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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결 고리
2008-03-23 13:09:45최종 업데이트 : 2008-03-23 13:09:45 작성자 : 시민기자   김재철

얼마 전 친구들 모임관계로 수원역에서 노량진까지 가게 되어, 전철 경로석에 앉아 보았습니다. 육십은 넘었지만 머리가 허연 관계로 시험삼아 앉아 본 것입니다. 그런데 누구하나 신경 써서 보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재미납니다. 머리가 허여니까 경로석에 앉아 있어도 별 관심이 없었던 거죠. 친구들에게 이야기 했죠. 야! 자리가 없어서 경로석 앉았더니 거 쳐다보는 사람도 없더라. 웃습니다. 

허연 머리카락을 염색을 안 하고 지내니까 일상생활에서 재미난 일을 많이 겪습니다. 물론 염색을 할 때보다 안 하면 무지 편하지요. 돈도 절약되고. 하기야 아낀 돈으로 술값이 더 많이 들어가지만. 
허연 머리카락은 자연산 아닙니까. 요즈음은 웰빙이다 어쩌고저쩌고 하는데, 자연산이 더 좋다 문서~요. 그런데 나이 들어 허연 머리카락을 들이대는 사람을 주위에서 이상하게 봅디다. 글쎄 뭐가 이상한 것인지는 아직 모르겠지만. 

어제는 팔달문에 가기 위해 버스를 탔습니다. 한낮에 탔지요. 왜냐하면 머리 허연 사람이 러시아워에 버스를 타면 민망하지 않습니까. 
돌아가신 저희 어머님은 항상 말씀하셨습니다. 나이 들어 승객 많을 시간에 버스 타지 마라. 피곤한 어린 학생들 자리 빼앗기 십상이다.  

제가 버스 맨 앞자리에 앉았습니다. 그런데 몸이 약간은 뚱한 연세 드신 분이 버스에 오르는 것입니다. 
와 어찌합니까. 아무리 뒷좌석에 자리가 남아 있어도. 앞자리에 앉아 있던 죄(?)로 머리 허연 제가 용감하게 일어났습니다. 
그 분은 조심스럽게 앉더군요. 이상하게 승객들의 시선을 받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런데 잠시 후 출구에 앉아 있던 한 남학생이 저에게 자리를 양보하더군요. 미안한 마음에 제가 그 자리에 앉았습니다. 하기야 저는 이 나이에 아직까지 자리 양보 받은 적이 없습니다. 

자 어떻습니까. 재미나지 않습니까. 
세대를 넘나들면서, 연세 드신 분과 어린 학생 그리고 나, 그 연결고리는 바로 버스좌석입니다. 그 연결고리를 지나치지 않고 이어가는 것이 세상사 묘미입니다. 
버스좌석이 아니더라도 우리는 여섯 다리만 지나면 모두 아는 사이가 됩니다. 이 법칙은 1998년 네이처(nature)지에 실린 '작은 세상 네트워크'(small world network) 시뮬레이션에서 확인됩니다. 
결국 위 아더 월드 (We are the world) 이지요. 그렇습니다. 조그마한 땅덩어리, 우리들의 연결고리를 지나치지 맙시다. 백두여신(白頭如新)이 될까 걱정입니다.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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