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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의 색에 나만의 온도를 더하다 - 미열화실 11주년 기념전 ‘1圖+1도 法古創新’
수원시립만석전시관에 22명 작가, 200여점 전통회화 전시
2025-05-07 15:04:08최종 업데이트 : 2025-05-07 15:37:42 작성자 : 시민기자   김청극
이은규 작: 송림맹호도(한지에 채색, 수묵, 2016년)

이은규 작: 송림맹호도(한지에 채색, 수묵, 2016년)

지난 6일 수원시립만석전시관에 들어서자 1층과 2층 전시실은 전시 작품을 관람하려는 많은 인파로 북적이고 있었다. 1층 전시실에서는 5월 6일부터 11일까지 미열화실 11주년을 기념한 《1圖+1도 法古創新》(법고창신: 옛것을 본받아 새것을 창조한다) 전시가 열리고 있었다. '전통 더하기 나만의 1도'를 주제로 한 이번 전시는 전시실의 벽면을 가득 메운 작품들이 이례적으로 빽빽하게 전시되어 있어 다소 압도적인 인상을 주기도 했다.

작가의 해설에 귀를 기울이는 관람객들

작가의 해설에 귀를 기울이는 관람객들


한편에서는 양정아 작가가 직접 자신의 그림 앞에 서서 관람객들에게 작품을 자세히 설명하고 있었다. 작가의 해설을 듣기 위해 모인 관람객은 단체로 20~30명에 달했으며, 오늘이 첫 전시일임에도 불구하고 화실 단체 관람객이 다수 참석해 뜨거운 관심을 보여주었다. 이번 전시에는 미열화실 대표 이은규 작가를 비롯한 22명의 작가들이 참여해 총 200여 점의 한국 전통회화 작품을 선보였다. 이 작품들은 '진채(眞彩)'라는 전통 재료와 채색 중심의 기법을 바탕으로 제작되었으며, 한국 고유의 회화미를 느낄 수 있게 한다.

전시장 한 가운데에 놓여진 홍보 전시물

전시장 한 가운데에 놓여진 홍보 전시물


전시장에는 주로 벽사(辟邪)와 기원(祈願)의 의미를 담은 민화가 많이 전시되어 있었으며, 한국화의 경계를 넘어 당시 시대 사람들의 삶과 고민, 예술적 감각을 담은 다양한 작품들이 전시되었다. 조선 초기의 고상하고 절제된 미술 양식, 조선 중기의 진경 정신이 반영된 산수화와 풍속화, 조선 후기의 감각적 변화를 보여주는 화조화와 기명절지화, 전신사조를 통해 실존을 탐구하는 생생한 초상화까지 폭넓은 스펙트럼을 아우르고 있었다.
 

이번 전시는 단순한 과거 회화의 복제가 아니라, 옛 그림의 전통을 계승하면서도 상징에 매몰되지 않고 일상 속의 기원을 진솔하게 담아내며, 유행에 흔들리지 않는 화가들의 고유한 의지를 표현하는 데 집중했다. 각 작가들은 자신만의 색채와 온도를 더해 독창적인 표현 세계를 만들어갔으며, 관람객들은 옛 화가에서 자신을 투영하듯, 서로에게서 나를 발견하고 함께 성장하며 응원하는 공동의 예술적 체험을 나누었다.
 

기은정 작가의 휴식의 페이지

기은정 작가의 휴식의 페이지

 

22명의 작가가 참여한 이번 전시에서는 총 200여 점의 작품이 소개되었으며, 작가별로 작품이 정리되어 있어 감상에 불편함이 없었다. 그림 옆에 상세한 설명이 제공되어 있어, 미술에 익숙하지 않은 관람객들도 작품의 배경과 의미를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 특히 현장에서 두 명의 작가를 만나 직접 작품 해설을 들을 수 있었던 점은 관람객들에게 특별한 경험이 되었다.
 

미열화실은 2014년 일산 백석에서 개원하였으며, 2019년 수원 영통으로 이전하였다. 지금까지 총 네 차례의 전시를 개최했으며, 제1회는 《세화전》으로 써드플로어 카페 백석점에서, 제2회는 2018년 《미열전》으로 고양시청 갤러리600에서, 제3회는 2022년 《세화》전으로 행궁길갤러리에서 열렸다. 그리고 3년 만인 2025년, 이번 제4회 전시에 이르게 되었다.
 

이은규 작가는 한성대학교 동양화과 및 동대학원에서 전통 진채화를 전공하였으며, 한국진채연구회 정회원으로 활동 중이다. 현재 미열화실을 운영하고 있으며, 2015년《차이의 사이》展(한옥 갤러리)을 포함하여 총 세 차례의 개인전을 개최한 바 있다.
 


이은규 작가의 여러 자화상이 전시되어 있다.

이은규 작가의 여러 자화상이 전시되어 있다.


이은규 작가의 작품은 전시장 입구 바로 초입에 전시되 있는데 꿈의 자리라는 주제로 꿈 속의 어머니(한지에 채색), 꿈 속의 할무이(삼베에 채색), 어떤 기억(면에 채색), 검정색을 위한 자화상(비단에 진채)으로 어머니의 모습을 자국어로 기억에만 의존하여 자유연상법처럼 여러 번 그리고 덧씌우길 반복했다.

휠체어를 타며 작품을 감상하는 모녀 관람객

휠체어를 타며 작품을 감상하는 모녀 관람객

 
작가의 해설이 진행되는 동안에도 관람객들은 띄엄띄엄 입장하며 전시장을 채웠다. 특히 휠체어에 탄 어머니를 동행한 한 여성 관람객은 그림을 일일이 설명해주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또한 영통에서 친구와 함께 방문한 두 여성 관람객은 인상 깊은 작품 앞에서 발걸음을 멈추고 소곤소곤 이야기를 나누며 진지한 감상에 몰입하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양정아 작가의 작품: 백일홍, 도라지꽃, 봄이 오길 바람

양정아 작가의 작품: 백일홍, 도라지꽃, 봄이 오길 바람
 

양정아 작가의 대표 작품인 《백일홍》,《도라지꽃》,《봄이 오길 바람》은 한지와 비단 부채에 채색된 작품으로, 섬세하고 곱게 표현된 색채가 우리 민족의 정서와 어우러져 깊은 인상을 남겼다. 이은규 작가는 해설을 마무리하며, 관람객들이 스마트폰으로 촬영한 이미지를 얇은 천에 전사해 나누어 주는 이벤트를 진행해 큰 호응을 얻었다. 전사된 그림은 실물과 유사하면서도 아기자기한 매력을 더해 관람의 즐거움을 배가시켰다.

관람객이 사진 찍은 것을 작가가 천에 전사하여 나누어 주고 있는 모습

관람객이 사진 찍은 것을 작가가 천에 전사하여 나누어 주고 있는 모습
 

작품 수가 많아 전시장을 한 바퀴 도는 데만도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었으며, 각 작품 속에서 당시 시대의 정서를 엿보고 한국 전통미술의 깊이를 느낄 수 있는 뜻깊은 시간이었다. 이번 전시는 5월 12일까지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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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열화실, 이은규 작가, 만석 전시관, 진채화, 김청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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