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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경재배부터 농촌의 지혜까지, 국립농업박물관에서 보낸 특별한 하루
2025-04-22 15:37:25최종 업데이트 : 2025-04-22 15:40:40 작성자 : 시민기자   김가영

수직농장

수직농장


주말 아침, 봄 햇살이 따사롭게 내리쬐던 날, 국립농업박물관을 찾았다. 이미 여러 차례 방문한 적이 있지만, 이번 방문은 조금 특별했다. 매주 토요일 열리는 어린이 대상 교육 프로그램 '메리골드의 비밀'과 함께, 농촌 마을의 삶의 지혜를 담은 테마전 '농생꿀팁'을 관람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메리골드의 비밀'은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수직농업의 개념을 쉽게 배우고, 직접 수경재배 화분을 만들어보는 체험형 교육 프로그램이다. 특이한 점은 이 수업을 진행하는 강사가 바로 수원 농생명과학고등학교 학생들이라는 것이다. 기존에는 주로 할머니 선생님들이 아이들을 가르쳤다면, 이번에는 깔끔한 교복 차림의 고등학생들이 강단에 섰다. 생기발랄하고 똘똘한 모습의 학생 강사들은 언니, 오빠처럼 아이들에게 다가갔고, 아이들도 큰 이질감 없이 수업에 몰입하는 모습이었다. 교육은 국립농업박물관 내 수직농장 교육실에서 이루어졌다.


메리골드의 비밀 수업 모습

메리골드의 비밀 수업 모습


먼저 '수직농업'에 대한 간단한 이론 교육이 진행됐다. 수직농업이란 식물들을 넓은 밭이 아닌 위아래로 층층이 구성된 '수직 구조' 속에서, 흙 대신 양액(영양이 풍부한 물)을 활용하여 키우는 새로운 방식의 농업이다. 고등학생 강사들은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춰 수직농업의 개념을 설명했고, 이어지는 활동지 학습에서는 미로 찾기와 컬러링을 통해 메리골드에 대해 자연스럽게 알아가는 시간을 가졌다.


수선화 꽃밭

수선화 꽃밭


이후 본격적인 체험 활동이 시작됐다. 아이들은 메리골드 꽃잎을 만지고 향을 맡아보며 오감을 활용한 관찰을 했다. 그리고 종이컵에 양액을 붓고 그 위에 메리골드를 심는 '수경재배 화분 만들기'에 도전했다. 아이들은 화분에 식물 이름인 '메리골드'를 적고, 각자의 꿈을 적어보는 활동을 했다. 단순한 식물 학습을 넘어 아이들의 꿈을 심는 시간까지 가진 듯했다. 프로그램 마지막에는 '꼬마 식물학자 수료증'을 받고 수업은 마무리됐다. 직접 만든 화분은 집으로 가져가 꽃봉오리가 활짝 필 때까지 물을 채워주며 정성껏 키우면 된다.


튤립 꽃밭

튤립 꽃밭


이날 교육에 참여한 한 아이의 학부모는 "고등학생 강사들이 가르쳐주니까 아이가 더 집중하는 모습이었어요. 교육 내용도 탄탄하고 체험도 알차서 너무 만족스럽습니다. 학생 강사들에게도 매우 뜻깊은 경험일 것 같아요"라고 소감을 전했다.


교육이 끝난 후에는 특별 테마전 <농생꿀팁>을 관람했다. 이번 전시는 4월 15일부터 7월 27일까지 진행되며, 농촌 마을의 삶에서 비롯된 실질적 지혜와 이야기를 담아낸다. 전시에는 봉곡마을, 삼돌이마을, 칠곡마을, 송정그림책마을, 대승한지마을, 무릉마을 등 여섯 개 마을이 참여해 각 마을의 특색을 살린 전시물을 소개했다. 마을에서 수십 년간 살아온 어르신들의 손길이 느껴지는 사진과 그림, 설치 작품들이 전시장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인생꿀팁 고민자판기

인생꿀팁 고민자판기


무엇보다 인상 깊었던 건, 시골 할머니들의 랩 뮤직비디오 영상이었다. 관람객들의 웃음을 자아내면서도 마을 공동체의 따뜻함을 느끼게 해주는 영상이었다. 시골 버스정류장을 연출한 공간은 인기 포토존이 되었고, 칠곡 할매체로 만든 시 스탬프 체험도 마련되어 있어 각자 마음에 드는 시 구절을 찍어갈 수 있었다.


또한 고민을 쪽지에 적어 넣으면, 캡슐 뽑기를 통해 농촌 어르신들의 인생 꿀팁이 담긴 조언을 받을 수 있는 '고민 자판기'도 인기를 끌었다. "친구랑 싸웠어요", "공부가 너무 어려워요" 같은 아이들의 고민에 따뜻한 문장이 담긴 꿀팁이 전해질 때, 그 지혜의 깊이에 고개가 절로 끄덕여졌다. 관람 후 SNS에 후기를 올리면 마을 굿즈도 받을 수 있어 아이와 함께 참여해보는 것도 추천할 만하다.


농생꿀팁 전시장

농생꿀팁 전시장


박물관 야외 정원에는 튤립과 수선화가 만발해 봄의 생동감을 가득 품고 있었다. 꽃을 배경으로 가족 사진을 찍으며 하루의 추억을 마무리할 수 있었다.


이번 국립농업박물관 방문은 단순한 전시 관람을 넘어, 생생한 체험과 따뜻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어우러진 값진 시간이었다. 교육과 문화가 자연스럽게 만나는 이곳에서, 아이들은 자연을 배우고 어른들은 삶의 지혜를 되새긴다. 봄이 가기 전, 온 가족이 함께하기에 이보다 더 좋은 주말 나들이 장소가 또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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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농업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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