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 감성의 예술 여정, 경기필하모닉오케스트라 마스터즈 시리즈 III '여행'
비올라 협주곡 아시아 초연부터 말러, 멘델스존까지 '여행'으로 엮은 감동의 무대
2025-05-30 12:50:53최종 업데이트 : 2025-05-30 12:50:52 작성자 : 시민기자 안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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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필하모닉오케스트라 마스터즈 시리즈 '여행' 공연이 펼쳐진 경기아트센터 대극장 5월 29일 저녁, 수원 경기아트센터 대극장에서 열린 경기필하모닉오케스트라 마스터즈 시리즈 III는 관객들을 감성 깊은 '여행'으로 초대했다. 말러의 잊혀졌던 서곡부터 신동훈 비올라 협주곡, 멘델스존의 스코틀랜드 교향곡까지! 시대도, 정서도 서로 다른 세 곡이 어우러지며 공연장은 마치 음악으로 완성된 한 편의 여정처럼 느껴졌다. 경기필하모닉오케스트라는 올해 총 여섯 번에 걸쳐 '마스터즈 시리즈'를 진행한다. 각 공연은 ▲아마데우스 ▲투쟁, 극복, 환희 ▲여행 ▲가을에는 브람스 ▲불멸 ▲비창이라는 주제를 중심으로 구성되며, 선택된 곡들은 서로 긴밀하게 연결된다. 작년 시즌이 베토벤과 그의 영향을 받은 작곡가들을 조명했다면? 올해는 모차르트를 출발점 삼아, 보다 다채롭고 풍성한 프로그램이 되었다. 이러한 구성은 김선욱 예술감독이 관객에게 선사하고자 하는 클래식의 세계, 올 한 해의 여정을 반영한 기획이다. ![]() 커튼콜에서 지휘자 김선욱이 단원들을 한 명씩 일으키며 관객의 환호에 화답하는 순간! 이번 공연의 문은 말러의 《Blumine(블루미네)》로 열렸다. 원래 교향곡 제1번의 일부였으나 작곡가 본인의 판단으로 빠졌던 이 곡은 1966년 악보가 발견되며, 이듬해인 1967년 다시 무대에 오르게 되었다. 경기필하모닉오케스트라는 이 짧지만 서정적인 곡을 통해 마스터즈 시리즈 III '여행'의 첫 장을 펼쳤다. 트럼펫의 섬세한 음색이 공연장을 가득 채우며 인상적인 시작을 알렸다. 이 곡은 원작 연극 속에서 트럼펫 연주자가 사랑하는 이에게 바치는 세레나데로 사용된 바 있다. 그 서사와 감정이 고스란히 살아 있어, 자연스레 음악에 빠져들었다. ![]() 입장 시 무료로 제공되는 프로그램북, 해설이 풍부해 공연 전후 감상을 깊이 있게 만들어준다. 두 번째 곡은 비올라 협주곡이었다. 이날 무대의 중심은 신동훈 작곡의 《실낱 태양들》로, 지난해 완성된 이 곡은 이번 무대를 통해 처음 아시아에서 연주됐다. 협연자는 세계적인 비올리스트이자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수석 연주자인 '아미하이 그로스'. 오케스트라와 조화를 이루며 힘있게 곡을 이끌었다. 그의 연주는 섬세했으며, 작곡가의 감정을 또렷하게 전달하는 듯했다. 클래식 음악이라고 하면 오래된 작곡가의 작품을 떠올리기 쉽지만, 《실낱 태양들》은 지금 이 시대에 쓰인 새로운 음악이다. 이 곡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도록 공연 전 배포된 프로그램북이 큰 도움이 되었다. 음악학자 정이은의 해설에 따르면, '실낱 태양들'이라는 제목은 삶의 경계 위에서 반짝이는 희망의 순간들을 떠올리게 한다. ![]() 아시아 초연의 감동이 끝난 뒤, 무대 위로 올라온 작곡가 신동훈과 협연자 아미하이 그로스 작곡가 신동훈은 독일 시인 파울 첼란의 언어와 세계관에 깊은 영향을 받았다. 그의 음악에는 인간 존재의 고통과 희망, 절망과 빛이 함께 담겨 있다. 비올라의 음색은 이 감정들을 조용히, 그러나 깊게 전한다. 신동훈은 현대 클래식 분야에서 주목받는 작곡가이자 지휘자다. 주로 문학에서 영감을 받아 감성적인 멜로디를 만들어낸다. 