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 인간, 사유의 정원' 조은실 작가 개인전
쇼핑몰 속 작은 예술 공간, ‘스타필드 작은 미술관’
2025-06-13 13:54:40최종 업데이트 : 2025-06-13 13:54:34 작성자 : 시민기자 양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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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타필드 작은 미술관 '빨간 인간, 사유의 정원' 쇼핑과 예술이 만나는 특별한 공간, 수원시의 대표 복합쇼핑몰 스타필드 수원에는 시민 누구나 편하게 예술을 향유할 수 있는 이색 전시 공간 '스타필드 작은 미술관'이 운영 중이다. 대형 쇼핑몰이라는 상업 공간 한가운데 마련된 이 미술관은 단순한 갤러리를 넘어, 예술과 일상의 경계를 허물고 지역 예술인과 시민들을 연결하는 소통의 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 작은 미술관은 수원문화재단과 스타필드 수원의 민간 협력으로 탄생했다. 공공기관과 민간기업이 협업해 만든 이 전시 공간은 지역 기반 시각예술 작가들의 창작 활동을 지원하고, 동시에 시민들이 보다 쉽게 예술을 접할 수 있도록 기획됐다. 전시 공간이 점점 사라지고 있는 현실 속에서, 특히 신진 작가나 지역 작가들에게는 자신의 작품을 선보일 수 있는 소중한 기회로 평가받고 있다. 2025년 상반기 1차 전시는 공모를 통해 선정된 5명의 작가와 2개의 단체가 참여해, 회화·판화·공예 등 다양한 장르의 시각예술 작품 총 88점을 선보이고 있다. 참여 작가들은 작품을 통해 자신만의 시선으로 삶과 사회를 풀어내며, 쇼핑몰을 찾은 시민들에게 예기치 않은 예술적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미술관 입구는 스타필드 수원 지하 주차장에 위치해 있어 누구나 가볍게 들를 수 있다. 현재 전시 중인 조은실 작가의 개인전 '빨간 인간, 사유의 정원'은 단순한 시각적 아름다움을 넘어 관람객의 내면을 들여다보게 하는 철학적인 메시지를 담고 있다. 조 작가는 전통 회화 기법에 디지털 그래픽 요소를 접목해 자신만의 독특한 시각 언어를 완성했으며, 모든 작품 속 인물을 강렬한 붉은색으로 표현해 보는 이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빨간 인간'은 인간 내면의 감정, 특히 억압되고 표현되지 못한 감정들을 시각적으로 형상화한 작가의 상징적 캐릭터다. 작가는 "우리는 밝고 긍정적인 감정은 쉽게 표현하면서도, 슬픔이나 분노 같은 감정은 억누르며 살아간다."며 "그러한 감정들을 예술을 통해 해소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 작품 제목 개인적으로 인상적이었던 작품을 몇 가지 소개하자면 첫 번째는 'FISHBOWL'이다. 이 작품은 책을 읽는 붉은 인간이 물고기와 함께 어항 속에 갇힌 모습을 그린 그림이었다. 책보다 디지털 기기를 더 자주 들여다보는 현대인의 모습을 떠올라서인지 기억에 남는 작품이었다. 작가는 "작품 속 일상적 오브제들은 인간의 감정이 투영된 상징"이라며, "사물이 감정을 대변하기도 하고, 인간이 사물처럼 느껴질 때도 있다."고 설명했다. ![]() 작품 제목 'BALANCE BEAM' 또 다른 작품 'BALANCE BEAM'에서는 발끝을 세우고 양팔을 벌린 채 균형을 잡으려는 사람들의 반복된 모습이 등장한다. 체조 연습을 연상케 하는 이 장면은 현대사회 속에서 남들과 '같아지기 위해' 애쓰는 우리들의 모습을 은유적으로 보여주는 듯 했다. 균형을 잡기 위해 아슬아슬한 자세를 유지하는 인물들의 긴장감은 보는 이로 하여금 현대인의 불안과 압박감을 떠올리게 한다. ![]() 작품 제목 'Ballet Studio' 'Ballet Studio' 작품 역시 기억에 남았다. 모두 같은 방향을 바라보고 발레 동작을 연습하는 붉은 인물들의 무표정한 얼굴, 그리고 그 뒤에서 희미하게 비치는 남성의 실루엣은 궁금증을 불러 일으켰다. 군중 속의 개인, 규칙 속에 묻힌 자아, 감춰진 시선 등 다양한 해석이 가능한 이 작품은 단순한 시각적 장면을 넘어 복합적인 사회적 메시지를 전달한다. 조은실 작가는 서양화를 전공한 후 2023년 첫 개인전을 개최했다. 작품 구상 단계부터 디지털 작업과 전통 기법을 융합해 독자적인 표현 세계를 구축하고 있다. 반복된 오브제와 인물의 배치, 콜라주와 같은 조합 기법을 통해 하나의 장면 속에서 시간과 감정을 동시에 흐르게 만드는 것이 그의 작업의 특징이다. "그림을 통해 제 안의 메시지를 꺼내는 과정은 어렵기도 하지만, 가장 하고 싶은 일"이라고 말하는 조 작가는 "관객들이 제 의도를 눈치채거나, 각자의 방식으로 작품을 해석할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고 전했다. 이번 조은실 작가의 '빨간 인간, 사유의 정원' 전시는 2025년 6월 30일까지 진행되며, 누구나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작은 미술관은 스타필드 지하 3층 D동에 위치하고 있다. ![]() 예술과 사람이 만나는 공간 '스타필드 작은 미술관' '스타필드 작은 미술관'은 예술을 전시하는 공간에 그치지 않고, 예술과 사람이 교차하고 머무는 '문화 쉼터'로서 기능하고 있다. 스타필드 수원을 찾은 시민들은 예상치 못한 전시 공간에서 작품을 마주하고, 짧은 순간이나마 자신의 감정을 돌아보는 경험을 할 수 있다. 일상의 흐름 속에서 문득 마주하는 예술은, 때로는 미술관보다 더 깊은 울림을 전한다.
한편, '스타필드 작은 미술관'은 지역 예술인을 위한 전시 공간 확보라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으며, 최근 수원시 '적극행정 최우수 사례'로 선정되기도 했다. 문화기획의 새로운 모델로서 공공과 민간의 협력 가능성을 제시한 이 미술관은 앞으로도 다양한 작가의 전시와 프로그램으로 시민들을 찾아갈 예정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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