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호승 시인 명사특강 “고통 없는 사랑은 없다”
별마당도서관수원, 5월 세대공감 행복특강을 펼치다
2025-05-09 12:45:17최종 업데이트 : 2025-05-09 12:45:16 작성자 : 시민기자 진성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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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승 시인. 75세에도 80분간 내내 서서 강연하는 모습이 존경스럽다
지난 5월 7일 오후 수원별마당도서관에서는 우리사회 큰 詩人 정호승시인을 모시고 행복 특강이 열렸다. 연휴가 끝난 직후인데도 200여 명의 시민이 자리를 함께 했다. 정호승 그는 누구인가. 1950년 경남 하동에서 태어나 대구에서 성장 1973년 대한일보 신춘문예에 '첨성대'란 시로 등단하였다. 속도 지향적이고 목표 지향적인 오늘의 삶에서 우리에게 가장 소중한 가치는 무엇인가 다 같이 생각해보며 그의 시 이야기를 통해 사랑과 고통의 본질을 성찰하는 시간이었다.
그는 평이한 언어로 복잡한 감정을 다루며, 시대를 막론하고 다양한 세대에게 위로와 공감을 주는 시인으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현대사회의 불안과 소외 속에서 그의 시는 독자들에게 마음의 평온과 위안을 주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슬픔이 기쁨에게' '외로우니까 사람이다'등 시집 12권을 펴내었으며 김수영문학상 정지용문학상등을 수상하며 몇 편은 중고등학교 교과서에도 실렸다. 특히 양친이 살아계실 때 가까이 살며 양친의 집을 집무실 삼아 출퇴근하며 양친을 돌본 따뜻한 일화로 유명하다. 그는 인사와 함께 젊은 시절 수원 화서동에 살았던 이야기도 들려주며 개울에서 물고기를 잡던 풋풋한 옛날이야기와 함께 이런 저런 정담도 들려주었다. 그는 사람의 마음속에 중요한 것은 연민과 사랑이라고 말문을 꺼낸다. 우리는 결국 사람의 마음속에 있는 사랑을 찾아서 인생이라는 이야기를 하는 것이라고 말이다. 진솔한 시와 강연에 공감하는 시민들 헨리 나우웬 석학의 명저. 읽기를 권하다
여행 사람이 여행하는 곳은 사람의 마음뿐이다 아직도 사람이 여행할 수 있는 곳은 사랑하는 사람의 마음의 오지뿐이다 그러니 사랑하는 이여 떠나라 떠나서 돌아오지 마라
설산의 창공을 나는 독수리들이 유유히 나의 심장을 쪼아 먹을 때까지 쪼아 먹힌 나의 심장이 먼지가 되어 바람에 흩날릴 때까지 돌아오지 마라
사람이 여행할 수 있는 곳은 사람의 마음의 설산뿐이다
정호승 시인은 인생은 시간이라고 말한다. 우리는 결국 사람의 마음속에 있는 사랑을 찾아서 지구라는 작은 별에서 인생이라고 하는 여행을 하는 것이다. 가는 일이 아무리 힘들고 고통스럽더라도 인생이라는 여행을, 사람이라는 사랑을 찾아가는 여행을 떠났으면 돌아오지 말라고 두 번이나 이야기하고 있다. 그럼 사랑의 실체가 무엇일까. 결국 사랑은 모성으로 완성된다고 한다. 어머니의 사랑처럼 무한하고 조건이 없고 무조건적이고 절대적인 것이 있는가. 틱 낫한 스님의 경구 용서에 대하여도 생각해 보자고 한다. 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인간관계인데 남을 용서하지 못한다는 것은 내 가슴에 총알이 날아와 박혀있는 것과 같다는 무서운 사실. 우리는 용서의 가치가 얼마나 중요한지도 깨달아야만 한다. '용서를 선택함으로서 내 과거를 해방시켜 현재의 내 삶을 치유할수 있다'고 하니 참 골똘히 새겨들을 말이다.
미래는 예측불허의 세계이고 불교에서는 원래 내일은 없다고 이야기한단다. 그러니 오늘을 열심히 살라는 말씀. 작가는 독실하게 가톨릭 신자이면서 불교의 교리에도 심취하여 많은 공부를 하였다고 들려준다. "힘들지 않은 삶이 어디 있는가. 오죽하면 불교에서 '인생은 고해'라고 말하지 않았는가" 하면서 시 한편을 들려준다.
산산조각
룸비니에서 사 온 흙으로 만든 부처님이 마룻바닥에 떨어져 산산조각이 났다 팔은 팔대로 다리는 다리대로 목은 목대로 발바닥은 발바닥대로 산산조각이 나 얼른 허리를 굽히고 무릎을 꿇고 서랍속에 넣어두었던 순간접착제를 꺼내 붙였다 그때 늘 부서지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불쌍한 내 머리를 다정히 쓰다듬어 주시면서 부처님이 말씀하셨다
산산조각이 나면 산산조각을 얻을 수 있지 산산조각이 나면 산산조각으로 살아갈 수 있지
정시인은 이 시가 시인이 쓴 1,200편의 시중에서 가장 애착이 가는 시라고 귀띔한다. 시인은 '우리는 누구나 다 고통의 바다에 사는 한 마리 인간이라는 물고기'라고 표현한다. 그것도 물속에 살면서도 목말라 하는 물고기. 한번은 길바닥에 누우니 바닥이 그렇게 편안할 수가 없더란다.
700년의 기다림 끝에 핀 함안연꽃(함안의 토성 호수에서 700년전 씨앗이 발견되어 꽃을 피우는데 성공함) 오늘의 도서
시인은 '산다는 건 결국 견딘다는 것' 아니겠냐고 한다.포도가 으깨지고 밟히는 과정을 거쳐 향기로운 포도주가 되듯이 시련을 감내해야 각자의 별의 순간에 도달할 수 있다고 뻔한 미사여구가 아닌, 대부분의 청중에게 인생을 먼저 산 사람으로서 들려주는 담담하고 진솔한 이야기로 들린다.
화서동에서 온 한 시민은 "요즘 마음에 힘든 일이 있었는데 강연 말씀이 많이 위로가 됐다. 시인의 말씀 등불 삼아 앞으로도 시련을 이겨내고 인내하는 법을 익혀 남은 내 삶을 향기롭게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강연 소감을 말한다. 누구나 삶의 여정을 걷다 보면 맑은 날만 있을까. 유난한 경쟁사회 대한민국. 어려움도 부딪히고 상처받고 수렁에도 빠질 수 있으리라. 슬기롭게 고통을 이겨내고 승화시켜 영롱한 이슬 같은 '내 마음의 보석상자'를 발견하는 날 모두는 각자 부처가 되어 내 삶의 주인공이 되지 않겠는가.
스타필드수원 별마당도서관: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수성로 175 대표전화: 1899-9001 ![]() 연관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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