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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목원에서 만난 정조대왕
영흥수목원에서 ‘조선 최고의 조경가, 정조’ 전시 중
2025-05-20 13:04:51최종 업데이트 : 2025-05-20 16:06:17 작성자 : 시민기자   윤재열
동락정과 함께 있는 연못은 창덕궁 후원에 부용정 분위기가 난다.

동락정과 함께 있는 연못은 창덕궁 후원에 부용정 분위기가 난다.


 영흥수목원에 갔다. 숲 공원 안에 산지 지형을 살려 조성된 식물원이다. 방문자센터에 들어서니 수목원을 내려다 볼 수 있는 카페도 있다. 다양한 숲이 여기저기 수줍게 서 있고, 푸른 잔디밭에는 5월 햇살이 가득하다. 수목원을 찾아온 사람들은 저마다 자신들의 여유를 즐기는데, 얼굴에 웃음이 가득히 번지는 것은 똑같다. 

  수목원에 '정조 효원'을 넣어 우리 문화에 어울리는 공간을 만들었다. '수원을 사랑했던 정조대왕의 정신과 일대기를 담은 정원'이라는 설명이 있다. 고풍스러운 정자 덕화당과 동락정이 있다. 만천명월주인옹과 정조대왕이 사랑했던 식물들을 볼 수 있다. 

  동락정과 함께 있는 연못은 창덕궁 후원에 부용정 분위기가 난다. 부용정은 왕이 자연을 보고 휴식하던 곳이다. 정조대왕도 부용정에 자주 찾아 풍류를 즐긴 것으로 전한다. 백성을 생각하는 마음을 담은 '만천명월주인옹' 담벼락에도 시냇물 소리가 맑게 흐른다. 모든 하천을 비추는 달빛과 같은 존재가 되겠다는 정조의 바람이 가슴 뭉클하게 느껴진다. 

백성을 생각하는 마음을 담은 '만천명월주인옹'. 시냇물 소리가 맑게 흐른다.

백성을 생각하는 마음을 담은 '만천명월주인옹'. 시냇물 소리가 맑게 흐른다.


  수원에서 정조는 화수분 같은 존재다. 수목원에서도 자연스럽게 만나는 임금이다. 정조는 나무 심기를 좋아했고, 정원의 식물을 사랑했다. 인간과 교감을 할 수 있는 생명체를 귀하게 여긴 것이다. 이런 정신을 활용해 특별히 '정조 효원'을 조성하고, 수목원 가치와 생명 존중 철학을 살렸다. 단순히 정원을 조성한 것이 아니라, 전통문화로 생명력을 키우고 시민과 소통하는 자리를 만들었다. 새로운 시선으로 주목해 만든 정원 구성이 의미 있게 다가온다. 
  방문자센터에서도 정조 관련 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 2층 숲향기홀에서 2025년 특별기획 전시가 열리고 있다. 올 연말까지 '조선 최고의 조경가, 정조' 전을 한다. 

정조는 식목왕이라 부를 정도로 나무를 많이 심었다. 식물 사랑도 특별했다. 이런 모습을 기록과 전시물로 채웠다.

정조는 식목왕이라 부를 정도로 나무를 많이 심었다. 식물 사랑도 특별했다. 이런 모습을 기록과 전시물로 채웠다.


​  전시는 3개의 테마로 구성했다. 1부는 왕의 정원이라 해서 정조대왕이 생활 공간이었던 서궐 경희궁, 동궐 창덕궁과 창경궁, 그리고 정조가 만든 계획도시 수원화성 이야기다. 궁궐은 왕이 생활하던 곳으로 정원 관리도 특별했을 것이다. 정조도 궁궐 정원을 조성하고 대신들과 정치를 하고, 때로는 쉼을 즐기기도 했다. 창덕궁 후원 옥류천이 보이는데, 이곳은 정조가 산하들과 유상곡수연(굴곡진 수로에 술잔을 띄우고 시를 읊는 풍류놀이)을 하던 곳이다. 
  수원화성은 방화수류정과 용연 풍경이 으뜸이다. 여기에 미로한정 그림도 정조의 자연관을 볼 수 있다. 축만제, 만석거 등도 소개하고 있는데, 당시는 백성의 농업을 장려하기 위한 저수였다. 지금은 수원 도심 한가운데에서 시민들의 자연 휴식처로 역할을 하고 있다. 

