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원예총 팔달문화센터 예당마루가 시조의 향기로 물들었다.
지난 11월 1일 오전 10시 30분, 수원예총 팔달문화센터 예당마루가 시조의 향기로 물들었다. 경기시조시인협회(회장 이남식)는 이날 '경기시조문학상 시상식 및 제37호 사화집 출판기념회'와 '제3회 운암시조문학상 시상식'을 성대히 개최했다. 깊어가는 가을, 경기 시조의 전통과 현대가 만나는 뜻깊은 자리였다.

이날 행사는 이남식 회장의 개회사로 시작되었다.

이날 행사는 이남식 회장의 개회사로 시작되었다.
김진대 사무국장의 사회로 국민의례와 작고 문인에 대한 묵념으로 문을 연 이날 행사는 이남식 회장의 개회사로 시작되었다. 이 회장은 "오늘 우리는 시의 향기로 가득한 이 자리에 마음 깊은 설렘으로 함께 모였습니다. 한 해 동안 묵묵히 시조의 길을 걸으며 진실한 눈으로 세상을 밝혀준 우리 회원 여러분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라며 "오늘 수상의 영예를 안으신 시인 여러분께 진심어린 축하의 말씀을 드립니다. 여러분의 작품 한 편 한 편이 바로 시조의 진취적이며 한국 시조문학의 내일을 밝히는 등불이라고 생각합니다."라고 말했다.

유전 고문 격려사를 전하고 있다.
유전 고문의 격려사에서는 "저는 한학을 5년 동안 공부해 사서삼경을 거의 띠었습니다. 한시를 하다가 대학원에서 선생님을 만나 자유시를 쓰게 되었고, 1958년부터 시조를 시작했습니다. 이후 1960년에 시조문학에 등단하여, 1986년 12월 23일 경인시조 회장으로 출발한 지도 어느덧 40년이 되었습니다."라며 시조에 대한 오랜 애정과 역사적 의미를 전했다.

'생황과 피리의 만남'이라는 특별 축하공연이 열렸다.
이어 '생황과 피리의 만남'이라는 특별 축하공연이 열렸다. 연주자는 "오늘은 다른 반주 없이 피리 독주와 유일하게 화음을 낼 수 있는 생황으로 연주합니다. 두 악기의 조화로운 울림에 귀 기울여 주시면 좋겠습니다."라며 전통음악의 생생한 울림을 선사해 큰 박수를 받았다.
축하공연이 끝나고 본격적인 경기시조문학상 시상이 진행됐다. 대상은 최한결 시조시인, 작품상은 김동석 시조시인, 신인상은 목경화·오정환 시조시인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이남식 회장은 상패를 직접 수여하며 "짧은 시조 안에 긴 사유를 담는 것은 곧 인간의 정신을 정제하는 과정입니다."라며 수상자들에게 축하를 전했다.

대상을 수상한 최한결 시조시인이 가족과 함께 사진촬영을 했다.
대상 심사평은 서순석 심사위원을 대신해 김진대 사무국장이 대독했다. "최한결 시조시인의 작품은 제재와 사상의 긴장 속에서 언어를 치밀하게 제압하며 종장에 이르러 시적 에너지를 폭발시키는 힘을 보여준다"며 "유쾌한 긴장감 속에서 시조의 완성미를 구현했다"고 평했다. 작품상 심사평을 전한 임종삼 선생은 "김동석 시인은 언제나 꿈을 잃지 않는 흰머리 소년입니다. 효제충신의 정신을 소중히 여기며 향토적 감성을 잃지 않는 시인으로, 그의 시조는 고향의 냄새가 물씬 묻어납니다."라고 전했다.
최한결 시조시인은 "시조 등단한 지 벌써 30년이 되었습니다. 문학적인 동지들과 함께 이 자리에 선 것이 정말 영광입니다. 이 상을 계기로 경기시조시인협회와 시조문학 발전을 위해 더 열심히 공부하고, 더 열심히 쓰며 정진하겠습니다."라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작품상을 수상한 김동석 시조시인이 수상소감을 전하고 있다.
김동석 시조시인은 "저는 우리 시조를 사랑하는 한 사람으로서 정격 시조를 좋아합니다. 시조를 사랑하는 마음과 작품으로서의 시조는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생활 시조와 자연 시조를 통해 우리말의 아름다움을 살리고 싶습니다. AI 시대에도 시조는 직접 보고 느끼며 써야 한다는 신념으로 산과 바다, 식물 속에서 소재를 찾고 있습니다."라며 시조의 본질에 대한 철학을 나누었다.

