 더 많은 관람객이 찾는다"고 말했다. 이번 전시는 3월 25일부터 10월 12일까지 진행되며, 관람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무료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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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시립광교아트스페이스, 김홍석, 박길종, 아워세트, 김청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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