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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구지천 벚나무 외과수술, 긴장과 감동의 6시간을 지켜보다
수원특례시 도시공원 생육개선 행사 일환, 내년 화려한 벚꽃터널 기대돼
2025-06-16 13:11:57최종 업데이트 : 2025-06-16 13:11:55 작성자 : 시민기자   이영관

'황구지천 벚나무 생육개선 행사' 단체 기념사진. (사)한국나무의사협회 수원시분회 회원 22명, 관련 부서 공무원 4명이 참가했다.

'황구지천 벚나무 생육개선 행사' 단체 기념사진. (사)한국나무의사협회 수원시분회 회원 22명, 관련 부서 공무원 4명이 참가했다.


해마다 4월이면 핫플레이스로 떠 관광객이 몰려드는 수원특례시의 벚꽃 명소인 황구나루터 산책로. 고색뉴지엄 바로 옆이다. 정확한 주소는 수원특례시 권선구 고색동 981번지.  이곳은 황구지천을 사이에 두고 동쪽과 서쪽에 20~30년된 고수령 벚나무가 터널을 이루고 있다. 평소 지역주민들의 산책코스다. 봄이면 벚꽃의 장관을 보느라 전국의 관광객이 찾아드는 곳이다.

 

수원시공원녹지사업소(소장 최재군)가 도시 녹지경관 사업의 일환으로 '황구지천 벚나무 생육개선 행사'를 지난 14일 알차게 마무리 했다. 바로 (사)한국나무의사협회 수원시분회(회장 조성칠)와 협약으로 황구지천의 병든 벚나무 외과수술에 들어간 것. 이 일대 1km 벚나무는 148그루, 그 중 수술 대상 벚나무는 26그루. 이 벚나무 그대로 두었다간 성장을 멈추고 몇 년 안에 죽음에 이른다. 나무의사로 참가한 회원은 22명. 2명 1조로 작업에 들어간다. 작업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 30분까지. 16그루가 행운의 외과수술을 받았다. 필자가 시작부터 끝까지 동행취재했다.

 

고색뉴지엄 바로 옆. 황구나루터 산책길 표지판이 있는 곳. 벚꽃터널이 시작되는 곳에 수원시 도시경관과 공무원 4명, 가슴에 명찰을 단 나무의사 22명이 모여 오늘 작업의 진행순서와 주의사항을 듣고 있다. 주위에는 이들이 가져온 공구와 연장, 화학약품 등이 놓여 있다. 대충 보아도 작은 트럭 한 대 분량이다. 조 회장은 오늘 작업을 위해 사전에 4회 이상 이곳을 방문했다고 한다. 대상나무 관찰,  선정 표시, 수술 부위 규모(표면처리와 외과수술 구분), 수술 약품과 재료 소요 분량 등을 파악했다.
 

회원들이 오늘 벚나무 외과수술 유의사항을 듣고 있다. 

회원들이 벚나무 외과수술 유의사항을 듣고 있다. 

회원들이 작업 전 수술 사용 도구와 사용 약품 설명을 등 듣고 있다.

 작업 전 수술 사용 도구와 사용 약품 설명을 등 듣고 있다.
 

이들이 할 작업 내용과 순서는 다음과 같다. 대상 나무의 부패부위를 기계톱, 끌, 망치, 가위, 칼, 망치, 그라인더로 부패 부위를 제거한 후 표면처리와 공동 충전 등 외과 수술을 실시한다. 구체적인 순서를 보면 고사지 및 쇠약지 제 - 부패부 제거 - 살균처리 - 살충처리 - 방부처리 - 공동충전 - 방수처리 - 매트처리 - 인공수피다. 사람을 다루는 의사처럼 나무의사도 전문성이 요구된다는 것을 알았다. 사용된 주요 자재는 알코올, 톱신페스트. 에폭시, 실리콘, 우레탄, 코르크 가루 등이다. 이들은 작업에 들어가기에 앞서 4번 나무에서 위 순서대로 외과수술하는 실제 장면을 시연을 보았다. 질문과 답변 시간도 있었다.

 

조별 본격적인 외과 수술 시간. 남여 각 1인으로 조직된 의사들은 수술 도구를 지참하고 대상나무로 향한다. 대상 나무는 끈을 묶어 표시되어 있다. 흰색끈(대상나무), 파랑색끈(표면처리), 빨간색끈(외과수술 처리). 어떤 일이 벌어질까? 마치 목공소에 온 느낌이다. "뚝딱뚝딱" 망치소리, "윙 윙 윙" 기계톱질 소리, "쓱쓱쓱' 긁어내는 소리 등이 주위 새소리와 어울린다. 작업을 하는데 남녀 구분이 없다. 한참을 지나니 나무의사들 대화  소리가 들린다. 1, 2단계가 끝나고 살균처리부터는 의논하며 선배 나무의사들의 조언을 들어가며 작업을 하고 있는 것. 