신인상을 수상한 오정환(오른쪽) 시조시인과 목경화 시조시인 사위
특히 신인상 수상자 오정환 시조시인은 직접 낭송자로 나서 자신의 작품을 발표했다. 또렷한 발성과 리듬감 있는 운율이 시조가 가진 정형의 아름다움과 감정의 깊이를 동시에 느끼게 했다. 그의 낭송이 끝나자 객석에서는 뜨거운 박수가 쏟아졌다.

이경렬 시조시인 제3회 운암시조문학상을 수상했다.
이어서 열린 제3회 운암시조문학상 시상식에서는 이경렬 시조시인이 수상자로 선정되었다. 밝덩굴(서순섭) 한글학회장은 "이경렬 시조시인은 전통과 현대의 경계를 넘나들며 삶의 온도와 언어의 결을 정제된 시어로 표현하는 작가입니다. 그의 시조는 단정하면서도 생명력 있는 리듬으로 독자의 마음에 깊은 울림을 남깁니다."라고 평했다.
이경렬 시조시인은 "저는 운암 선생님의 제자이기도 하고, 같이 시조를 쓰는 동료이기도 한데, 그것이 참으로 영광스럽습니다."라며 겸손한 소감을 전했다. 이어 자신의 작품 「산행관(山行觀)」을 직접 낭송하며 "가파른 산행길을 오르다 돌아보니 / 물같이 흘러가는 나 홀로 꿈꾸었던 길…"이라는 구절로 청중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세월의 깊은 결을 담은 낭송은 청중의 눈시울을 적시며 이날의 정점을 장식했다.

원창희 시조시인이 대상 작품을 낭송하고 있다.
시상식 후에는 수상자들의 작품 낭송이 이어졌다. 대상 수상작품은 원창희 시조시인이, 작품상 수상작품은 김경은 시조시인이, 신인상 수상작품은 수상자인 오정환 시조시인이 직접 낭송했다.
마지막으로 운암시조문학상 수상자인 이경렬 시조시인이 다시 무대에 올라 직접 낭송을 해 큰 박수를 받았다. 무대 위에는 시조의 정형미와 인간미가 함께 흐르고 있었다.

이남식 회장(맨 왼쪽)이 폐회사를 통해 인사말을 전했다.
이남식 회장은 폐회사를 통해 "바쁜 일정 속에서도 참석해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특히 멀리 청주에서 와주신 조홍원 선생님께 깊이 감사드리며, 이 자리를 빛내주신 모든 시조인들께 큰 박수를 보냅니다."라고 인사했다. 이어 "작년에 신인상 수상자 두 분이 입회하면서 회원이 늘었고, 올해는 전연아 시인을 비롯해 다섯 분이 새로 협회의 가족이 되셨습니다. 제37호 사화집 발간과 문학회, 각종 행사들이 원만히 진행된 것은 회원 한 분 한 분의 헌신 덕분입니다."라며 협회의 성장과 화합의 의미를 강조했다.
경기시조시인협회는 "시조의 본향 경기에서 문학의 향상 발전과 작가의 권익을 옹호하며, 민족문학의 발전에 기여한다"는 목적 아래 사화집 발간, 문학기행, 시화전, 시조교실 운영 등 다양한 문화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또한 시조가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는 그날까지 창작인의 저변 확대와 시조 보급에 앞장서는 것을 사명으로 삼고 있다.

행사장 전경
이번에 발간된 제37호 경기시조 사화집은 회원들의 1년간의 창작활동을 집대성한 결과물로, 전통의 정형미 속에서도 시대적 감각을 잃지 않은 작품들이 다수 수록되어 있다. 이는 경기시조시인협회가 시조문학의 저변 확대와 민족문학의 계승에 얼마나 헌신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귀중한 증거이기도 하다.
짧은 시 속에 담긴 긴 사유, 그것이 시조의 힘이며 오늘의 경기시조시인협회가 걸어가는 길이다. 시조의 본향 경기에서 울린 이 가을의 시음(詩音)은 오래도록 한국 문학의 향기로 남을 것이다.