전시공간. 정조의 정원 관련 역사를 살펴보는 시간을 누릴 수 있다.

전시공간. 정조의 정원 관련 역사를 살펴보는 시간을 누릴 수 있다.


  2부 신의 정원은 아버지 사도세자를 위해 정조가 특별히 조성했던 공간 이야기다. 아버지를 위해 조성한 '현륭원' 관련 일화는 영상자료를 통해 볼 수 있다. 3부에 정조가 사랑한 식물도 관심이 간다. 정조가 특별히 좋아한 연꽃을 한지공예 작품으로 만들어 놓았다. 소나무는 분재로 놓았는데, 사시사철 푸른 속성이 넉넉하다. 
  미디어아트로 구현되는 '정조의 안식처, 창덕궁 후원의 사계절'도 본다. 봄부터 겨울까지 아름답고 은은한 풍경이 가득하다. 정조는 국왕이다. 한 나라의 운명을 좌우하는 막중한 부담이 있다. 후원에서는 직무 부담을 내려놓을 수 있다. 자신의 공적 자아를 놓아두고 잠시 본질적 자아를 누리는 시간이다. 그런 여유가 다시 군주의 덕으로 쌓이고 선정을 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된다. 

  우리 것이, 그리고 옛것이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니다. 그렇다고 무턱대고 현재 풍요로운 물질이 전부인 것처럼 지내는 것도 마음을 허탈하게 한다. 과거가 없이 현재 누리는 문화가 생기지 않았기 때문이다. 우리 조상은 어떤 환경에서 어떻게 살아왔는지를 알아야 한다. 현대식 정원에 정조 효원 등을 꾸미고, 정조 관련 역사를 살펴보는 시간은 현재를 슬기롭게 살아가는 세련된 문화 의식이다. 

11월 30일까지 암석원 내 전시 큐브에서 '수원이' 캐릭터를 소개하고 굿즈를 전시한다.

11월 30일까지 암석원 내 전시 큐브에서 '수원이' 캐릭터를 소개하고 굿즈를 전시한다.

  마음이 어지러울 때는 정조 효원에 들러본다. 창덕궁 후원에 있는 '임금님 걸음걸이 연습장'을 본떠 만들어 놓은 곳도 걸어 본다. 왕의 자세로 잠시 걸어보니 근엄함은 풍기지 않는다. 오히려 뒤뚱거려 웃음이 나온다. 삶의 모서리에 상처도 많이 받는데, 순간 무뎌지는 느낌이다. 덕화당 정자에서 햇살 따라 흐르는 냇물을 본다. 바쁘게 사는 것이 익숙한 우리에게 느림의 의미를 일깨우듯 천천히 흐른다. 

  '수원이 정원'도 둘러볼 만하다. 수원시가 오는 11월 30일까지 암석원 내 전시 큐브에서 '수원이' 캐릭터를 소개하고 굿즈를 전시한다. 수원이 등신대를 활용한 포토존에서도 좋아하는 사람과 추억을 남길 수 있다. '수원이'는 수원시에서 최초로 발견된 멸종위기 야생동물 1종 보호종인 '수원청개구리'를 상징하는 수원시 캐릭터다. 전시는 '수원이'가 수목원 내 정원을 발견하고, 수목원 곳곳을 살펴보며 영흥수목원을 소개하는 컨셉으로 구성됐다.


2025년 영흥수목원의 특별기획 전시
<조선 최고의 조경가, 정조>

일시: 2025.4.15.(화)~12.31.(수)
장소: 영흥수목원 방문자센터 2층 숲향기홀
관람: 화~일, 월요일은 휴원
관람 시간: 09:30~17:30(입장 시간은 09:30~17:00)
이용 요금: 유료
윤재열님의 네임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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