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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대왕 탄신 273돌, 화령전에서 전통의 예(禮)로 다시 빛나다
“정조의 예와 덕, 그리고 시민의 마음이 하나로”
2025-11-03 14:12:53최종 업데이트 : 2025-11-03 14:12:51 작성자 : 시민기자   안숙

화령전 제273돌에 참석한 제 참례자와 시민들이 정조의 어진이 모셔진 전각 앞에서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화령전 제273돌에 참석한 제 참례자와 시민들이 정조의 어진이 모셔진 전각 앞에서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11월 1일 오후 2시, 수원화성 화령전(華寧殿) 마당에 맑은 가을 햇살이 내리쬐었다. 조선의 성군 정조대왕 탄신 273돌을 기념하는 '탄신다례(誕辰茶禮)'가 봉행된 이날, 엄숙하면서도 따뜻한 전통의례의 품격이 시민의 일상 속으로 스며들었다.


 정조의 어진이 모셔진 전각

정조의 어진이 모셔진 전각

전통과 품격, 224년의 시간 위에 다시 서다

이번 행사는 (사)수원화성예다교육원(원장 강성금) 주관으로 경기도·경기문화재단·수원문화재단이 후원했다. 조선시대 왕의 어진(御眞)을 모신 화령전에서 열린 이날 다례는, 정조의 효심과 예법 정신을 오늘의 시민 품격으로 잇는 의미 깊은 자리였다.
 

초헌관 김영진 국회의원이 첫 잔을 올리는 장면

초헌관 김영진 국회의원이 첫 잔을 올리는 장면
 

헌관들의 예(禮), 전통의 흐름으로 이어지다

차향이 은은히 번지는 가운데, 각계 인사들이 헌관으로 참여해 정조대왕의 영전에 차를 올렸다. 김영진 국회의원(수원병)이 초헌관으로 첫 잔을 올리며 예를 다한 인사를 올렸고, 뒤이어 오영균 수원문화재단 대표이사가 아헌관으로 나서 정성 어린 다례를 이어갔다. 세 번째 잔은 김동훈 전 화성연구회 이사장이 종헌관으로 봉행했다.

 

정중히 축문을 낭독한 김운기 수원문인협회 회장은 독축관으로서 의식을 이끌며 장엄한 분위기를 만들었다. 이어 오현규 수원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 회장, 최주운 (주)영남상사 대표이사, 이병학 대한노인회 수원시 팔달구지회장 등이 헌다관으로 함께했다.

 

또한 성균관 여성유도회 명예회장 정승근, 이문자 성균관대 유학대학원 교수, 김옥경 예절차문화연구소장, 최영숙 연구위원 등이 예절과 헌다 절차를 맡아 품격 있는 의식을 완성했다. 한 사람 한 사람의 움직임 속에 '예의 도시 수원'의 정신이 스며 있었다.
 

김운기 수원문인협회 회장은 축문을 낭독하고 독축관으로서 장엄한 분위기를 만들었다.

김운기 수원문인협회 회장은 축문을 낭독하고 독축관으로서 장엄한 분위기를 만들었다.


"단군기원 사천삼백오십팔년 세차 을사년 시월 갑진사일…" 
화령전 안에는 잠시 적막이 흐르고, 김운기 회장의 낭랑한 축문이 울려 퍼졌다. "정조경천명 정조기왕께서는 1752년 9월 22일 초시에 탄생하셨습니다. 하늘이 내린 슬기와 덕으로 나라를 다스리시며 백성을 사랑하셨습니다. 부디 흥향하시어 수원의 발전을 축복해 주소서. 흥가정성으로 고하나이다."

 

참석자들은 "해! 흥! 해! 흥!"의 구령에 맞춰 일제히 절을 올렸고, 순간 화령전 마당은 수백 년의 시간과 현재가 맞닿은 듯한 장엄함에 잠겼다.


 

초헌관인 김영진 국회의원이 인사말을 전하고 있다.

초헌관인 김영진 국회의원이 인사말을 전하고 있다.


김영진 국회의원은 정조대왕을 "백성을 사랑하고 실학과 개혁을 실천한 르네상스 군주"라며 오늘의 다례가 "정조의 애민정신을 시민의 삶 속에 되살리는 일"이라고 전했다. 오영균 수원문화재단 대표이사는 "화령전은 정조의 정신이 깃든 상징적 공간"이라며 "전통문화가 시민의 일상 속에서 살아 숨 쉬도록 꾸준히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김준혁 국회의원(영통구)은 행사 시작 전 현장을 찾아 정조의 철학이 시민정신으로 이어지길 바란다는 뜻을 전했고, 이재준 수원특례시장은 "정조대왕이 꿈꾸었던 정의롭고 따뜻한 세상이 이번 행사를 통해 다시 빛나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번 다례에는 시민과 외국인도 함께했다.

이번 다례에는 시민과 외국인도 함께했다
 

시민과 외국인이 함께한 '예의 도시'

이번 다례에는 시민과 외국인도 함께했다. 수원 호매실동에 사는 어르신은 "정조대왕의 효심과 백성을 위한 마음이 지금의 수원 정신으로 이어지는 것 같아요. 해마다 이런 행사를 통해 우리 전통을 다시 배우고 느낄 수 있어 좋습니다."라고 말했다.

 

수원에 거주 중인 트뤼케이(튀르키예) 출신은 "이런 전통의상도 입어보고 전통의식을 직접 ㅗ니 신기하고 흥미롭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조선의 왕이 백성을 얼마나 사랑했는지 느껴졌어요. 수원 사람들의 자부심이 정말 인상 깊습니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행례 후 이곳에서 제 참례자 음복하며 덕담을 나눔

행례 후 이곳에서 제 참례자 음복하며 덕담을 나눔
 

의식이 끝난 뒤, 화령전 뒤편 어묵댁에서는 차담을 나누며 오늘의 의미를 되새기는 자리가 이어졌다. 차향이 번지던 그 자리에는, 예를 잇는 사람들의 따뜻한 공감이 흘렀다. 행사를 마친 시민들은 "이런 다례가 단순한 전통 재현이 아니라 우리의 정체성과 품격을 세우는 시간이었다"고 입을 모았다. 화령전 마당에는 은은한 차향이 남고, 정조의 예(禮)와 덕(德), 그리고 시민의 마음이 하나로 이어졌다.
 

문인협회 회원들과 사진촬영 후 차담시간 가져...

문인협회 회원들과 사진촬영 후 차담시간 가져


문인협회 회원들과 커피숍에서 만난 김운기 회장은 "오늘 처음 독축관으로 참여했는데, 제례복을 입은채 향문을 들고 계단을 오르내리는 게 생각보다 쉽지 않았어요. 그래도 그 순간만큼은 정조대왕께 진심으로 마음을 다해 예를 올린다는 생각뿐이었습니다."

 

그는 이어 "예(禮)는 결국 몸으로 배우는 문학이자 정신"이라며 "이런 행사가 단순한 재현을 넘어 시민이 정조의 정신을 체험하는 문화가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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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대왕, #탄신273돌, #화령전, #전통의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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