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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혈 시민기자, 하늘의 별이 되다
하주성 시민기자 향년 73세로 별세
2021-02-02 13:37:17최종 업데이트 : 2021-02-02 13:47:00 작성자 : 시민기자   김효임
e수원뉴스 시민기자 조화 하주성 시민기자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e수원뉴스 시민기자 조화 하주성 시민기자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지난 28일 하주성 시민기자가 향년 73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하주성 시민기자는 2012년 8월부터 2020년 5월까지 2천 819건의 기사를 e수원뉴스에 써오던 열정 시민기자다.

원고료가 2만원이던 때, 지동 순대타운 관련 기사를 첫기사로 월평균 20~30건의 기사를 썼고 2013년 생태교통축제가 열리던 9월에는 한 달에 80개의 기사를 썼을 정도로 열정적이었다. 뿐만아니라 새내기 시민기자들을 위해 기사작성법을 직접 강의해 주기도 하고, 취재 노하우 스터디 반을 만들어 도움을 주기도 했다. 지난해 5월 현장에서 뇌출혈로 쓰러지기 전까지도 왕성한 활동을 했기에 같이 활동하던 시민기자로서 믿을 수 없고 참 안타깝다.  

필자와 2014년 수원시 서포터즈로 처음 활동하게 되면서 기자님을 처음 만날 수 있었다. 모든 기사 현장에 어김없이 나타나시는 분이었다. 평소 자리가 있을 때마다 e수원뉴스에 가입하는 방법부터 글을 쓰는 요령까지 가르쳐주며 기사를 써보라는 권유를 만날 때마다 했다. 그때는 기사는 전문기자나 쓰는 것으로 생각했던 터라 시민기자라는 말이 영 어색하고 서포터즈와 시민기자의 차이도 잘 구분하지 못하는 새내기였다.

언젠가 "왜 그렇게 기사를 많이 쓰세요?"라고 하 기자님께 물어본 적이 있다. "세상을 바꾸려고" 그의 대답은 간단명료하고 명쾌했다. 취재를 위해서는 현장에 가기 전에 미리 취재 대상에 공부를 해야한다며 어떤 행사인지 사전에 미리 파악하고 행사시작 전에 사진을 찍을 구도라든지 현장상황을 미리 살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행사홍보물도 꼼꼼하게 챙겨야 기사를 쓸 때 편리하다며 행사의 주체나 개요에 대해서도 미리 파악해 두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나하나 세심하게 가르쳐줬다. 

처음엔 세상을 바꾸려고 한다는 말이 잘 이해되지 않았지만 원고료 2만원을 받는 것이 쏠쏠한 재미였고 수원시에 대해 알아가는 것도 좋았다. 아이들과 함께 할 수 있는 도서관 프로그램, 계절마다 다채롭게 즐길 수 있는 축제, 인문과 교양을 쌓으면서도 많은 돈을 들이지 않고 할 수 있는 여행프로그램과 역사공부 등 수원시 구석구석 다양한 사람들과의 만남은 그야말로 흥미로운 일이 아닐 수 없었다. 

2014년 8월 무더운 여름날 새내기 시민기자에게 비친 하 기자님의 모습은 거인처럼 듬직한 모습으로 기억 속에 자리하고 있다. 롯데쇼핑몰이 수원역에 생기는 것을 두고 지역 전통시장 상인들의 반발이 만만치 않았던 때였다. 그 일을 두고 수원의 전통시장 상인들이 모여 시위를 했다. 수원역에서부터 9개 전통시장이 모인 수원남문까지 롯데쇼핑몰 반대 시위대를 따라 걸으며 현장의 생생한 모습을 카메라에 담고 기록하던 모습이 선명하다. 무더운 여름날 비지땀을 흘리며 시위대와 한마음으로 궁지에 몰린 시장상인들 편에 서던 기자님이었다. 뿐만아니라 수원시가 주최하는 행사가 있을 때마다 매번 행사장 인근에 있었고 한 번은 수원화성문화제 취재에서 관람객에 떠밀려 넘어지고 팔이 다쳐 피가 나기도 했다.

평소 호기심이 많았지만 소심했고 아이를 키우느라 상당 기간 동안 사회생활을 해보지 않은 소위 "아줌마"로 살다가 e수원뉴스 기자로 하주성 기자님을 만난 것은 정말 행운이었다. 시민기자로 활동하면서 세상에 조금씩 관심을 갖기 시작했고 관심이 생긴 만큼 나 자신에 대한 자신감이 생겼다. 수원시 시민으로 다시 태어난 것 같은 느낌에 이젠 고향은 아니어도 조금씩 알게 되면서 더 사랑할 수 있었다. 

가끔씩 그가 바꾸려고 한 것은 무엇이었을까 곱씹어본다. 세상을 온전히 바꿀 수는 없지만 한 개인이 시민으로서 세상을 바라보는 안목을 기르고, 기사를 쓰면서 자신만의 생각을 머릿속에 정립하는 과정을 통해 한 세상(개인)을 바꿀 수 있지 않을까란 생각이 들었다. 

생전 하주성기자의 모습 출처 e수원뉴스 <나는 열혈시민기자-하주성 기자 편>

생전 하주성기자의 모습 출처 e수원뉴스 <나는 열혈시민기자-하주성 기자 편>


"기자는 기사로 말하는 거다. 이번 기사는 네가 써봐라. 대신 내일 아침에도 기사가 올라와 있지 않으면 그땐 내가 쓴다" 후배를 배려하면서도 현장을 구석구석 누비는 모습은 70을 바라보는 노인이라고 믿기지 않을 정도의 열정이었다. 그밖에도 문화재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다양한 인맥, 자유로운 사고와 끊임없이 글을 쓰는 부지런함이 그에게 있었다. 지난해 뇌출혈로 쓰러질 때에도 그렇게 현장이었다. 

대전추모공원에 안치된 하주성기자의 유해

대전추모공원에 안치된 하주성기자의 유해

 
지난 30일 수원한독병원 장례식장 빈소에는 평소 시민기자로 활동하던 동료기자들이 모여 고인의 넋을 기리며 추모했고 염태영 수원시장도 조문행렬에 동참했다. 고인의 넋을 기리며 명예시민기자 감사패와 함께 하주성기자의 노고에 깊이 감사하는 마음을 전했다. 한동안 코로나 때문에 소식을 몰랐다며 그동안 무심했던 것을 안타까워했다. 한 동료기자는 한동안 하 기자님의 글을 인터넷에서 못 본지 한참을 지나 근황이 궁금했는데 이런 비보를 접하게 되어 속상하다고 했고 작년 5월 쓰러지시기 바로 직전 수원화성 행궁 앞에서 만났다며 믿기지 않는다고 안타까움을 전하기도 했다.

부디 좋은 곳에서 영면하시길 바라며 다시 한 번 10년 가까이 시민기자로 활동하면서 열정을 불태웠던 (고)하주성기자의 명복을 빈다.  
김효임님의 네임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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