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4시에 온다면, 그림은 3시부터 말을 건다
수원시립미술관, 어린 시절의 기억과 감정을 따라가는 현대미술의 풍경
2025-04-24 11:11:04최종 업데이트 : 2025-04-24 11:11:02 작성자 : 시민기자 강남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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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가 4시에 온다면 난 3시부터 행복할 거야》 전시현장 수원시립미술관은 개관 10주년을 맞아 2025년 4월 15일부터 2026년 2월 22일까지 기획전《네가 4시에 온다면 난 3시부터 행복할 거야》를 연중 상설로 운영한다.이번 전시는 사람 마음과 기억, 그리고 시간을 다룬다. 작고 조용한 감정들을 놓치지 않고, 그것을, 그림을 통해 천천히 꺼내 보여준다. 전시 제목은 '기다림 속 감정의 깊이'를 상징하며, 우리가 무심코 지나쳤던 내면 감정을 다시 돌아보게 만든다. 이런 감정들은 우리 생활에 새로운 활력과 동기를 불어넣기도 한다. 전시는 회화를 중심으로 구성했다. 두 명의 동시대 작가가 참여하며, 각기 다른 방식으로 일상 속 감정과 기억을 풀어낸다. 관람객은 그림 앞에 서서 자신 감정, 혹은 어릴 적 마음을 천천히 되짚게 된다. 화려하거나 복잡한 구성은 아니다. 대신에 화면에는 조용하지만, 선명한 감정이 가만히 머무르고 있다. ![]() 박현진 학예사가 작품 해설하는 모습 전시를 기획한 수원시립미술관 박현진 학예사는 "반복되는 일상은 때로는 지루하게 느껴지지만, 그 안에서 고요한 감정의 결이 생겨난다. 이번 전시는 바로 그 미세한 감정의 리듬에 주목했다"라고 하면서 '네가 4시에 온다면 난 3시부터 행복할 거야'라는 제목처럼, 아직 도착하지 않은 감정의 움직임, 기다림 속에서 자라나는 마음을 시각적으로 표현하고자 했다"라고 기획 의도를 전한다.또한, 박현진 학예사는 "작품을 통해 관람객이 자기 안에 잠재된 감정과 기억을 되살려 보고, 각자만의 감각으로 해석해 보기를 바란다"라며 전시에서 느끼는 감정의 리듬과 기다림, 전시가 주는 정서적 흐름을 설명한다. ![]() 채지민 캔버스는 현실과 비현실 사이의 경계를 탐구하는 독특한 예술적 실험장이다 채지민 작가는 평범한 사물을 낯선 배경 속에 놓는다. 그렇게 만들어진 화면은 실제 같기도 하고, 꿈처럼 아득하기도 하다. 그가 표현하는 장면은 현실과 비현실이 맞닿아 있는 경계에 머물고 있다. 익숙한 사물이 낯설게 보이기 시작할 때, 관람객은 자연스럽게 자신의 오래된 기억과 감정을 떠올린다. 작가의 회화는 설명보다 느낌에 가까우며, 눈보다 마음으로 읽히는 면이 있다.![]() 함미나는 유년 시절 바닷가에서의 경험과 기억을 작업의 중심에 두며, 이를 통해 자신을 치유하고 관람객에게 위로를 건네는 작가다 함미나 작가는 더 내밀한 감정의 흔적에 주목한다. 유년기 감정과 현재 감정이 겹친 화면은 직접적인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 그러나 자세히 들여다보면, 오랜 시간 가슴속에 쌓인 감정 결이 느껴진다. 부드러운 색과 구성은 보는 이로 하여금 조용히 자신 감정 안으로 스며들게 만든다.![]() 체험공간, 이번 프로그램은 생텍쥐페리의 '어린 왕자'에 깃든 메시지인 "이건 상자야. 네가 원하는 양은 이 안에 있어"에서 착안하였다고 한다 특히 이번 전시는 관람객들이 단순히 작품을 감상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공간을 체험하면서 작가들의 예술적 영감과 깊은 교감을 나누는 기회가 될 것이다. 