 

시계를 보니 12:30. 나무 한그루 외과 수술이 걸린 시간이 두 시간 정도 소요된 것이다. 그렇다면 수술 부위 규모에 따라 다르지만 조별로 2~3그루 수술하면 하루가 다 가는 것이다. 나무의사들 이마엔 땀이 송알송알 맺혀 있다. 연장과 도구, 약품 등을 함께 사용해야 했기에 부지런히 벚꽃 터널을 오고갔다. 혹시나 작업 도중 미심쩍은 것은 확실히 알고 해야하겠기에 선배들의 조언도 받았다. 임원진들은 조별 수술 상황을 살피며 이동 조력과 시범을 보였다.
 

벚나무 외과수술 마무리 작업을 하는 회원들

벚나무 외과수술 마무리 작업을 하는 회원들

나무의사 회원들이 2인 1조로 벚나무 외과 수술을 하고 있다.  

나무의사 회원들이 2인 1조로 벚나무 외과 수술을 하고 있다.  
 

점심식사 후 오후 1시반부터 오후 작업이 시작됐다. 작업 내용과 순서는 오전과 같다. 여기서 필자의 소감이다. 참가한 나무의사들은 힘든 작업임에도 불구하고 즐거운 표정이다. 대화 속에서 조크도 오고 간다.  대안으로 개선안을 제시하기도 한다. 재능기부 봉사자의 마음가짐을 알게 되었다. 공무원들은 음료나 냉커피를 공급하며 이들의 노고에 감사를 표한다. 필자는 오늘 아름다운 분들 26분을 만나고 있는 것이다. 수술대에 오른 16그루가 오늘 행사의 혜택을 받았다. 16:30 대단원의 작업은 끝났다. 

 

이날 행사에서 수원시공원녹지사업소는 외과수술 기자재, 실리콘, 코르크 가루, 우레탄 만들기 A, B재료, 수목상처보호제 락발심, 농약 살균제 톱신페스트, 보안경, 마대자루, 식수, 점심식사 등을 공급했다. 


 

황구지천 4번 벚나무 수술 전과 수술 후의 모습

황구지천 4번 벚나무 수술 전과 수술 후의 모습


조성칠 회장은 "오늘 작업은 위험한 공구를 사용했음에도 불구하고 회원들의 협조로 안전하게 끝마칠 수 있었다. 회원들은 나무의사로서 전문지식을 넓히면서 봉사체험의 소중한 기회가 되었다"며 "황구지천의 아름다운 벚꽃길이 잘 가꾸어져 수원시민들의 정서적 여유공간이 되었으면 한다. 우리 회원들의 수원특례시에 있는 나무에 대한 재능기부 활동은 계속 이어질 것이다"고 했다.

 

나무의사 경력 3년차인 김진우 회원(서울올림픽 공원 근무)은 "나무를 좋아하고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봉사활동에 동참하게 돼 의미가 깊다. 동료 회원들도 자신의 능력 계발에 좋은 경험이 되었다"며 "오늘 4번 나무에서 에폭시 만들기에 시행착오가 있었지만 선배 회원의 도움으로 성공적인 수술이 됐다. 4번 나무가 빨리 회복되어 건강하게 자라기 바란다"고 했다.

 

벚나무 외과 치료 중 약품 뿌리는 모습을 회원들이 애처롭게 바라보고 있다. 

벚나무 외과 치료 중 약품 뿌리는 모습을 회원들이 애처롭게 바라보고 있다. 

수원특례시 권선구에 위치한 황구나루터 산책길 벚꽃터널(2024년 필자 촬영)

수원특례시 권선구에 위치한 황구나루터 산책길 벚꽃터널(2024년 필자 촬영)


녹지경관과 담당 주무관은 "그간 재능기부로 진행한 가로수 건강검진은 진단에 그쳤지만 외과수술까지의 진행은 이번이 처음이다. 나무가 고령화되어 상처에 취약했는데 이번 시술로 나무가 건강해지고 수명도 길어져 내년에는 더욱 예쁜 꽃을 볼 수 있게 되었다"며 "(사)한국나무의사협의회 수원시지회 회원들 재능기부로 예산도 절감할 수 있었다. 가로수는 행정만으로는 건강할 수 없다. 수원특례시민들의 관심과 참여 그리고 변함없는 가로수  사랑을 당부드린다"고 했다.

 

행복한 나무의사 조성칠 회장. 그는 (사)한국나무의사협의회 수원시분회장이다. 

행복한 나무의사 조성칠 회장. 그는 (사)한국나무의사협의회 수원시분회장이다. 


공원녹지 전문가인 최재군 사업소장은 "도시공원 관리에 있어 시민 참여가 중요하다. 특히 행정과 시민 전문가 그룹의 거버넌스 구축은 사회적으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사)한국나무의사협회 수원시분회의 동참에 크게 감사드리며 수원특례시는 전문가 그룹과 함께 찾아가는 정원관리에 앞장 설 것이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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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구지천 벚나무, 외과수술, 생육 개선, 재능기부, 6시간, 도시 녹지경관, 이영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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