전통과 현대를 자연스럽게 섞으며, 자신만의 음악 세계를 구축해왔다. 이 점에서 그의 음악은 '문학'과 '음악'이 얼마나 가까이 맞닿아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는 생각! 2020년에는 한국 작곡가로는 처음으로 영국 비평가협회에서 '젊은 작곡가상'을 수상하며 국제적으로도 이름을 알렸다. 신동훈 작곡가의 앞으로 행보가 더욱 기대된다. ![]() 1막과 2막이 모두 끝난 후 이어진 커튼콜! 무대 위 연주자들의 얼굴에도 공연의 열기와 여운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 공연의 마지막 곡은 멘델스존의 교향곡 3번 《스코틀랜드》였다. 이 곡은 멘델스존이 스무 살 때, 스코틀랜드를 여행하며 받은 인상을 바탕으로 12년 넘게 완성한 작품이다. 스코틀랜드의 넓은 들판과 오래된 성의 쓸쓸한 모습, 바람이 부는 해안 절벽 같은 풍경을 음악으로 담아냈다. 경기필오케스트라의 단단한 소리와 김선욱 예술감독의 명확한 해석이 더해져, 마치 스코틀랜드 여행을 즐겁고 안전하게 마친 듯한 기분이 들게 했다. ![]() 눈을 맞추며 짧은 인사와 대화를 나눌 수 있었던 사인회. 공연의 여운은 이 따뜻한 만남 덕분에 더 오래 기억될 듯하다. 공연이 끝나고 난 뒤에도 감동은 쉽게 가시지 않았다. 로비에서는 깜짝 사인회가 열렸다. 약 50여 명의 관객이 협연자 아미하이 그로스와 지휘자 김선욱, 그리고 신동훈 작곡가에게 사인을 받기 위해 줄을 섰다. 프로그램북과 포스터, 심지어 가지고 있던 가방에까지! 관객들은 저마다 잊지 못할 방식으로 공연의 여운을 이어갔다. 이 공연은 바로 오늘 5월 30일(금),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한 번 더 열릴 예정이다. 수원에서 느낀 감동을 서울에서도 이어갈 수 있는 기회다. ![]() 녹음이 짙어지는 계절, 감성을 채워줄 다채로운 무대가 관객을 기다리고 있다. 경기아트센터에서는 6월에도 풍성한 공연이 준비되어 있다. 6일(목)에는 뮤페라 갈라 콘서트 《헌정》, 10일(화)에는 헝가리 부다페스트 국립오페라의 《열정악단》, 그리고 13일(금)부터 15일(일)까지는 30주년을 맞이한 뮤지컬 《명성황후》가 무대에 오른다. '만원의 행복석', 청년패스, 임산부 할인 등 다양한 혜택도 마련되어 있어, 보다 부담 없이 공연장을 찾을 수 있다. 바쁜 일상 속에서 잠시 벗어나 문화 예술이 주는 힐링이 필요할때, 경기아트센터가 있다. 편안한 분위기와 수준 높은 공연으로 마음의 여유를 찾기에 안성맞춤인 공간이다. ![]() 프로그램북 세 장, 오늘 무대를 빛낸 세 주인공의 사인으로 특별한 기록이 되었다. 말러, 신동훈, 멘델스존 3명의 작곡가가 각기 다른 시대와 감성으로 빚어낸 음악 여행. 말러의 잔잔한 서곡에서 시작해, 신동훈의 현대적이고 깊이 있는 비올라 협주곡을 거쳐, 멘델스존의 웅장한 스코틀랜드 교향곡으로 마무리되는 여정은 관객들에게 다채로운 감동과 즐거움을 선사했다. 음악이 전하는 시간과 공간의 여행 속에서 한 편의 이야기를 완성한 이날 공연은, 진정한 예술 여행의 의미를 다시금 느끼게 한 뜻깊은 자리였다. 5월에 이어 6월에도 이어질 다양한 공연과 함께 풍성한 문화생활을 누려보면 어떨까? [경기아트센터 안내] ○ 주소: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효원로 307번길 20 (인계동) ○ 대중 교통: 분당선 수원시청역(경기아트센터역) 10번 출구에서 도보 약 5분 거리 ○ 예매 안내: 경기아트센터 홈페이지 또는 인터파크 티켓을 통해 24시간 예매 가능 ○ 전화번호: 031-230-3200 ○ 홈페이지: www.ggac.or.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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