평면 회화를 넘어 설치 공간으로 확장된 채지민 작가의 애매모호한 장면들은 우리에게 상상력과 설렘을, 함미나 작가가 그리는 어린아이 모습은 그 시절에 대한 그리움과 더불어 치유와 위로를 건네리라 기대한다.이번 전시는 빠르게 소비되는 이미지들 속에서 한 걸음 멈춰 서서, 오래된 감정의 숨결을 들여다보게 한다. 눈에 보이는 것을 뛰어넘어 '보이지 않는 것을 느끼는 것'에 집중한다. 하루하루 반복되는 일상에서 때때로 우리는 지루함이나 무기력을 느낀다. 그러나 그 반복 속에는 안정과 평온도 함께 있다. 작가들은 이런 상반된 감정의 흐름을 그림 안에 담아내며, 보는 이에게 자신 내면을 조용히 마주할 기회를 건넨다. 전시는 단순히 그림을 감상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참여형 프로그램과 연계 워크숍을 통해, 관람객 경험을 능동적인 감정 표현으로 확장한다. ![]() 박현진 학예사가 작품 해설하는 모습 이와 관련해 박 학예사는 "이번 전시는 작가만의 감정을 전하는 것에 머무르지 않는다. 관람객이 자신의 감정을 다시 읽고 표현할 수 있도록, 상시 체험 공간과 전시 연계 프로그램을 함께 마련했다"라고 하면서 "미술관은 더 이상 조용히 관람만 하는 공간이 아니라, 서로의 감정이 오가고 감각이 살아나는 열린 장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전시는 작가와 직접 이야기 나누고 교감할 수 있는 자리를 비롯해, 어린이부터 어른까지 모두가 참여할 수 있는 회화 체험 활동, 감정 표현 워크숍 등이 함께 마련된다. 그림을 보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각자의 기억과 감정을 직접 풀어내는 경험으로 확장되는 구성이다. ![]() 전시실 공간 뿐만 아니라 전시실 밖 유휴 공간으로 확장 활용한 설치 미술 수원시립미술관은 이번 전시를 통해 미술이 소통 문을 여는 매개가 되기를 기대한다.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전시 공간은 작품을 해석하는 정답을 요구하지 않는다. 오히려 관람자 자신 경험과 해석이 작품을 완성하는 방식이다. 사람들 사이 감정, 세대 간 공감, 그리고 예술이 줄 수 있는 치유와 회복의 힘을 함께 나누고자 하는 기획 의지가 전시 전반에 스며 있다.《네가 4시에 온다면 난 3시부터 행복할 거야》는 누군가를 기다리는 그 시간처럼, 작고 느린 감정 움직임을 소중히 여긴다. 일상 무게에 눌려 무뎌진 감각을 다시 일으켜 세우며, 그 안에서 잊힌 지 오래된 순수함과 만나는 순간을 마련한다. 작품은 말하지 않지만, 관람자는 말없이 공감하게 된다. 그것이 이 전시가 주는 가장 큰 울림이다. ![]() 《네가 4시에 온다면 난 3시부터 행복할 거야》 전시포스터 ○ 기간 : 2025년 4월 15일(화) ~ 2026년 2월 22일(일) 10:00~18:00 (입장 마감 17:00) ○ 부문 : 기획전 ○ 장르 : 복합 (회화 중심 전시) ○ 작가 : 채지민, 함미나 ○ 구성: 회화 중심 전시, 연계 프로그램, 작가 인터뷰 및 드로잉, 참여형 체험 공간 ○ 프로그램: 전시장 상시 참여 프로그램, 분기별 원데이 클래스, 전시 연계 프로그램(워크숍) ○ 해설 : 사전문의 ○ 대상 : 전체관람 ○ 휴무 : 매주 월요일 ○ 예약 : 자유 관람 ○ 요금 : 4,000원(성인 기준), 무료 기간(2.27 화 ~ 3.10 일) ○ 장소 : 수원시립미술관 제5 전시실 및 유휴공간,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정조로 833 (신풍동) ○ 주차 : 관내 주차장 ○ 계정 : https://suma.suwon.go.kr/ ○ 문의 : 031-228-38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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