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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사, 하늘을 보고 때를 읽다
국립농업박물관 2025년 상반기 기획전 <앙부일구, 풍요를 담는 그릇> 개최
2025-06-17 09:57:08최종 업데이트 : 2025-06-17 09:57:06 작성자 : 시민기자   윤재열
시계가 없던 시절에 농사를 지었던 선조들의 지혜를 읽을 수 있다.

시계가 없던 시절에 농사를 지었던 선조들의 지혜를 읽을 수 있다.


 농사지을 때 시간이 중요하다. 때에 맞춰 모내기하고, 물을 대고, 계절에 맞춰 지켜봐야 한다. 밭작물도 마찬가지다. 봄 햇볕이 따뜻하다고 서둘렀다가 냉해를 입는 수가 있다. 작물에 따라 적절한 시기에 파종해야 한다. 물은 언제 주는 것이 좋은지, 수확은 언제가 적당한지 모두 때가 있다. 

  시계가 없던 시절에 선조들은 때를 어떻게 읽었을까. 답을 찾을 수 있는 전시회가 열린다. 국립농업박물관(관장 오경태)에서 열리는 2025년 상반기 기획전 <앙부일구, 풍요를 담는 그릇>이다. 6월 13일(금)부터 9월 14일(일)까지 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볼 수 있다. 하늘을 보며 때를 읽던 선조들의 지혜를 읽을 수 있다. 

  전시 구성은 3부인데, 모두 하늘과 관련이 있다. 1부는 '하늘을 바라보다'인데, 하늘을 올려다보며 풍년을 기원했다. 관련 유물로 '아득이 별자리 석판', '덕화리 1호분 천장 벽화', '천상열차분야지도'를 볼 수 있다. 이를 통해 오래전부터 선조들이 닿을 수 없는 하늘을 바라보며 관찰하고 기록을 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농사에 비는 생명수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기우제도 지냈다. 그때 사용한 깃발 '농기'가 인상적이다. 큰 깃발에 용과 검은 구름이 그려 있다. 비가 오기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이 엿보인다.

전시 개막 첫날에 다양한 행사가 있었다.

전시 개막 첫날에 다양한 행사가 있었다.


  2부 '하늘에 물어보다'는 발전된 과학 장비가 있다. 국립농업박물관 소장하고 있는 '앙부일구'는 물론 다양한 형태의 해시계 12점을 볼 수 있다. 특히 국립농업박물관 소장하고 있는 '앙부일구'는 2021년 독일 부퍼탈 시계박물관에서 우리나라로 돌아왔다. 귀중한 유산을 뒤늦게 찾았다는 안도감도 든다. 

  앙부일구는 솥뚜껑을 뒤집어 놓은 듯한 면에 태양이 비친 그림자를 통해 시간을 측정하는 기구다. 설명에 의하면 "절기선이 11개이고, 세 개의 용주가 반구형 몸체를 받치고 있는 해시계"라고 한다. "앙부일구를 설치할 때 사용하는 석제 받침대는 일구대"라고 한다. 설명과 함께 실물을 보면 이해가 쉽다. 

  미디어아트를 통해 앙부일구와 농사짓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대형 스크린 가운데에 가 앙부일구가 있고, 바탕에 시간 변화에 따라 농사를 짓는 모습이 연결된다. 당시 시간과 계절에 해당하는 농사 흐름을 생생하게 볼 수 있다. 

국립농업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앙부일구.

국립농업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앙부일구.


  3부 '하늘을 읽다'에서는 다양한 농사 유물과 서적을 소개한다. 조선 시대에도 오늘날 기상청과 천문연구원의 업무를 맡았던 관상감이 있었다. 《경국대전》과 《대전통편》을 통해 알 수 있는데, 천문, 지리, 역법 등의 업무를 담당했던 국가 기관이다. 요즘의 기상청과 한국천문연구원의 임무를 수행했던 곳이다. 농사를 체계적으로 기록한 《농사직설》, 《농가집성》도 있다. 어른들의 입으로 전해오는 지식으로 농사를 지었는데, 이제 기록을 통해 농사를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전시장에서 《천세력》도 관심이 간다. 1782년에 정조가 관상감에 명하여 ≪백중력≫을 토대로 하여 1777년을 기점으로 한 100년간의 역을 미리 계산하여 편찬하게 하였다. 매년 매 음력 월의 대소, 24절후의 입기일시, 매월 초1일, 11일, 21일의 간지가 한 면에 실려 있다. 미래까지 내다보려는 노력이 대단하다. 역을 담당한 관원들 업무가 쉽지 않았음을 짐작하게 한다. 

관람객이 '빈풍칠월도'를 자세히 보고 있다.

관람객이 '빈풍칠월도'를 자세히 보고 있다.


  농사와 농촌 풍경을 담은 회화작품 '빈풍칠월도', '진주성도', '경작도' 등을 만날 수 있다. 이 중에 '진주성도'는 진주성과 주변 경관을 그렸다. 읍성의 구조와 성 안팎의 공공 시설물, 주변의 지형과 지세를 자세히 묘사했다. 자세히 보면, 성 밖 들판 곳곳에서 농사일하는 백성들의 모습이 보인다. 풍년을 기원하며 힘듦을 잊고 일을 하고 있다. 

  이번 전시를 기획한 국립농업박물관 이윤희 학예연구사는 "전시는 3부로 했는데, 이에 맞게 전시장 구성도 했다. 1부에 붉은 새벽빛은 하루 시작을 상징하는 해가 떠오르는 시간대를 시각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2부 공간은 하늘색으로 연출했는데, 태양이 가장 높이 떠 있는 정오 무렵의 앙부일구가 가장 정확하게 기능하는 시간대를 의미한다. 그리고 3부는 자연의 생명이 느껴지는 녹색을 활용하여 공간을 연출했다. 이런 공간 구성 의미도 함께 보았으면 하는 바람이다."라고 말한다. 

전시장은 주제에 맞게 다양한 색으로 공간을 연출했다. 이런 의미도 함께 보는 재미가 있다.

전시장은 주제에 맞게 다양한 색으로 공간을 연출했다. 이런 의미도 함께 보는 재미가 있다.


  전시장에 가면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이 또 있다. 입구에 마련된 벽면 영상을 통해 하늘에 별들을 관찰할 수 있는데, 이때 관람객 모습도 영상에 뜬다. 인간과 자연이 서로를 비추고 있음을 경험해볼 수 있도록 구성했다고 한다. 마지막 관람을 끝내고 나올 때 태어난 날을 입력하면 가까운 절기를 확인할 수 있다. 이때 절기에 따른 농경의 모습이 담긴 그림이 나온다. 이 그림을 스마트폰에 간직하는 재미도 있다. 

2025 상반기 기획전 '앙부일구, 풍요를 담는 그릇' 
- 장소: 국립농업박물관(수원시 권선구 수인로 154) 기획전시실
- 기간: 6.13.∼9.14.
- 관람 시간: 10:00~18:00(입장 마감 17:00)
- 관람: 무료
- 문의: 031-324-9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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